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MLB 꿈꾸는 나성범, 컨택이 숙제
메이저리그 구단에서도 주목하고 있는 NC 나성범의 최근 기세가 가파르다. 지난 10일 SK전에서 11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갔고 5월에만 타율 0.514 OPS 1.553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나성범이 터뜨린 홈런은 무려 5개다.
개막후 3월까지 타율 0.214, OPS(출루율+장타율) 0.612로 부진했던 시즌 성적은 어느새 타율 0.377 OPS 1.021까지 치솟았다. 홈런은 9개,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1.8로 전체 야수 중 7위이며 NC 타자들 중 독보적이다.
올시즌 현재 NC의 팀 타율은 0.249, OPS는 0.706으로 리그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5월 들어 점차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예년에 비해 타선 부진이 심각하다. 이런 악조건에서 고군분투 중인 나성범의 활약 비결은 무엇일까?
# [MLB카툰] 테임즈가 추천하는 나성범
리그를 대표하는 '초구 킬러'
수년 간의 기록을 통해 확인된 나성범은 리그를 대표하는 '초구 킬러'다. 초구에 스윙한 비율은 2014시즌 41.4(리그 2위)%에서 조금씩 증가해 2017시즌 44.9%(2위)까지 높아졌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올시즌의 경구 초구 공략 비율이 무려 50.0%에 달한다. 이 부문에서 나성범보나 높은 비율을 기록한 타자는 매년 바뀌었다. 따라서 지난 5년 간 초구에 대해 가장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 타자는 나성범이라 볼 수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투수가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할 경우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대부분의 투수들은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는 경향이 높다. 나성범은 이런 성향을 감안 초구를 적극 공략했고, 시즌을 거듭할수록 더 큰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보인다.
위 표를 보면 지난 5년 간 나성범의 BABIP(인플레이 타구의 타율)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5~16시즌 2년간 주춤하면서 순위가 조금 밀려났지만, 17시즌 처음 4할 이상을 기록하며 규정타석 타자 중 리그 1위를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0.447의 BABIP를 기록하며 리그 선두다.
BABIP는 인플레이된 타구가 안타로 이어지는 비율을 의미한다. 간단히 말해, 그라운드 안을 향한 타구가 얼마나 상대 야수가 처리하게 어렵게 형성되는가를 나타낸다. 여기엔 운을 포함 다양한 요소가 기인하는데, 나성범의 경우 강한 타구를 통해 높은 BABIP를 유지하는 유형의 타자라 할 수 있다.
초구부터 적극성을 보이는 나성범의 전략은 만족할만한 결과를 도출하고 있다. 지나친 적극성으로 인해 볼넷/삼진 비율이 0.11일정도로 삼진을 많이 당하기도 하지만 투수들의 수준이 고르지 않은 KBO리그에서는 나성범을 제압할 수 있는 투수가 적은 것이 사실이다.
# 헥터 상대로 홈런을 터뜨린 나성범
초구 킬러? 구슬 서말도 꿰어야 보배
거침없는 나성범에게도 허점은 존재한다. 적극적인 타격도 배트에 공이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지난 해 나성범이 초구를 공략했을 때의 결과는 83타석 타율 0.373, OPS 1.012로 준수했다. 그러나 KIA 이명기(47타석 0.558/1.266)나 SK 최정(64타석 0.532/1.709)을 비롯한 많은 타자들이 그보다 훨씬 좋은 타율과 OPS를 기록했다. 나성범과 같거나 더 많은 타석에서 초구 출루에 성공한 버나디나, 김동엽, 박해민 등도 있었다.
리그 최상위인 초구 적극성에 상응하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역시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헛스윙 비율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을 듯 싶다.
17시즌 나성범의 헛스윙/스트라이크 비율은 20%였다. 2014시즌 이후 그는 꾸준히 20% 안팎의 헛스윙/스트라이크 비율을 기록했다. 이는 매년 리그 최상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성범의 컨택 능력이 뛰어나지 않음을 알려준다.
부진했던 올 시즌 3월의 나성범은 7경기 29.2%의 헛스윙/스트라이크비율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그러나 3월 이후 이를 17.5%까지 낮추는 데 성공한 나성범은 같은 기간 0.412타율로 리그를 폭격하고 있다. 일단 배트에 공을 맞추면 BABIP 4할을 훌쩍 넘기는 공포의 타자로 변모하는 것이다. 나성범이 지금보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선 헛스윙 비율(15.7%)을 리그 평균 수준까지 낮출 수 있어야 한다.
2% 아쉬움? 인내심이 필요한 나성범
나성범을 MLB에 진출가능한 선수로 꼽은 [팬그래프]의 칼럼에서는 나성범이 개선해야 할 두 가지 중 하나로 극단적인 초구 승부를 꼽았다.
KBO리그 레벨의 투수들에게서는 비교적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낼 수 있지만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는 벽에 부딪힐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나성범은 적극적인 타격 성향에 비해 컨택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서 공격성에 비해 저조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평이었다.
#나성범의 최근 6시즌 비율지표
나성범이 보다 높은 단계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컨택에서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그의 파워는 리그 최상위권이다. 타율 역시 2014시즌 이후 3할 이상을 기록하는 꾸준함을 보여주고 있다. 수년째 높은 BABIP에서도 일정 부분 드러나듯 타구의 질도 뛰어나다. 다만 본인의 잠재력을 100%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KIA의 우승에 기여한 최형우는 나성범에 비해 초구 배트 적극성이 현저히 낮다. 나성범이 최근 4년 40% 이상을 기록한 것에 비해 최형우는 매년 25% 이하의 초구 배트 적극성을 기록했다.
자신만의 확실한 존을 가졌고 그 이외의 투구에 대해서는 인내심을 보인다는 평이다. 지난 시즌엔 타섯당 볼넷 비율 15.3%를 기록하며 이 부문 리그 1위를 차지했다.
# 나성범-최형우-리그평균 초구 적극성/컨택% 지표 비교
최근 5년간 두 선수의 컨택% 변화를 비교했을 때, 나성범이 매년 리그 평균을 밑돈 것에 비해, 최형우는 매년 평균 언저리의 컨택%를 기록했다. 나성범에 비해 더 정교한 컨택과 선구 능력을 갖췄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차이는 2스트라이크 이후 삼진%에서도 나타났다(17시즌 나성범50%, 최형우35.5%).
초구를 골라냈을 때의 결과는 나성범 본인에게도 직접 나타났다. 지난 시즌 그가 초구를 볼로 골라냈을 때의 성적은 초구 공략 시보다 월등히 좋게 나타났다.
지난해 볼 카운트 원볼-노스트라이크 상황에서의 타율은 무려 0.702로 리그 1위였다. 성향 자체가 다른 타자인만큼 최형우정도 까지는 어렵겠지만 타석에서 좀더 인내심을 발휘하며 자신의 존을 확립한다면 좀더 좋은 성적이 기대된다.
강력한 파워가 온전히 위력을 발휘하기 위한 열쇠는 결국 컨택이다. 일정 수준 이상의 컨택 비율을 기록 해야 질 좋은 타구의 가치가 올라간다.
14시즌 이후 리그 정상급 외야수로 활약하고 있는 나성범이 자신만의 확실한 존 구축을 통해 컨택율을 리그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면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의 도약이 예상된다. 좀더 좋은 평가를 받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야구기록실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팬그래프]
(관련 칼럼: 김재환-버나디나는 헥터-양현종 급?)
글: 김호연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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