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궁민 "시청률이라는 성적표 부담과 긴장의 연속"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2018. 6. 1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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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SBS 드라마 《훈남정음》 '연애지존' 캐릭터 남궁민

드라마 촬영으로 한창 바쁠 때, 대본연습실에서 그를 만났다. 살이 부쩍 빠져 있었고, 그 때문인지 조금 예민해 보였다. 그는 솔직했다. 자신이 느끼는 지금의 감정과 생각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배우이기 이전에 남궁민이라는 사람과 마주 앉은 느낌이었다. 그는 드라마 《김과장》 《조작》 이후 8개월 만에 안방극장으로 들어왔다. 이번엔 달달한 로맨스다. SBS 드라마 《훈남정음》은 사랑을 거부하는 비연애주의자 ‘훈남’과 사랑을 꿈꾸지만 팍팍한 현실에 연애 포기자가 된 ‘정음’이 연애불능 회원들의 솔로 탈출을 도와주다가 사랑에 빠져버린 연애코칭 코믹로맨스다. 상대역은 7년 전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를 통해 환상적인 호흡을 맞춘 바 있는 ‘로코 퀸’ 황정음이다. 

ⓒ935엔터테인먼트



‘훈남’이라는 캐릭터 이름이 부담스럽지 않나.  


“굉장히 많이! 그래서 피부과도 다니고, 습도도 체크하고 있어요. 습도가 높으면 머리가 길어서 스타일이 잘 안 나올 수가 있거든요(웃음).” 
 
디테일한 배우로 명성이 자자하다. 캐릭터에 접근하는 남궁민만의 방식이 있나. 


“두 가지가 있어요. 제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끌어내는 것과, 외부에서 끌어와 제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 후자가 어렵죠. ‘김과장’도 ‘훈남’도 제게 없는 부분을 끌어와 만들었어요. 가끔은 그 사람이 되지 않으면 대사가 나오지 않기도 해요. 목이 잠겨서 목소리가 안 나올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은 거죠.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훈남’이 돼 가는 과정을 보실 수 있을 거예요.” 
 
상대역 황정음과의 호흡은 어떤가.  
 
“7년 전에 정음이와 호흡을 맞출 땐 제가 리드하는 입장이었는데, 이제는 정음이가 ‘선수’가 됐잖아요. 호흡이 너무 좋습니다. 순간순간 정음이가 혼자 대사를 연습하는 모습을 보고도 진짜 얘기하는 줄 알고 저도 합류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상대 배우에게 리액션과 감정을 줄 수 있다는 건 중요한 것 같아요.”  
 
황정음이 느낀 남궁민은 어떨까. “연기를 참 잘하는 배우라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어요. 사람 자체가 좋아요. 지금까지 호흡을 맞췄던 상대배우를 통틀어 가장 인간적이고, 또 연기적으로도 디테일하죠. 그래서 고집이 센 저도 오빠의 조언은 다 듣게 돼요. 왜냐하면, 진심이 느껴지니까요. 친오빠 같아요.”   

촬영하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 
 
“한강에 빠지는 장면이 있었어요. 한강물을 많이 마셔서 피부도 좋아진 것 같고…(웃음). 아, 물속에서 장시간 눈을 뜬다는 게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 저도 가능하더라고요. 강원도에서 촬영한 것도 기억에 많이 남아요. 오전에는 정말 덥다가 밤에는 내복을 껴입어도 추울 정도였거든요. 저희가 촬영하는 곳이 강가라 머리가 미역처럼 처져서 힘들기도 했죠(웃음). ‘훈남’에겐 훈남의 조건도 중요하거든요.” 
 
모든 것이 완벽한 시작이었다. 그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하다. 
 
“다른 드라마에 비해 전개가 느린 편이죠. 제 캐릭터가 ‘연애 지존’이기 때문에 극 초반엔 딱딱하기만 한 사람이었어요. 보여줄 수 있는 게 많지 않았죠. 5회부턴 정음과 감정을 주고받기 시작했어요. 제 친동생이 제게 직언하는 스타일인데, 5회부턴 TV 앞에 앉아서 집중하며 보더라고요. 저도 기분이 좋았어요. 사실 훈남에게는 상처가 있어요. 혼외자라는 비밀을 가지고 있거든요. 어릴 때 어머니를 잃고 새어머니와 지내면서 비연애주의자가 됐죠. 정음이를 좋아하기 시작하면서 과거의 히스토리들이 하나씩 나올 거예요.”  

ⓒ 935엔터테인먼트



남궁민은 극중 비연애주의자를 열연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3년째 공개 열애 중이다. 상대는 모델 겸 배우 진아름(30). 두 사람은 지난 2015년 영화 《라이트 마이 파이어(Light My Fire)》를 계기로 만나 연인으로 발전했다. 그는 지난해 한 인터뷰에서 43살에는 결혼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지난해 말 ‘2017 KBS 연기대상’ 시상식에서 “아름이, 너무 고맙고 사랑한다”며 여자친구에 대한 애정을 과시했다.  


극중 의상에도 눈길이 간다.  
 
“그동안 슈트를 입는 역할을 많이 했어요. 애초엔 슈트를 별로 안 좋아했는데 입다 보니 관심이 생기더라고요. 그간 입었던 슈트가 빈틈이 없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번에는 조금 루즈하게 입고 있어요. 제가 평소에 자주 입는 스타일이기도 하죠. 신발도 굽이 거의 없는 슬리퍼 같은 스타일을 많이 구매해 신고 다녀요. 그래서 드라마에서도 제가 선호하는 스타일을 신었는데, 화면을 보니까 안 되겠더라고요. 다들 깔창을 까는 시대에 굽이 1cm인 신발을 신으니 패션에 대한 과한 욕심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시청률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듣고 싶다. 
 
“첫 방송 전에 그간 알고 지낸 감독님들에게 연락을 많이 받았어요. 기대도 되지만 걱정도 된다는 말씀을 하시기에, 자신 있다고 호언장담을 했지요.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시청률이 낮아서 처음에는 스스로 실망스러웠어요. 개인적으로 혼란스러운 감정도 있었어요. 한데 그 과정에서 스태프들과 더 쫀쫀하게 공유하고 작업했더니 시청률보다도 다른 만족감이 생기더라고요. 배우 생활을 그만두기 전까지는 ‘시청률’이라는 성적표를 계속 받긴 하겠지만 연기적인 측면 이외에 배워야 하는 부분이 많이 생긴 것 같아요.”  


시청률은 주연배우의 몫이기도 하다. 
 
“예전부터 더 부담을 갖게 되고 긴장되는 부분이기도 해요. 드라마가 방영된 다음 날 아침엔 성적표가 나오고, 또 성적표와 맞물려서 배우의 이름도 나올 테니까요. 요즘 부쩍 좀 슬프다는 생각이 들어요. 시청률이 높다고 좋은 작품은 아니잖아요. 자극적이고 상업적인 내용을 많이 삽입하면 자연히 오르겠죠. 저희 드라마는 자극적인 색을 띤 작품은 아니거든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더 재미있어지도록 노력해야 할 것 같아요. 계속 고민하는 부분입니다.”  ​ 
 

하은정 우먼센스 기자 sisa@sisajournal.com <저작권자 ⓒ 시사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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