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아버지로 알았는데"..'아버지 살해' 로 드러난 출생의 비밀

이상휼 기자 입력 2018. 4. 19. 17:06 수정 2018. 4. 19.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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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의 친형 주모씨(62)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씨의 아들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주씨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법원과 수사기관에 따르면 주씨와 숨진 피해자는 평생을 친부자 관계로 알고 지냈다.

경찰은 호적상 주씨와 피해자가 父子 관계로 적시돼 있어 '존속살인' 혐의로 송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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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최진모 디자이너

(의정부=뉴스1) 이상휼 기자 = 국회의원의 친형 주모씨(62)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주씨의 아들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주씨의 친자가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19일 법원과 수사기관에 따르면 주씨와 숨진 피해자는 평생을 친부자 관계로 알고 지냈다.

주씨는 "실제 피가 섞인 아버지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전혀 모르며, 숨진 아버지가 내 진짜 아버지다"고 이날 법정에서 진술했다.

소위 막장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이 사건의 피해자와 가해자 관계는 수사 과정상의 '유전자 검사'에서 우연히 밝혀졌다.

일반적인 살인사건 수사에서는 친자확인 절차를 거치지 않는데 이번 사건은 발생 초기 용의자가 '아들'로 특정되면서 유전자 검사가 이뤄졌다.

범행 현장에서 피해자의 혈흔과 용의자의 DNA를 확보해 친생자여부를 정밀감식한 결과 유전자 정보가 다른 것으로 나왔다.

이 때문에 경찰은 수사 초기 범인이 '아들이 아니거나 공범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가정하에 수사를 진행했다.

2월27일 오전 9시30분께 구리시 수택동의 아파트에서 아버지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주씨는 도피생활 8일 만인 3월7일 서울시 중랑구의 길거리에서 행인과 시비 끝에 경찰에 체포됐다.

경찰은 호적상 주씨와 피해자가 父子 관계로 적시돼 있어 '존속살인' 혐의로 송치했다.

검찰은 '부자 관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살인 혐의로 주씨를 기소했다.

법적으로 부모 자식관계는 '친생자'와 '양자 관계' 2가지다.

양아들이 양부를 살해하면 '존속살인' 혐의가 적용된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서로 친생자 관계가 아니라는 사실을 모르고 살았다면 비록 호적상 부자 관계로 등재돼 있더라도 법적인 부자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

피해자와 주씨의 어머니 A씨는 1978년 주씨가 태어난후 혼인신고했다. 피해자와 A씨는 1998년부터 별거해왔지만 법적으로 이혼하지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결혼한 뒤 아기가 태어나면 친자로 강하게 추정할 수 있으나 혼인하기 전에 주씨를 낳았기 때문에 친생자 추정이 성립되기 어렵다"며 "이 사건과 유사한 사례에 대해 친생자 관계를 인정하지 않은 판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는 평생을 친자 관계로 알고 살았다. 계부와 의붓아들이라고 지칭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의정부지검은 의정부지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정길)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주모씨(39)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재판장은 주씨에게 "친아들이 맞느냐?"고 물었고, 주씨는 "맞다"고 주장했다. 이에 재판장은 "유전자 검사 결과 친아버지가 아니라고 판정됐다"고 밝혔다.

미혼에 전직 학원강사였던 주씨는 최근 별다른 직업 없이 PC방 등을 전전하다가 범행 당일 양부에게 '돈을 달라'는 얘기를 했고 야단을 맞자 홧김에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

흉기로 목을 찔러 즉사한 것을 알았음에도 수차례 더 찌른 이유에 대해 주씨는 "혹시나 정신이 깨어 있있으면 고통이 심하니까 최대한 빠르게 보내드리려 더 찔렀다"고 진술했다.

그러면서 주씨는 "평소 집에서 내가 담배를 피우는 문제 때문에 말다툼한 적은 있지만 아버지를 폭행한 적은 없다. 아버지와 나는 평생을 친부자 관계로 알고 지냈다"고 덧붙였다.

주씨에 대한 선고공판은 5월10일 오전 10시 열린다.

daidaloz@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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