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무슬림도 외면하는 '예멘 난민'.."反 이슬람 확대 우려"

2018. 6. 30.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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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멘 난민이요? 같은 무슬림이라도 우리와는 다른 존재죠."

특히 '반(反) 이슬람 정서 확대'를 우려하는 무슬림들에게 예멘 난민은 달갑지 않은 존재로 여겨진다.

29일 오후 서울 이태원 이슬람 사원 앞에서 만난 한국인 무슬림 A(50) 씨는 예멘 난민과 다른 무슬림들을 구분지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러한 인식은 난민 가정 아이들이 무슬림 커뮤니티에도 쉽게 녹아들지 못하게 만드는 벽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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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이슬람사원서 만난 무슬림 ‘차가운 시선’
-“같은 무슬림이라도 ‘난민’ 정체성 받아들이기 힘들어”
-일부 “인종적ㆍ종교적 편견”…정부는 해법 고심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ㆍ이민경 수습기자] “예멘 난민이요? 같은 무슬림이라도 우리와는 다른 존재죠.”

최근 예멘인들이 제주에 몰려와 난민 신청한 인원이 급증하자 이들을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은 싸늘하다. 특히 ‘반(反) 이슬람 정서 확대’를 우려하는 무슬림들에게 예멘 난민은 달갑지 않은 존재로 여겨진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슬람교도들이 서울 용산구 이슬람성원에 모여 명절 예배를 준비하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29일 오후 서울 이태원 이슬람 사원 앞에서 만난 한국인 무슬림 A(50) 씨는 예멘 난민과 다른 무슬림들을 구분지으며 불편함을 드러냈다.

이태원에서 쌀람 레스토랑을 운영한다는 A 씨는 “같은 무슬림이라도 난민이라는 정체성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터키나 이집트처럼 안정된 나라에서 정식으로 비자를 받아서 온 사람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A 씨에 따르면 무슬림 커뮤니티 내에서도 난민들은 천덕꾸러기 신세다. ‘무슬림 누구는 난민이다’는 이야기도 돈다. 난민 가정 아이들이 다니는 특정 초등학교 이름을 들으면 난민이겠거니 짐작하는 식이다. 난민 가정은 부모가 아이를 방치한다는 인식도 팽배하다. 이러한 인식은 난민 가정 아이들이 무슬림 커뮤니티에도 쉽게 녹아들지 못하게 만드는 벽으로까지 작용하고 있다.

이슬람 사원 인근에서 일하는 한 한국계 무슬림 사이에서는 이번 논란이 놀랍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히잡을 쓴 모습을 바라보는 한국사회의 시선이) 더 나빠질 것도 없다”는 또다른 한국인 무슬림 B씨의 말에는 반 이슬람정서에 대한 자조가 배어나왔다.

일각에서는 이슬람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 속에는 백인 이외 인종인 외국인을 괄시하는 한국 사회의 편견이 담겨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한국외대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는 ‘백인 무슬림’ 자비드(36) 씨는 이슬람을 향한 한국 사회의 비판이 인종 차별과 관련된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하루 다섯번 기도를 드릴 때마다 지하철, 학교, 공원 등 장소를 가리지 않지만 나에게 표정을 찌푸리거나 위협을 가하는 이들은 없었다”며 이같이 비판했다.

자비드 씨는 이어 “같은 사고를 쳤다고 해도 무슬림이면 ‘무슬림 범죄’로 기사화 된다. 그러한 범죄 무슬림의 이미지는 대부분 유색인종”이라며 “다른 종교인이나 인종이 죄를 저지르면 개인의 일탈로 치부하는 것과 분명히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는 29일 난민협약 가입국으로서 난민 보호 의무를 준수하되 신속하고 엄정한 심사를 통해 심사 절차 장기화에서 파생되는 각종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나섰다. 법무부는 이날 오전 정부과천청사에서 관계기관 및 제주도가 참석한 외국인정책실무위원회를 열고 난민법 개정 추진과 함께 심사 인프라 강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kace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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