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일은 무슨 날? '피자 데이!' 1440억원짜리 피자 사먹은 날
플로리다 사는 컴퓨터 프로그래머가 거래
1만 비트코인으로 라지 피자 두 판 사
당시 1만 비트코인 가치는 41달러 불과
5월 22일은 음력 4월 8일 불기 2562년 부처님오신날이다. 하지만 암호화폐(일명 가상화폐) 커뮤니티 일원들에겐 다른 의미에서 특별한 날이다.
매년 5월 22일은 ‘비트코인 피자데이’다. 비트코인으로 첫 실물(피자) 결제를 한, ‘교환의 매개’로서의 비트코인의 가치를 처음으로 입증한 날이다.
비트코인은 2009년 1월 탄생했다. 사토시 나카모토라고 자신을 밝힌 인물이 2008년 11월 백서를 공개하고 이듬해 1월 자신이 직접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채굴했다.
백서에서 ‘전자 현금(Electronic Cash)’를 표방했지만 현금으로 불리기엔 턱없이 부족했다. ‘덕후’들의 자기만족 수단인 일종의 기념품에 불과했다.
초기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 원가에 따라 정해졌다. 컴퓨터 장비 가격, 전기세, 공간에 대한 임대료 등에 한 달 동안 얼마가 드는지와 그 한 달간 채굴한 비트코인이 몇 개인지를 따져, 개당 가격을 환산했다. 그래서 초기인 1비트코인 0.00076달러, 약 0.8원에 불과했다.
2010년 5월 22일, 비트코인은 물론이고 암호화폐 역사에 중대한 사건이 일어났다. 사상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주고 피자를 사 먹은 사례가 나타났다. 비트코인이 지급 결제의 수단으로 쓰인 첫 번째 날이다.
사건의 주인공은 미국 플로리다 주에 살던 컴퓨터 프로그래머 라스즐로 핸예츠다. 그는 나흘 전인 5월 18일, 인터넷 커뮤니티인 ‘비트코인 포럼(bitcointalk.org)’에 글을 하나 올렸다.
제목은 ‘비트코인으로 피자를?’이다. 피자 라지 사이즈 두 판에 1만 비트코인을 낼 테니 관심 있으면 연락 달라는 내용이었다.
교환가치가 입증되면서 비트코인의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했다. 피자데이 석 달 뒤인 2010년 8월엔 1만 비트코인의 가격이 600달러로 불어났다. 핸예츠는 “비트코인 가격이 너무 올라 더 이상 거래를 할 수 없다”며 “모두에게 감사한다”는 글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비트코인 피자 거래를 제안하는 글(https://bitcointalk.org/index.php?topic=137.1440)은 일종의 성지가 됐다. 이후에도 ‘맙소사 이젠 1만8000달러야’, ‘이 글은 보존해서 박물관에 보관해야 한다’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마지막 댓글은 2016년 2월 1일에 달렸다.
비트코인 가격이 국내에서 최고점을 찍었던 지난 1월 6일 가격(2888만5000원, 업비트 기준)을 적용하면, 피자 한 판에 1444억2500만원이다. 22일 낮 12시 50분 기준(1비트코인=926만3000원)으로도 핸예츠는 한 판에 463억1500만원짜리 피자를 먹은 셈이다.
핸예츠가 이 거래로 치른 비트코인은 0.00649개(당시 시세로 62달러)에 불과했다.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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