[style this week]남자도 양산을 써야하는 이유, '이것' 때문
유지연 2018. 7. 22. 00:01
최근 이어지는 폭염으로 양산을 쓰고 싶다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남성용 양산에 대해 “산책할 때 양산을 써 봤는데 신세계였다” “오늘부터 양산 열사가 되기로 했다” “남자 양산은 이상한 게 아니라 현명한 것” “너무 화려한 양산 말고 단순한 디자인의 양산이 나왔으면 좋겠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리보다 폭염의 기세가 맹렬한 일본에서 시작된 ‘남자 양산 쓰기 운동’도 덩달아 주목받고 있다. NHK는 올여름에도 일본 사이타마현의 현청 직원들이 ‘양산 쓴 남자 확대 운동대’ 활동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남성 공무원들이 자진해서 양산을 쓰고 출퇴근하면서 다른 남성들도 남 눈치 보지 않고 양산을 쓰도록 유도하는 운동이다. 일본에선 이미 2013년부터 양산 쓰는 남자가 등장했다. 같은 해 ‘양산남자(洋傘男子 히가시단시)’라는 단어가 한 출판사가 선정하는 유행어 대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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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 양산 예찬론의 배경에는 생각보다 큰 ‘양산 쓰기’ 효과가 있다. 양산을 썼을 때와 쓰지 않았을 때의 체감온도 차이는 무려 섭씨 8도에 이른다. 모자를 쓰는 것보다 3배 이상의 햇볕 차단 효과가 있다. 게다가 자외선은 탈모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요즘처럼 햇볕이 뜨겁게 내리쬐는 거리를 10분만 걸어도 정수리 부분이 가장 먼저 뜨거워진다. 탈모를 고민하는 남성들이야말로 꼭 양산을 써야 하는 이유다.
지난 7월 15일 질병관리본부는 “7월 8~14일 온열 질환자가 180여명 발생, 직전 주 대비 3.5배 급증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특히 남성 고령자일수록 온열 질환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환자 가운데 남성이 324명(80.1%), 40세 이상은 294명(73%)으로 집계됐다. 야외 활동을 하는 남성들이 많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지만, 모자·선글라스·양산 등을 이용해 햇볕을 가리는데 적극적인 여성에 비해 남성의 대응이 안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롯데백화점은 “7월 14일~18일 5일간 양산 매출이 44.7% 신장했다”고 밝혔다. 롯데백화점 잡화 여성 부문 김시환 팀장은 “폭염으로 선글라스·모자보다 몸 전체를 가려주는 양산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며 “이전에는 주로 40대 이상 여성 고객이 양산을 찾았지만 최근에는 2030 젊은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다”고 했다.
재미있는 것은 양산보다는 양우산의 자외선 차단율이 더 높다는 점이다. 전기용품및생활용품안전관리법(전안법)은 우산·양산 겸용 제품은 자외선 차단율 90% 이상, 양산은 85%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양산을 구매할 때는 흰색보다 검은색을 구매하는 것이 더 효과가 좋다. 바로 지열 때문이다. 여름 한낮에는 내리쬐는 태양볕도 문제지만 지면에서 올라오는 열기도 만만치 않다. 흰색 양산은 지열을 반사해 양산을 쓴 사람에게 전달하는 반면, 검은색 양산은 지열을 흡수해 우산 밑 온도를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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