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맥박·목소리로 작품..아모레미술관 개관전 '디시전 포레스트'

배영윤 기자 2018. 5. 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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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미디어 아트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 작품 29점 전시..대중과 소통하는 미술관 방향과 잘 맞아
아모레퍼시픽미술관(APMA) 'Decision Forest' 포스터(왼쪽)와 전시 작품 'Blue Sun'/사진제공=아모레퍼시픽미술관

"오늘날의 기술은 '세계화된 언어'입니다. 기술을 피할 수도 없고 벗어날 수 없죠. 저는 이러한 기술들을 어떻게 작품으로 만들고 예술적으로 다룰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3일 오전 아모레퍼시픽미술관(Amorepacific Museum of Art, APMA)이 개관 기념 전시회 '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Rafael Lozano-Hemmer: Decision Forest) 간담회에서 캐나다 작가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과거 미디어 아트 작품이 기술 자체의 신기함·새로움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면 현재는 '제2의 피부'라고 말할 정도로 기술에 대한 개념이 완전히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라파엘 로자노헤머는 26년간 기술을 기반으로 한 공공 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대중과 교감해 온 멕시코 태생의 캐나다 출신 작가다. 동시대 미디어 아트 분야에서 가장 활발하게 활동하는 작가 중 하나다. 올해 서울 용산 신사옥 본사에 새둥지를 튼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작가가 강조하는 사람과 관계, 공동체의 가치가 대중과 친밀하게 소통하는 미술관으로 만들겠다는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방향성과 잘 맞는다고 판단해 첫 기획 전시 주인공으로 선정했다.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은 아모레퍼시픽 창업자 서성환 선대 회장이 수집한 미술품을 기반으로 출발했다. 1979년 태평양박물관을 시작으로 한국의 전통 미술품을 알리고 지키기 위해 여성, 화장, 녹차 관련 다양한 공예품과 도자기를 수집 및 전시했다. 한국의 다양한 모습과 아름다움을 담은 그림으로 영역을 넓히고 해외 사업을 시작하면서 외국 작품으로도 발을 넓혔다.

2009년에 아모레퍼시픽미술관으로 명칭을 바꾸고 고미술과 현대미술을 아우르는 건축, 디자인, 패션 등 다양한 장르의 전시, 연구, 출판 등 활동을 펼쳤다. 올해 용산 신사옥 준공과 함께 용인에 있던 미술관도 본사 지하 1층에 약 2700㎡ 규모로 자리를 옮겼다.

지하 1층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만나볼 수 있는 'Sandbox' 작품/사진=배영윤 기자

이번 전시에는 라파엘 로자노헤머의 1992년도 초기작부터 세상에 처음 선보이는 신작 5점 등 총 29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작가의 26년간의 작업 세계를 조망하는 첫 번째 아시아 회고전이자, 한국에서 처음 선보이는 개인전이다. 신본사 1층부터 3층까지 이르는 공용 문화 공간 '아트리움'부터 미술관 로비, 지하 6개 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 맞춰 새롭게 프로그래밍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미술관에 들어서는 관객들은 로비에 달린 지름 3미터의 거대한 3D 원형 조각 '블루선'과 가장 먼저 조우한다. '블루선'은 태양을 표현한 것으로 작가가 10년간 NASA와 협업해 만든 작품이다. 지하 전시장의 첫번째 작품은 '샌드박스'는 미국 LA의 산타 모니카 해변에서 진행한 공공프로젝트를 실내로 옮겨왔다. 거대한 인공 해변에서 관람객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한바탕 '놀이'에 참여함으로써 공간을 함께 점유하고 서로 연결되고 바라보고 함께 있다는 경험을 주고자 했다.

이 밖에 전시된 모든 작품들은 키네틱 조각, 생체측정 설치작품, 사진, 상호반응 우물, VR(가상현실), 나노 기술, 사운드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최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구현했다. 관객의 맥박 소리와 목소리를 감지해 빛으로 표현하고, 관객이 머물렀던 시간에 따라 줄자가 움직인다. 작품의 크기와 형태, 구현 방식 모두 제각각이지만 공통점은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야 비로소 완성된다. 우리의 일상을 둘러싼 뉴스, 문학, 취조실 거울, CCTV와 같은 감시 장치를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를 맺는 도구로 활용한 것이 흥미롭다.

전시 제목을 데이터 과학 용어인 '디시전 포레스트'(Decision Forest)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관람객의 선택, 관람객과 작품의 상호작용에 따라 얻을 수 있는 결과값을 의미하기도 한다. 통제할 수 없는 대중의 본성, 불완전한 지각의 과정, 불확실하고 규정되지 않은 공간에서 발휘되는 창의성 등 여러 가지 개념의 집합이다.

로자노헤머는 "세계 여러 장소에서 전시를 했지만 같은 작품이어도 대중들의 반응은 나의 고정관념을 깰 만큼 다 달랐다"며 "기술의 양면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이번 전시에 대해 한국 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지 몹시 궁금하다"고 말했다.

전승창 아모레퍼시픽미술관 관장은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객이 직접 작품에 참여하면서 지금까지 느끼지 못했던 특별한 감각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작품들이 전하고 있는 사람을 향한 따뜻한 시선, 그리고 작품과 관람객 간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대중과 함께 열린 마음으로 호흡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방향성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라파엘 로자노헤머: 디시전 포레스트' 전시는 3일부터 오는 8월26일까지 서울 용산구 아모레퍼시픽미술관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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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영윤 기자 young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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