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리포트] 새마을호의 마지막 질주..반세기 만에 역사 속으로
[앵커]
70~80년대 특급열차, 하면 단연 '새마을호'였죠.
6시간 걸리던 서울에서 부산 거리를 4시간 10분으로 줄였습니다.
당시로서는 파격적이던 호화 객실과 고급 식당까지...
새마을호는 풍요로운 산업화의 상징이었습니다.
1969년 관광호로 출발한 뒤 새마을 운동이 한창이던 1974년, 새마을호로 이름을 바꾸었고, 지금 우리에게 익숙한 열차는 86년부터 도입한 2세대 새마을호인데요,
반 세기 가까이 승객을 실어나른 새마을호가 오늘(30일) 영원히 철로를 떠납니다.
새마을호 마지막 열차에 타고 있는 장혁진 기자 연결합니다.
장 기자, 새마을호 마지막 열차에 타고 있죠?
종착역은 어디인가요?
[기자]
네, 전북 익산에서 7시 반쯤 출발한 이 열차는 오늘(30일) 밤 11시 10분 경 서울 용산역에 도착합니다.
일반실과 특실 모두 빈 자리가 없을 만큼 승객들로 가득한데요.
이미 한 달 반 전에 열차의 모든 좌석이 매진됐습니다.
제가 탄 이 열차는 1986년에 도입된 2세대 새마을호입니다.
우연찮게 올해 서른세 살인 제 나이와 같은데요,
사람과는 다르게 열차의 수명은 30년 정도이기 때문에 이 열차는 이번 운행을 마치면 폐차 처리됩니다.
마지막 새마을호를 탄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노성용/전북 익산시 : "초등학교 때 처음 새마을호를 탔었는데 벌써 없어진다고 하니까 아쉽고요. 아이들에게 마지막 새마을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일부러 시간 내서 (타게 됐습니다.)"]
[손영상/기관사 : "이 열차를 10년 가까이 운행했는데 오늘 마지막으로 운행한다니 참 서운한 마음이 많이 듭니다. 마치 정든 친구를 떠나보내는 (마음입니다.)"]
열차 곳곳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있습니다.
운영을 멈춘 식당 칸의 메뉴판은 빛이 바랬고, 명절 마다 보따리가 가득 실렸던 선반들과 손 때 묻은 팔걸이는 그 시절 정겨운 풍경을 떠올리게 합니다.
새마을호가 떠난 자리는 신형 전동열차인 ITX-새마을호가 대신합니다.
새롭고 빠른 것만 살아남는 시대지만 새마을호의 퇴장에는 아쉬움과 애잔함이 남습니다.
지금까지 새마을호 마지막 열차에서 전해드렸습니다.
장혁진기자 (analogue@kbs.co.kr)
Copyright © K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