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관의 무한변신] ① 숲속 영화관, '씨네앤포레'를 가다

김경은 기자 2018. 7. 17. 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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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이 영화를 ‘보는 곳’에서 ‘즐기는 곳’으로 변하고 있다. 관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3D‧4D, IMAX 등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상영관은 물론 다양한 콘셉트를 갖춘 특별관도 늘었다. 머니S가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는 영화관의 모습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CGV '씨네앤포레'(CINE&FORET)는 지난 6일 CGV 강변점에 문을 열었다. 사진은 씨네앤포레 상영관 전경. /사진=CGV 제공


문이 열리자 숲이 펼쳐진다. 사방이 초록 풀로 뒤덮여 있고 하늘에는 별이 빛난다. 귓가에는 물 흐르는 소리와 새 지저귀는 소리가 맴돈다. 영화관에서 만난 생경한 풍경이다. 회색도시 서울에 자연을 쏙 빼닮은 영화관이 등장했다. 지난 6일 CGV 강변점에 문을 연 ‘씨네앤포레(CINE&FORET)’ 이야기다. 

지난 13일 방문한 씨네앤포레 상영관에선 연신 셔터소리가 들렸다. 관객들은 상영관으로 향하는 복도에서부터 스마트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었다. CGV 강변에는 씨네앤포레로 향하는 전용 입장로가 있다. 티켓 확인을 마치고 문을 열면 완전히 새로운 공간이 펼쳐진다. 푸릇푸릇한 식물과 감성적인 네온사인, 피크닉 소품 등이 관객을 반긴다.
CGV 강변점에는 씨네앤포레 전용 입장로가 마련돼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씨네앤포레는 도심 속 자연 콘셉트로 만들어졌다. 숲 속을 재현한 상영관답게 벽면은 순록이끼로, 바닥은 실내잔디로 채웠다. 천장은 광섬유 조명을 사용해 별이 수놓아진 밤하늘을 연상케 했다. 또 산소발생기를 통해 실제 숲의 산소 농도 수준을 유지했고 아로마향을 공급해 쾌적한 환경을 만들었다.

관건은 좌석이다. 씨네앤포레 좌석은 매트(8석), 빈백(36석), 카바나(4석) 등 소파와 침대 형태로 구성됐다. 좌석의 특성을 고려해 청결 문제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상영관 청소 및 재정비 시간을 일반 상영관에 비해 10분 더 길게 뒀다. 매일 영업 종료 후에는 건‧습식 청소를 하며 전문업체를 통해 월 1회 방역관리, 연 4회 특수세척을 진행한다.

씨네앤포레 상영관 입구. 초록 식물과 네온사인, 피크닉 소품들로 꾸며져 있다. /사진=김경은 기자

이 같은 콘셉트는 관객을 사로잡았다. 오픈 이후 씨네앤포레 좌석 점유율은 83%를 기록하고 있다. CGV 연간 평균 좌석 점유율이 30% 내외인 것과 비교하면 고무적인 성과다.

SNS에서도 유명세를 탔다. 상영관을 연지 일주일 만에 인스타그램에는 씨네앤포레 해시태그와 인증샷이 도배됐다. 영화관이 소위 ‘핫플레이스’로 등극한 셈이다.

이날 씨네앤포레를 방문한 관객들도 핫플레이스를 체험하러 온 듯했다. 영화관 방문 자체에 의의를 뒀을 정도다. 대학생 반혜윤씨(25)는 “콘셉트가 있는 영화관이어서 방문했다”며 “가격이 비싸 고민했지만 한번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씨네앤포레 카바나석. 카바나석 가격은 1인 기준 평일 2만원, 주말 2만3000원이다. /사진=김경은 기자

씨네앤포레 이용료는 일반 상영관에 비해 비싼 편이다. 매트석과 빈백석이 평일 1만6000원, 주말 1만8000원이며 2인석인 카바나석은 1인 기준 평일 2만원, 주말 2만3000원이다. 일반 상영관과 비교해 9000~1만4000원의 차이가 난다. 하지만 관객들은 지불 의사가 충분하다고 입을 모은다.

직장인 김지은씨(31)는 “상영관이 좋아서 가격이 비싸다고 느끼지 않았다”며 “다음에 다시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카바나석에 앉은 유수광씨(29)는 “평소 편한 좌석을 선호해서 CGV 특별관 ‘골드클래스’를 이용해왔다”며 “이곳은 좌석도 편안하고 콘셉트도 있어 자주 찾을 생각”이라고 전했다.

관객들은 씨네앤포레를 단순 영화관이 아닌 일종의 체험공간으로 여겼다. 씨네앤포레에서만 얻을 수 있는 경험 자체를 중시했고 이를 위해 비싼 이용료도 기꺼이 지불했다. 영화를 ‘관람’하는 수준을 넘어 영화관을 ‘경험’하는 셈이다.

씨네앤포레는 영화 상영 시작 20분 전에 입장해 힐링을 누릴 수 있는 피크닉 타임을 제공한다. /사진=김경은 기자

영화관은 더 이상 영화 관람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다. 멀티플렉스 극장들은 영화관에서의 경험을 확대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영화를 비롯해 음악, 공연, 게임, 스포츠, 만화 등 다양한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컬처플렉스’로 탈바꿈하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는 관객 수 감소와 무관치 않다. 연간 극장 관객수는 2013년 2억명을 넘어선 이래 5년간 정체상태다.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서비스(OTT), 주문형 비디오(VOD) 등의 활성화로 관객이 극장을 찾는 유인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씨네앤포레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의 반영이다. CGV는 영화산업이 침체되는 상황에서 생존전략으로 씨네앤포레와 같은 특별관을 내놓았다. CGV는 지난해 사원들을 대상으로 제1회 신사업 아이디어 공모전을 열었고, 여기서 선정된 아이템이 씨네앤포레다. 단순히 영화를 보는 곳이라는 관념을 넘어서고자 했다는 게 CGV 측의 설명이다.

CGV 관계자는 “새로운 경험을 중시하는 고객의 다변화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씨네앤포레’를 기획했다”며 “더 나은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새로운 문화와의 접목 노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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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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