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6월①] 변덕스런 제주에서 감성을 충만하다

강경록 2018. 6. 9.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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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관광공사 6월 제주 관광 추천 10선
자료=제주관광공사
종달리마을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
[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제주의 6월은 변덕스럽다. 바로 한여름으로 접어들 듯 기온이 오르다가도, 우박이 떨어지거나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는 곳이 바로 제주다. 이 변덕스러운 제주에서 날씨와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것도 있다. 내리는 비와 함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감성 여행이다. 제주관광공사는 ‘꽃과 바다, 그리고 별 헤는 제주’를 주제로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 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했다.

◇유달리 사랑스러운 ‘종달리 마을’

잠시 길을 잃고 헤매도 괜찮다. 낯선 그 길 끝에 생각보다 멋진 장면이 당신을 기다릴 테니까. 제주 동쪽 끝, 지미봉 아래 소담히 자리한 종달리 마을에서 발길이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보자. 낮은 돌담길 구석구석 아기자기한 가게를 생각지 못한 선물처럼 마주하게 된다. 독립서점 ‘소심한 책방’은 서점주인의 독특한 시선이 담긴 책으로, 핸드메이드 도자기 가게 ‘도예시선’은 제주 감성이 듬뿍 담긴 그릇과 소품으로 여행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담벼락마다 그려진 벽화는 종달리에 사랑스러움을 더한다. 골목 여행 중 다리가 저릴 땐 조용한 카페에서 느긋하게 쉬어가도 좋다. 마을의 숨겨진 명소를 찬찬히 살펴보고 싶다면 퐁낭투어 코스가 제격. 종달리의 아늑하고 정겨운 매력은 천천히 걸을수록 가슴 깊이 스며든다.

제주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불카분낭’

◇아픔 속에서도 잎은 피더라 ‘불카분낭, 선흘 동백동산’

생각지 못한 곳에서 상처를 치유 받을 때가 있다. 조천읍 선흘리는 제주 4·3 때 온 마을이 불에 타 초토화되었다. 마을을 지켜온 팽나무도 불에 타들어 갔다. 하지만 몇 년 후, 죽은 줄만 알았던 팽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났고 팽나무의 밑동 한쪽엔 어디선가 날아온 다른 나무의 씨가 아픔을 보듬어주듯 같이 잎을 틔워냈다. 불에 타버린 나무라 하여 불카분낭이라 붙여진 이 팽나무는 제주 4.3의 상흔을 그대로 간직한 채 초록 잎을 피워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다. 선흘리 곳곳에는 제주 4.3의 아픔이 그대로 남아있다. 제주 4.3 당시 마을 주민들이 몸을 숨겼던 토들굴이 있는 선흘 동백동산과 그 당시 고통스러웠던 삶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낙선동 4.3 성터까지 둘러보기를 추천한다. 아름다운 섬 제주에서 평화의 의미를 새기는 의미 있는 여행이 될 수 있길 바란다.

물안개 핀 물영아리오름

◇물안개 피어오르는 언덕 ‘물영아리오름’

제주 여행에 비가 내린다고 슬퍼할 이유가 없다. 떨어지는 비와 함께 안개 핀 몽환의 숲이 물영아리오름에 모습을 드러낸다. 물영아리오름은 제주의 오름 가운데 산정호수를 간직하고 있는 흔치 않은 오름으로, 물이 고여 있는 신령스러운 오름이라 하여 물영아리오름이란 이름이 붙여졌다. 촉촉이 내리는 빗방울을 맞으며 수백 년 동안 오름을 지켜 온 삼나무와 활엽상록수가 내뿜은 청량한 내음을 들이마시면 환상 속 정취가 느껴진다. 물영아리 습지는 비가 오고 나면 절정을 달한다. 날이 가물 때는 습지를 품고 있다가 한바탕 비가 온 뒤, 분화구 내에 호수를 이룬다. 빗물이 고여 이룬 분화구 내 산정 호수와 물안개는 신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정상까지는 30분 정도 소요되는데 계단이 가파른 편이기 때문에 조금은 돌아가더라도 완만한 경사의 신설 탐방로를 따라갈 것을 추천한다.

곶자왈 반딧불이축제
◇빛이 내려앉은 숲속 ‘곶자왈 반딧불이 축제’

자연이 만들어낸 숲속 작은 우주로, 도심 속 화려한 네온 불빛에 지친 당신을 초대한다. 원시림의 모습을 간직한 청수 곶자왈에서는 밤이 되면 반딧불이의 초롱초롱한 빛이 가득 차 특별한 밤을 선사한다. 어둠이 깔린 뒤 하나둘씩 나타나는 반딧불이는 청수 곶자왈을 작은 우주로 만든다. 6월 1일부터 40일간 진행되는 반딧불 체험은 하루 900명 제한으로 당일 오후 2시부터 현장예매만 가능하다. 오후 8시부터 9시 30분 동안 15분 간격을 두고 선착순으로 입장하게 되며, 우천시에는 체험 행사를 진행하지 않는다. 반딧불이는 청정지역에서만 서식하며 환경에 민감한 곤충이기 때문에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반딧불이를 관람할 때는 큰 소리를 내거나 뛰어서는 안 되며, 사진 촬영이나 플래시는 금지된다. 손으로 반딧불이를 잡는 행위 또한 금지된다. 기본에티켓을 꼭 숙지하여 곶자왈 속 작은 우주를 지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자.

제주헌책페어

◇잠자는 책과 자연을 꺼내어 ‘제주헌책페어’

인간의 무한한 상상력이 제주를 무대로 실현된다면? 제주탐나라공화국은 3만평의 돌무지를 전혀 다른 세계로 창조했다. 제주의 화산지형은 그대로 보존하면서, 발길 닿는 곳마다 독특한 아이디어를 담은 제주탐나라공화국은 5월 25일부터 6월 말까지, 37일 동안만 신비의 문을 개방한다. 제주탐나라공화국에서는 폐기되는 헌책의 가치를 발견해 헌책도서관을 구축하여 5월 26일부터 6월까지 ‘제주헌책페어’를 개최한다. ‘제주헌책페어’에 참가하기 위해선 헌책 5권이 필요하다. 헌책 5권을 건네면 1년짜리 제주탐나라공화국 입국 비자가 발급된다. 빈손으로 가게 되면 ‘입국세’ 3만 원을 내야 한다. ‘제주헌책페어’ 기간에는 스토리 투어, 미술 전시회, 인문학 강연, 공예체험과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6월 제주로 떠나기 전, 방구석에 자는 잠자는 책을 깨워 탐나라공화국으로 입국해보자.

강경록 (roc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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