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스파이더맨' 30초 만에 5층 기어올라가 아이 구출
발코니 매달린 아이 맨손으로 구해
마크롱, 엘리제궁 초대 감사장 전달
프랑스 시민권 제공 .. 소방대 채용
28일(현지시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이 아파트 발코니에 한 남자 아이가 매달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상에선 많은 시민들이 어쩔 줄 모른 채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 아이를 뒤늦게 발견한 옆집 이웃이 아이를 향해 손을 뻗었지만 칸막이 때문에 닿지 않았다고 한다. 아이의 팔 힘이 빠진다면 그대로 추락할 수 있는 위급한 상황이었다.
기적이 벌어졌다. 이 광경을 지켜보던 가사마가 아파트 각 층의 발코니를 맨손으로 잡으며 5층까지 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약 30초만에 거뜬히 5층에 오른 가사마는 아이를 무사히 낚아챘다. 신고를 받은 소방관들이 출동하기도 전에 구조가 완료된 것이다.
구조 순간 이를 지켜보던 시민들은 환호를 질렀다. 일부는 가사마의 구조 모습을 촬영해 소셜미디어(SNS)에 올렸는데, 이 영상은 순식간에 2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사고 이틀만인 28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엘리제궁에 가사마를 초대해 감사장을 전했다. 이 자리에서 가사마는 “아이를 구조한 뒤 전율감이 몰려왔다”고 말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 신분이던 가사마에게 프랑스 시민권을 제공했고, 소방대에 채용하기로 했다. 안 이달고 파리 시장 역시 가사마에게 ‘18구의 스파이더맨’이란 별명을 지어준 뒤 “모든 시민에게 모범이 될 만한 사례”라고 칭찬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조진형 기자 enis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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