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서 가장 아름다운 섬, 롬복

김문주 TRAVELER 객원기자 2018. 4. 24.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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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박5일 여행기
바다거북이와 함께 즐기는 스노클링은 길리 여행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한진관광제공


왜 굳이 떠나느냐고 물었다. 저렴한 항공권을 찾고, 일정을 확인하고, 다시 제 몸만 한 가방을 풀었다 싸는 일이, 결국 돌아오기 위한 과정일 뿐이라면 버겁지 않느냐고 했다. 알려주고 싶었다. 빠르게 걷지 않아도 즐겁다는 것을, 느려도 행복함을, 혼자 고립됐지만, 정신적으로는 충만해졌음을, 롬복을 추천하고 싶었다.

Day 1 인천-롬복 출발기

공고 문구처럼 어느 날 문득, 인도네시아 롬복(Indonesia, Lombok)이 내게로 왔다. 다람쥐 쳇바퀴 같은 무난한 일상과 날카로운 사람들에 지쳐 특별한 탈출구가 필요한 참이었다. '인도네시아'를 떠올릴 때 사람들은 거의 반자동으로 '발리(Bali)'를 떠올리지만, 사실 두 팔 두 다리 뻗고 진정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롬복만큼 안성맞춤인 여행지도 드물다.

롬복은 인도네시아 발리 동쪽 부근의 섬으로 발리 와는 약 35킬로미터 정도, 비행기로는 30분 거리에 있다. 소박한 롬복 공항에 도착한 순간, 발리 와는 또 다른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거대한 야자수 사이로 보이는 빼어난 경치와 시원스럽게 펼쳐진 해변은 고된 일상에서 벗어나 아무것도 예측할 수 없는 여행자의 세상으로 넘어왔다는 짜릿한 확신을 준다.

아시아의 킬리만자로 산이라고 불리는 린자니 산.

Day 2 린자니산에서의 치유시간

지나치면 모자람만 못하다 했지만, 롬복의 경우는 예외다. '론니플래닛이 선정한 세계 10대 파라다이스 중 하나', '영국 BBC 방송이 선정한 지구상에 현존하는 가장 아름다운 섬 BEST 3' 등 화려한 명성과 수식어는 롬복의 탁월한 매력과 개성을 설명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

여행 첫날, 아시아의 킬리만자로 산(Kilimanjaro Mount)이라고 불리는 린자니 산(Rinjani Mount)을 찾았다. 섬 한가운데 자리한 린자니 산은 인도네시아에서 두 번째로 높은 휴화산이다. '린자'는 계단, '니'는 천국이라는 뜻으로 산을 탄다는 자체가 천국의 계단을 오르고 있다는 성스러운 의미다.

짙푸른 숲으로 뒤덮인 산책로가 열대 우림의 신비로움을 더하는 천국의 계단을 걷다 보면, '베낭 스또끌 폭포(Benang Setokel Waterfall)' 와 '베낭 끌람부 폭포(Bengang Kelambu Waterfall)' 를 만날 수 있다. 인근 마을 사람들은 폭포의 물줄기를 맞으면 지병이 낫는다고 믿는다.

베낭 스또끌은 현지어로 실 무더기라는 뜻. 3개의 큰 물줄기가 마치 하얀 실처럼 엉켜, 절벽 아래로 곤두박질 치는 모습이 웅장하면서도 부드럽다. 좀 더 안쪽에 자리한 베낭 끌람부는 물줄기가 여러 갈래로 퍼지는 것이 인상적. 계곡을 흐르던 물이 절벽과 만나는 폭포가 아니라 땅속을 흐르던 지하수가 절벽으로 그대로 떨어져 만들어졌다고 한다. 그래서 폭포 이름도 현지 말로 커튼을 의미하는 '끌람부'다.

Day 3 '윤식당' 길리 트라왕안

메인 셰프 윤여정이 고기와 당면을 볶고 훈남 매니저, 이서진이 손님을 응대하고, 사랑스러운 보조 셰프 정유미가 수영하던 곳. 〈윤식당〉의 실제 무대 길리 트라왕안(Gili Trawangan)이 궁금했다.

길리 트라왕안은 롬복 부근에 자리한 3개의 아름다운 섬 중 하나로, 롬복 내 선착장인 방살 항구에서 보트로 15분 정도면 이동 가능하다. 트라왕안, 아이르(Air), 메노(Meno) 섬은 모두 자연환경 보호를 위해 일체의 동력 교통수단은 허용치 않는데, TV 화면처럼 말을 이용한 마차 혹은 자전거가 유일하다. 트라왕안은 해변도로를 따라 천천히 걸어도 2시간이면 섬 한 바퀴를 다 돌 수 있을 만큼 작은 섬이다. 한낮의 태양이 매우 뜨거워 몸이 따갑기도 하지만, 습도가 낮은 탓에 불쾌한 느낌은 없다. 북쪽 해변에 자리 잡은 TV 속 〈윤식당〉을 기준으로 서쪽으로는 레스토랑, 카페, 리조트가 밀집해 있으며 동쪽으로는 기념품점과 노점들이 촘촘히 자리해 있다. 개인적으로 이곳 에서의 여행은 자전거가 제격. 자전거로 섬 전체를 둘러봐도 고작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다.

조용하고 한적한 트라왕안 바닷가

Day 4 바다거북과 함께하는 수영

길리에서는 뭐든 자유다. 원하는 일정을 원하는 시간에 스스로 하면 된다. 한낮의 태양을 즐기며 서핑, 다이빙, 스노클링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며 호텔 방에서 온종일 책을 읽어도 뭐라 하는 사람이 없다. 다만, 유일하게 추천하고 싶은 것은 바다거북과 함께하는 수영이다.

트라왕안을 찾은 여행자들은 바다 수영과 스노클링을 즐기기 위해 근처 메노 섬이나 아이르 섬을 찾는다. 상대적으로 개발이 덜 돼 있어 더 순수한 자연경관을 만끽할 수 있는 탓이다. 배 밑바닥에 유리를 깐 고속 보트를 타고 약 30분을 달리면 스노클링의 주요 무대인 메노 섬이 나온다.

투명하고 깨끗한 바닷속에서 다양한 산호초와 이색 열대어들이 유영하는 모습은 언제 봐도 흥미진진하다. 바닷속 세상에 한참을 심취해 있다가 발밑을 내려다본다. 거북이 한 마리가 무심한 듯,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해가 질 때쯤 해변 중앙에 있는 대형 그네는 좋은 사진 스폿이 된다.

Day 5 매직아일랜드의 비밀

오후가 되고 해질 무렵이 되면 길리 섬은 한층 로맨틱해진다. 순간적으로 탄성이 터진다. 붉게 물들어가는 하늘, 구름을 감싸 안으며 저편으로 사라지는 빛의 향연에 홀려서다. 물이 급하게 차오르는 바다 한가운데에는 그네가 있다.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네 주변으로 몰려들어 석양을 감상하고 연신 셔터를 누른다.

여행하는 동안은 '지금, 여기'가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된다. 지나가버린 어제를 후회하거나 아직 오지 않을 내일을 고민하기보다는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즐길 것!

사람들은 길리를 '매직 아일랜드'라고도 부른다. 한 번 섬을 방문한 사람은 반드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애칭 그래도, 머지않은 미래에 롬복으로 가져갈 짐을 꾸릴 내 모습이 보인다.

●알고 떠나자

비자 - 관광목적에 한해 최대 30일 무비자가 가능하다.
비행시간 - 대한항공 직항 편 전세기를 이용하면 약 7시간 후 롬복 공항에 도착한다.
시차 - 한국보다 1시간 느림
화폐 - 루피아(IDR, 100 IDR = 7.78원)
평균기온 - 30도
전압 - 220V
*인도네시아 인구의 약 88%가 이슬람교도로 원칙적으로는 음주 및 판매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관광객과 외국인에 한해서는 허용된다.
문의 - 인도네시아관광청(http://www.tourismindonesia.com)·한진관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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