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표심 의식했나..'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서울 10곳 포함

성문재 입력 2018. 4. 24. 16:18 수정 2018. 4. 25. 08:3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올해 뉴딜사업 선정 기준 확정
국공유지 있는 수색, 상암 등 유력
은평, 송파, 강서, 양천구도 거론
8월께 서울 포함 전국 100곳 선정
국토부 "시장 과열 땐 대상서 제외"
[이데일리 이동훈 기자]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작년 집값 급등을 이유로 도시재생 뉴딜사업 시범사업 선정에서 배제됐던 서울이 올해 사업 선정 신청 자격을 얻었다. 앞서 박근혜 정부에서 서울 종로·도봉·노원·구로·용산구 등이 도시재생 사업지로 선정된 바 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추진 중인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서울이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정부의 고강도 규제책이 올 들어 효과를 보면서 부동산시장이 어느 정도 안정된 데 따른 것이다. 서울 내 유력 후보지로는 유휴 국공유지가 있는 수색과 상암을 비롯해 은평·송파·강서·양천구 등의 빌라 밀집지역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지난달까지만 해도 서울의 도시재생 뉴딜 포함 여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던 정부가 돌연 마음을 바꾼 것에 대해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표심(票心)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방의 경우 혁신도시 개발로 구도심의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 만큼 도시재생 뉴딜사업 추진 전에 이를 반영한 도시기본계획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서울, 저층 주거지 가장 많아”…집값 과열땐 취소

김이탁 국토교통부 도시재생사업기획단 단장은 24일 “도시재생 사업 측면에서 보면 가장 쇠퇴한 저층 주거지가 많은 곳이 서울”이라며 “낙후한 저층 주거지를 개선해야겠다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올해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에 서울을 포함시켰다”고 밝혔다. 정부는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주재로 제11차 도시재생특별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8년도 도시재생 뉴딜사업 선정계획안’을 심의·의결했다.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최대 예산(600억원)을 배정받은 서울은 올해 7곳이 재생사업지로 선정될 전망이다. 여기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한국토지주택공사(LH)·코레일 등 공공기관이 제안하는 사업까지 포함하면 도시재생 뉴딜사업 대상지는 최대 10곳으로 늘어날 수 있다. 작년에는 시·도별 3곳씩 선정하는 균등개수 배분 방식이 적용됐지만, 올해는 지자체의 자율성을 확대해 시·도별 예산총액 범위 내에서 사업유형과 사업지 수를 탄력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서울시 25개구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여 있고 강남·서초·송파구 등 11개구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는 만큼 부동산시장 불안을 유발할 가능성이 적은 지역을 대상으로 사업지 선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서울시가 자체 기준을 마련해 부동산시장 안정지역(구)을 골라낸 뒤 오는 7월초 뉴딜사업을 신청하면 8월 말께 도시재생특별위원회가 심의해 최종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집값 과열의 불씨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서울의 경우 원칙적으로 부동산시장 자극 우려가 적은 중·소규모 사업만 선정 가능하다. 서울시는 후보지역으로 코레일 차량기지가 있는 수색을 비롯해 상암, 광운대역 인근 등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 도시재생전략계획’에 포함된 133개 지역 중 은평구와 강서구, 양천구, 송파구 등의 저층 빌라 밀집지역도 낙후된 주거지로 분류된다.

국토부는 사업 신청부터 선정, 착수 단계에 걸쳐 해당 지역과 인근 지역까지 부동산시장 상황을 점검함으로써 집값 과열을 원천봉쇄한다는 계획이다. 시장 과열이 나타나면 적격성 심사와 도시재생특위를 통해 사업 대상에서 즉시 제외할 뿐만 아니라 2019년도 뉴딜사업 선정 대상에서 배제하고 선정 물량도 제한하는 등의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달 들어 서울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 집값이 하락 전환하고 서울 전체 집값 상승폭도 다소 둔화되긴 했지만 아직 시장이 안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노후 주거지에 사는 유권자들을 겨냥한 정치적 판단으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구도심 살리기 초점 맞춰 계획 다시 짜야”

정부는 올해 서울 7곳을 포함해 총 100곳 안팎의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를 8월까지 선정할 예정이다. 이 가운데 70% 수준인 70곳을 시·도에서 선정하도록 했다. 나머지 30곳은 지자체 신청형 15곳, 공공기관 제안형 15곳으로 정부가 선정한다.

올해 뉴딜사업 선정은 노후주거지 정비 및 도시경쟁력 회복 등 도시재생 뉴딜정책 목표 실현, 지역특화 자산 활용, 국정과제 실현, 도시문제 해결 등을 위한 사업에 주안점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발표한 도시재생 뉴딜 로드맵에 따라 청년 스타트업 지원 등을 위한 혁신공간 조성 사업, 지역기반 도시재생 일자리 창출효과가 큰 사업 등이 우선 대상자로 선정될 전망이다.

또 역사·문화, 경관특화, 골목상권, 여성친화, 농촌 특화발전 등 범정부적 협업을 통해 지원할 수 있는 지역 특화사업을 10곳 정도 선정하고 스마트시티형 도시재생 뉴딜 사업도 5개 내외를 선정해 사업비를 추가 지원한다. 도시안전, 장기미집행 시설 해소 등 도시문제 해결과제와 연계된 사업도 포함된다.

한편 이날 도시재생특위는 ‘2017년도 선정 도시재생 뉴딜 시범사업 선도지역 지정안’도 확정했다. 작년 선정된 시범사업 68곳 중 전략계획이 불필요하거나 이미 수립된 곳을 제외한 나머지 50곳이 선도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시범사업지 모두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사업 착수에 나설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주거 수요가 부족한 지방의 경우 신도시 개발과 구도심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지방에서는 혁신도시 등 개발계획을 추진해왔는데 기존 구도심도 다시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라며 “지방의 뉴딜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신도시를 그만 개발하고 구도심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춰 도시기본계획부터 다시 짜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이탁 단장은 “도시재생 뉴딜사업 성과를 조기에 체감할 수 있도록 시범사업을 우수사례로 발전시킬 것”이라며 “올해부터 시작되는 본 사업도 차질없이 추진해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