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숨 걸고 아이 구한 아프리카 청년, 프랑스 시민 된다

맨몸으로 아파트 올라가 구출.. 프랑스 정부, 국적 부여하고 소방관 제안

[오마이뉴스 윤현 기자]

아파트 난간에 매달린 아프리카 청년의 프랑스 국적 획득을 보도하는 프랑스 24 방송 갈무리. ⓒ프랑스24

프랑스 파리 시내의 한 아파트 난간에 매달린 아이를 구한 22살 아프리카 청년이 프랑스 시민이 된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아이를 구해 화제가 된 청년 마무두 가사마를 대통령궁으로 초청해 경찰서장의 서명이 담긴 감사장을 전달하고 프랑스 국적을 부여한다고 발표했다.

가사마는 지난 26일 파리 도심을 걷다가 한 아파트 5층의 난간에 매달려 있는 4살짜리 아이를 발견했다. 모두가 불안해하며 소방대가 오기를 기다렸지만 가사마는 안전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아파트를 올라갔다.

그는 단숨에 5층까지 올라가 아이를 구하는 데 성공했다. 당시 아이의 부모는 집을 비운 상태였고, 소방대는 구조가 끝난 후 현장에 도착했다. 이를 지켜본 시민들은 가사마의 용기에 박수를 보냈고, 구조 장면은 소셜미디어에서 큰 화제가 됐다. 

가사마는 "당시 거리를 지나다가 사람들의 비명과 자동차들의 경적을 듣고 아이가 위험한 것을 발견했다"라며 "다른 것을 생각할 틈도 없이 몸이 즉각적으로 반응해 아파트를 올라갔다"라고 말했다.

그는 "아이는 난간에 매달려 울고 있었다"라며 "용기를 내기는 했지만, 아이를 구하고 아파트 거실에 내려놓고 나자 몸이 떨려서 제대로 서 있을 수도 없었다"라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가사마는 몇 달 전 프랑스의 옛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말리에서 배를 타고 건너온 불법 체류자였다. 하지만 용기있는 행동으로 하루아침에 영웅으로 떠오르며 '스파이더맨'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프랑스 정부는 가사마에게 국적을 부여하고 소방관 채용도 제안하기로 했다. 이로써 불법 체류자 신세였던 가사마는 이민자들이 꿈꾸는 프랑스 국적과 공무원 자리를 한꺼번에 얻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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