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엄마가.." 日 폭우로 주택붕괴, 생매장, 폭발 잇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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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4시 아직 해가 밝기도 전인 새벽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한 남성(67)의 집 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마츠야마시에서는 7일 오전 1시쯤 산사태로 주택 1채가 무너지면서 이 집에 살던 30대 여성과 두 아이가 실종됐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피해자 구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의 확대 방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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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4시 아직 해가 밝기도 전인 새벽 일본 히로시마에 사는 한 남성(67)의 집 문을 누군가 두드렸다. 간절한 목소리가 들렸다.
“누가 있나요?”
문을 열자 옆집에 사는 여성이 진흙투성이에다 빗물에 젖은 모습으로 서 있었다.
“엄마가… 엄마가…”
밤새 퍼붓는 비에 주택가 뒷산이 무너지면서 거대한 바위가 민가를 덮쳤다. 70대 여성과 30대의 딸 둘이 살고 있던 이웃집도 말 그대로 산더미 같은 진흙탕에 묻혀버렸다. 이웃 여성은 엄마와 함께 1층에서 자다가 토사에 휩쓸려갈 뻔했다.
아사히신문은 8일 히로시마 우메가와 단지 60채 가옥 중 20여개 동이 전날 비와 산사태로 완전히 무너져버렸다며 주민들의 상황을 보도했다. 이 지역에서는 산에서 무너져 내린 토사와 바위가 주택가와 도로를 덮치면서 접근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3명이 행방불명이다.
또 인근에서는 어린이 3명을 차에 태우고 긴급탈출하던 어머니는 차가 떠내려가면서 아이를 잃어버렸다. 마츠야마시에서는 7일 오전 1시쯤 산사태로 주택 1채가 무너지면서 이 집에 살던 30대 여성과 두 아이가 실종됐다. 70여명의 소방관과 중장비가 출동했지만 좁은 골목에 토사가 뒤얽혀 접근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웃에 사는 여성(76)는 행방불명이 된 초등생 자매를 걱정하며 “둘 다 집 앞을 지날 때 큰 소리로 인사하는 귀여운 아이들이었는데 빨리 발견되었으면 좋겠다”고 안타까워했다.
일본에서는 태풍과 장마전선이 겹치면서 지난 3일부터 서남부 지역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히로시마현에 피해가 집중됐고 에히메현 오카야마현 등에서도 다수의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강이 범람하고 도로가 끊어지고 산사태로 인가가 무너지는가하면 화재도 잇따르고 있다.
NHK는 8일 오전까지 52명이 사망하고 46명이 실종됐으며 6명이 크게 다쳤다고 보도했다. 긴급대피를 지시한 주민의 숫자만 863만명에 이른다.
일본 기상청은 8일 오전에도 고치현과 에히메현에 호우특별경보를 발령하고 기후현에도 특별경보 상태를 유지했다. 가고시마현은 8일 오전에도 1시간에 100밀리의 폭우가 내려 1950년 이후 68년만의 폭우를 기록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7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사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며 “피해자 구명 구조에 최선을 다하고 피해의 확대 방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방위성은 산사태와 홍수로 고립된 주민들을 구조하기 위해 자위대원 1100명을 피해지역에 파견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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