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눈야구되는 반슬라이크, 두산 100승 가능?

조회수 2018. 7. 6. 13:05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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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두산 새 외국인 타자 스캇 반 슬라이크

지난해 한국시리즈 3연패 문턱에서 무너진 두산은 수비 활용도가 높은 외국인 야수의 필요성과 FA 민병헌의 이적으로 공석이 된 외야 한 자리를 메우기 위해 지미 파레디스를 영입했다.

하지만 1군에서 단 21경기 71타석에 선 그는 타율 0.138 OPS .443 4볼넷 17삼진 WAR(대체선수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0이라는 참담한 성적만 남긴 채 6월 1일 웨이버 공시되고 말았다.

(관련 칼럼: '11삼진 2볼넷' 파레디스, 예견된 실패? )

그리고 약 한 달 뒤, 두산 구단은 새로운 외국인 야수 영입을 알렸다.

두산의 새 외인타자 반 슬라이크(출처: KBO 야매카툰) ⓒ 케이비리포트 야구카툰

놀랍게도  류현진의 동료이자 다저스의 핵심 벤치요원으로 활약했던 스캇 반 슬라이크가 그 주인공이었다. 두산은 지난 6월 26일 그와의 계약(연봉 32만 달러)을  공식 발표했고 삼성과의 주말 3연전 마지막날인 7월 8일 1군 무대에 선을 보일 예정이다.

거구(193cm/97kg)의 반 슬라이크는 주전은 아니지만 1루와 코너 외야를 누비며 빅리그에서 6시즌을 보냈을 정도로 다저스에서 많은 기회를 받았던 선수였다.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그는 파레디스의 악몽을 지우고 두산의 선두 질주에 일조할 수 있을까?

[TV 야매카툰] 2018 외인농사, 대박과 쪽박은? (영상보기)


# HISTORY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왕년의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앤디 반 슬라이크의 아들인 스캇은 고교 졸업 후  2005년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의 14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그 해 루키리그에 합류한 반 슬라이크는 24경기에 출장, 타율 0.282로 첫 프로 시즌을 마쳤고, 이듬해 또 다른 루키리그에서 뛰었다.

스무살이 된 2007년 싱글A로 올라섰지만  벽에 부딪혔다. 총 104경기에 소화했음에도 홈런은 2개 뿐이었고 타율도 .254로 저조했다. 이듬해에도 부진이 이어지며 커리어가 꼬일 뻔 했지만 상위싱글A 인랜드 엠파이어 진출 이후 호성적으로 위기를 넘기고 두 번째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2009년 상위싱글A에서 반 슬라이크는 132경기에서 23홈런 100타점 OPS 0.907을 기록하며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고 더블A 없이 바로 트리플A에 합류해 3경기를 치르는 행운도 누렸다.

이후 2011년 더블A 채터누가에서 풀시즌을 치르며 130경기 .348 .427 .595 20홈런 92타점을, 12년 트리플A 앨버커키에서 95경기 .327 .404 .578 18홈런 67타점을 기록했고 대망의 메이저리그 데뷔까지 이뤄냈다.

12년 5월 첫 콜업 후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이름을 올린 반 슬라이크지만 고작 57타석에서 1할대 타율로 부진했고  7월 이후로는 추가 콜업 없이 트리플A에서 활약했다. 2013시즌엔  53경기에 출장 152타석에서 7홈런 OPS 0.807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팀 사정에 따라 트리플A를 계속 오갔다.

14시즌에야 풀타임 메이저리거가 된 반 슬라이크는 첫 시즌 .297 .386 .524  OPS 0.910 11홈런 29타점으로 좋은 성적을 거뒀고, 좌완투수를  상대로 1.0이 넘는 OPS를 기록하며 오른손 대타요원으로 입지를 다졌다.

하지만 이후 여러 부상을 당하며 성적이 급락했고, 14시즌 이후로는 장타율 4할 이상을 기록하지 못했다.  전처럼 좌완 투수를 상대로도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키케 에르난데스 등 팀내 다른 우타자에게 밀리기 시작했고 지난해 중반 토니 싱그라니 트레이드에 포함되어 신시내티로 떠나게 됐다.

하지만 신시내티는 그를 메이저리그로 부르지 않았다. 또 줄곧 뛴 타자친화적인 트리플A의 퍼시픽 코스트 리그(PCL)에서 인터내셔널리그(IL)로 이동하면서 적응에 실패, 트리플A 성적까지 추락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마이애미 말린스와 계약을 맺고 다시 기회를 노렸지만, 로스터 진입에는 결국 실패하며 메이저리그 커리어는 사실상 끝났다는 평을 받았다. 중이염 수술 부상 등은 겪었지만 PCL에서 .248 .354 .467 8홈런 28타점을 기록하며 어느 정도 회복세를 보였고 결국 두산과 계약하며 KBO리그에서 새 야구 인생을 펼치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기본적으로 장타를 노리는 유형의 타자지만 마이너리그 레벨에서는 통산 타율이 .287에 이를 정도로 평균 이상의 정교함도 보였던 타자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이 점이 두드러지지 않았지만,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다른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뜬공이 많은 유형이며 주로 당겨치는 타입의 타자다. 16시즌 타구 방향을 다양화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었지만 선구안이 흔들리고 타구에 힘을 싣지 못하며 원래 스타일로 돌아갔다. KBO 팀들의 적극적인 수비시프트를 반 슬라이크의 타구가 뚫어낼 수 있을지가 성공 관건이다.

볼넷을 고르는 능력도 눈에 띄는 장점이다. 마이너리그에서는 타석에서 볼넷 비중이 10.36%이고 메이저리그에서도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9.78%) 어느 레벨에서도 볼넷을 얻어내는 능력을 유지할 수 있는 선수다. 볼카운트 싸움을 해낼 수 있는 점은 KBO리그 투수들을 상당히 압박할 수 있다.

시즌 성적은 부진했지만 지난해 아웃존 스윙 비율을 획기적으로 낮춘 점도 주목해 볼 지점이다. 당시 아웃존 스윙은 14.1%로, 이전 다섯 해 동안 한 번도 20% 밑으로 내려온 적이 없다는 걸 감안하면 KBO리그에서 성적 향상이 기대된다.

주 포지션인 좌익수에서 화려함은 부족해도 안정감 있는 수비력을 갖춘 것이 장점이지만 김재환과 포지션이 겹치는 점은 아쉽다. 그렇지만 우익수에서도 UZR 수치가 1.7, DRS는 0이므로 KBO리그 레벨에서는 준수한 수비력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또 1루수로도 쓸만한 수비력을 갖췄다.  주로 우익수로 나서겠지만 팀 상황에 따라 좌익수와 1루 수비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 KBO리그 외국인 타자들과의 비교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전임자인 파레디스와 비교할 경우 선구안이나 컨택 능력에서 한 수 위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0%대에 육박하는 볼넷 비율과 함께 70% 중후반대의 컨택율을 꾸준히 기록했는데 파레디스를 월등히 뛰어넘는 수치다.

또 기존에 보였던 활약이나 전문 수비수라는 점은 수비 면에서의 공헌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마이너리그 홈런 갯수도 2배 이상이다. 파레디스와 달리 꾸준한 생산력을 갖춘 장타자로서 활약이 기대된다.

16~17시즌 에반스와는 마이너리그 성적이 꽤 유사했다. 홈런 생산은 에반스만 못하지만 볼넷-삼진 비율도 거의 같았다. 또 삼성의 효자 외국인 타자 러프와도 마이너 레벨에서 3할 후반대 출루율과 4할 후반대 장타율로 성적 성향은 비슷했다.

4년 연속 30홈런을 친 우즈나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기여한 에반스에 이어 밴슬라이크도 경력이나 마이너리그 성적 상으로는 팀내 최고의 외국인 타자 반열에 오를 가능성을 갖추고 있다. 다만 타자친화리그인 트리플A에서 거둔 성적이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물음표는 남아있다고 볼 수 있다.

# 관전 포인트

반 슬라이크의 타구 히트맵 (출처: Baseballsavant)

다만 과거 기록을  맹신할 수는 없다. 반 슬라이크의 타격폼이 크게 달라졌기 때문이다. 한때 자신의 상징과 같았던 하이레그킥이 사라졌고 토탭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 경우 타격 준비 자세가 간소화되기 때문에 대처능력이 좋아진다. 전반적으로 구속이 빠르지 않은 KBO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라면 파워 소실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잠실 구장이 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마이너리그 시절 장타율(0.477)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한다.

익숙했던 밴슬라이크의 타격자세(좌)와 올해 스프링캠프 당시의 타격자세 (출처=중계 화면 캡처/엠스플영상)

가장 넓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면서 외야수비 부담에 대한 우려는 있다. 수비지표가 전반적으로 뛰어나긴 하지만 주력이 빠르진 않고 2015년을 기점으로 수비 지표도 나빠지기 시작했다. 넓은 구장을 쓰게 될 반 슬라이크에게 수비 부담이 생긴다면 타격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KBO리그 스트라이크존 적응 여부도 주목할 대목이다. 볼넷 비중이 높고 스윙을 많이 내지 않는 스타일이라 자신만의 존을 확립하지 못할 경우 시행착오가 길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올시즌 두산의 야수들의 득점력은 포지션별로 압도적이다. 조정득점 창출력(wRC+)이 100 미만인 포지션은 유격수/1루수/우익수 뿐인데, 유격수는 94.7로 리그 2위다. 반면 공격력이 강조되는 1루수와 우익수 자리는 모두 80이하이며, 두 포지션 모두 100 미만인 팀은 두산 뿐이다.

이 구멍을 메우기 위해 두산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꾸준히 활약해 온 1루/외야 유틸리티맨 반 슬라이크를 택했다. 반 슬레이크가 파레디스의 악몽을 지우고 압도적인 선두 두산의 단일시즌 100승 도전에 힘을 실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7/5 승률 0.679 기준 시 종료 시점 97승 가능)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글: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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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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