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년간 출입금지..베일 벗기 시작하는 동해안 비경

이상헌 입력 2018. 4. 24.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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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 외옹치 '바다향기로'를 찾은 관광객과 시민이 탐방로를 걸으며 휴일을 즐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국구 와글와글-36] 강원 동해안 비경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는 탐방로가 하나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수십년 동안 출입이 통제돼 온 해안이 잇따라 개방되면서 탐방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지난 12일 강원 속초 외옹치 해안이 '바다향기로'라는 이름으로 65년 만에 개방됐다. 외옹치 해안은 1953년 휴전 이후 사실상 민간인 출입이 통제돼 온 곳으로 1970년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해안경계 철책이 설치되면서 완전히 차단됐다. 그러나 2014년 롯데가 외옹치에 리조트 건설을 추진한 데 이어 2016년 4월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관광특구 활성화 지원사업'에 속초시가 신청한 '바다향기로 조성사업'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개방 작업이 진행됐다. 바다향기로는 속초해수욕장∼외옹치 해안∼외옹치항 1.74㎞ 구간으로 조성됐다. 속초해수욕장 구간 850m는 속초시가, 나머지 구간은 외옹치에 리조트를 운영 중인 롯데가 맡아 공사를 진행했다. 탐방로엔 전망대와 벤치 등 편의시설과 함께 공연할 수 있는 문화공간이 들어섰다. 특히 해안경계 철책 일부를 남겨 과거 무장공비 침투지역이라는 점을 관광객들이 알 수 있게 했다.

앞서 지난해 6월 강릉엔 해안단구 탐방로인 '정동심곡 바다부채길(정동진~심곡 2.86㎞)'이 개통됐다. 이곳은 건국 이래 단 한 번도 일반에 개방된 적이 없다. 특히 2300만년 전 지각변동으로 일본이 한반도에서 떨어져 나가면서 동해가 생겼다는 학설의 근거지로 국내 유일 해안단구이자 전국 최장 해안단구(천연기념물 제437호)다. 옥빛 바닷물에 기암괴석, 주상절리, 절벽 위 소나무와 야생화 등 볼거리가 풍성해 탐방객이 줄을 잇고 있다. 1인당 3000원(일반 기준)의 입장료를 받는데도 주말과 휴일은 물론 평일에도 몰려드는 탐방객들로 만원을 이루고 있다. 지난달까지 63만명이 찾아 13억6000만원의 입장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강릉시는 KTX 개통 이후 폭발적으로 탐방객이 증가하자 2022년까지 53억원을 들여 정동진까지 탐방로를 연장해 힐링 로드를 조성할 계획도 갖고 있다.

아직 베일을 벗지 않은 해안길도 있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자랑하는 동해시 한섬 일원에 2020년 개통을 목표로 '감성 바닷길' 조성이 추진 중이다. 한섬 일원은 국내 최대 마린 포트홀과 파도에 의한 침식으로 생긴 길쭉한 원통 모양의 암석, 석회암 지대의 깊은 구멍 사이에 남아 있는 암석 기둥 등 비경을 자랑한다. 동해시는 내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탐방로 조성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특히 해안선을 따라 기존 지형지물인 기암괴석, 백사장, 몽돌해변, 어항, 군부대 소초 이동로를 최대한 활용해 자연경관 훼손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사업이 완공되면 파도와 함께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걷는 최고 힐링 로드로 손색이 없을 것"이라며 "지오투어리즘의 최고 명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삼척시 근덕면 초곡 용골 촛대바위를 중심으로 '해안녹색경관길(640m)'이 올해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해안길이 개통되면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야 볼 수 있었던 촛대바위를 해안데크를 따라 걸으며 감상할 수 있게 된다. 그동안 삼척시는 해안절경의 관광자원화를 위해 옹벽과 해안데크 등 기초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해 왔다. 삼척시는 초곡 용굴과 촛대바위에 접근 가능한 아치교와 전망테크 등을 설치할 계획이다.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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