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신수, 텍사스 먹튀에서 구단 새 역사 주인공 대반전

추신수가 4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나가며 텍사스 구단 역사를 새롭게 썼다.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추신수(36·텍사스 레인저스)가 구단 단일시즌 최다 연속 경기 출루에 성공했다.

추신수는 9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파크에서 열린 2018 메이저리그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4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갔다.

선발 1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추신수는 1회초 2루수 땅볼을 시작으로 7회 병살타까지 4번의 타석에서 출루를 기록하지 못했지만 마지막 기회를 극적으로 움켜잡았다. 9회 2사 1루에서 디트로이트 우완 빅터 알칸타라의 2구째 시속 86.8마일 체인지업을 받아쳐 내야안타를 기록한 것.

상대 3루수 에이어 칸델라리오가 타구를 잡아냈지만 첫 바운드가 크게 튄 뒤 느리게 굴러갔고, 추신수 역시 전력질주로 1루 베이스에 도달하면서 결국 귀중한 내야안타를 얻어냈다.

극적인 내야안타를 통해 추신수는 지난 5월14일 휴스턴 애스트로스전부터 시작된 출루 행진을 47경기까지 늘리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47경기 연속 출루는 텍사스 구단 단일시즌 최다 신기록이었기 때문에 그 의미가 더욱 빛났다. 종전 훌리오 프랑코가 1993년 46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뒤 무려 25년 만에 새 역사가 쓰여지는 순간이었다.

한 때 추신수는 텍사스를 대표하는 ‘먹튀’ 선수 중 하나였다. 2013시즌이 종료된 뒤 7년 1억3000만 달러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에 텍사스와 계약했지만 몸값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텍사스 유니폼을 입기 전까지 3시즌이나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3번의 3할 타율, 두 차례의 4할 출루율을 기록하는 등 다재다능함을 뽐냈다.

그러나 2014년부터 2017시즌까지는 홈런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록이 하향세를 나타냈다. 특히 2016년에는 부상으로 48경기 출전에 그친 가운데 타율 2할4푼2리 7홈런 17타점에 머물렀다.

이에 추신수는 리그에서 연봉 값을 하지 못하는 대표적인 선수로 낙인 찍혔고, 텍사스 언론 및 팬들까지도 추신수에게 혹평을 쏟아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스포츠매체 ESPN이 구단별 최악의 계약을 선정한 가운데 텍사스에서는 추신수의 이름이 거론됐다.

비싼 연봉으로 인해 트레이드마저 쉽지 않은 골칫거리로 전락하는 듯 했지만 추신수는 보란 듯 올시즌 부활에 성공했다.

물론 올해도 4월까지 타율 2할대 초반에 머물렀고, 5월 중순까지도 별다른 반등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마음고생을 했던 것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추신수는 폭발적인 활약을 통해 이를 단숨에 만회하기보다 한 걸음씩 차분히 걷는 쪽을 택했고, 47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이어가는 꾸준함으로 구단의 새 역사를 다시 썼다.

어느덧 시즌 성적도 86경기 타율 2할9푼3리 17홈런 42타점 52득점 출루율 3할9푼9리 장타율 5할4리까지 끌어올렸다. 최전성기의 모습과 비교해도 결코 부족함이 없으며 커리어 하이가 기대되는 항목들도 다수 있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전에 대한 기대감도 부풀린 상황. 올시즌만큼은 텍사스의 ‘먹튀’가 아닌 자랑스러운 존재로 우뚝 선 추신수다.

한편 구단의 역사를 갈아치운 추신수지만 아직도 도전할 수 있는 기록들이 더 있다. 향후 한 경기 더 출루 행진을 이어갈 경우 조이 보토와 알버트 푸홀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역 최다 연속 경기 출루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또한 단일시즌이 아닌 두 시즌에 걸쳐 세운 기록까지 모두 포함할 경우 윌 클락의 58경기 연속 출루(1995~1996시즌)가 텍사스 구단 역대 최다 기록으로 남아있다. 추신수가 과연 이 고지마저 정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yuksamo@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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