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당신의 부탁' 임수정 "나이 듦은 내려놓는 것..엄마 역할도 편안해지네요"
한결 여유로워졌고 한층 단단해진 듯 보였다. 최근 스크린에서 보여주는 변화된 모습의 기원이 어디인지 조금 짐작됐다. “내가 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이 더 선명해졌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길을 담담하게 소개하는 배우 임수정(38)이다.
19일 개봉하는 영화 ‘당신의 부탁’(감독 이동은·제작 명필름)으로 관객 앞에 서는 임수정은 지난해 참여한 ‘더 테이블’에 이어 다시 ‘작은 영화’로 향했다. 다양한 시선을 담아내는 독립영화들에 관심을 두기 시작한 데는 계기가 있다.
“몇 년 전부터 영화제 심사위원으로 참여하는 기회가 종종 생겼다. 그때부터 적은 예산으로 만들어진 독립영화들을 진지하게 보게 됐다. 완성도나 소재부터 개성 있는 인재도 많았다. 관객이 이런 작품을 더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협업 기회가 생기면 덥석 덥석 물고 있다.” ● “20대엔 오직 연기 뿐, 30대엔 원하는 게 선명”
임수정은 영화 장르뿐 아니라 최근 다양한 분야로도 관심을 넓혀간다. 벌써 1년째 영화 주제의 팟캐스트 ‘필름클럽’을 진행하고 있다. 신작 소개도 그가 맡은 중요한 책임이다.
“신인 때는 뭐든 잘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할지 잘 몰랐다. 몰랐던 게 당연하기도 하지만. 지금보다 더 내성적이고, 약간 폐쇄적인 면도 있었다. 열정적이고 싶은데 정작 내가 원하는 걸 몰라 답답해했던 것 같다.”
내면의 답답함을 느끼면서도 임수정은 당시 자신을 대표할 만한 작품을 여러 편 완성했다. 스크린에서 처음 두각을 나타낸 영화 ‘장화, 홍련’을 시작으로 ‘...ing’, ‘새드 무비’ 등이다. 이후에도 ‘전우치’로 흥행을 맛봤고,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는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돌아보면 20대와 30대의 활동이 많이 다르다. 배우 이전에 두 나잇대 인간 임수정이 서로 많이 달라서였다. 20대 땐 오로지 연기밖에 몰랐다. 30대가 되니까 연기 말고도 재미있는 것들을 알게 됐고 원하는 게 분명해졌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그가 맞이한 변화는 또 있다. “내려놓는 법”도 배우고 있다고 했다. “크게 일희일비하지 않고 원하는 대로 사는 법, 불가피하게 포기해야 하는 일엔 아쉬워하지 말자는 마음이 크다”며 “좋아하는 걸 하기에도 사실 너무 바쁜 게 지금의 내 삶”이라며 웃었다.
“나이듦”은 시나리오를 보는 그의 눈까지 달라지게 한다.
영화는 임수정이 처음 ‘엄마’ 역할을 맡았다는 사실로 먼저 주목받았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다. 진짜 영화 속 인물이 된 듯한, 임수정을 만날 수 있다.
“아이를 낳은 엄마였다면 조금 달랐겠지만 난데없이, 하루아침에 엄마가 돼야 하는 효진이 겪는 당혹스러움이나 난감함을 표현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사실 몇 년 전부터 나에게 엄마 역할이 주어진다면 어떻게 할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지, 그러던 차였다. 그래서 거부하지 않았다.”
임수정은 엄마 역을 하면서 실제 자신의 엄마를 자주 떠올렸다. “우리 엄마는 나와 남동생 그리고 가정을 위해 헌신해온 분”이라며 “영화에 나오는 여러 상황의 엄마들을 보면서도 엄마라는 존재는 위대하다는 걸 새삼 알았다”고 했다.
● “채식 주제 다큐 등, 재미있는 일 원해”
요즘 임수정의 관심을 붙잡는 또 하나는 채식주의이다. 달걀과 유제품까지 먹지 않는 완전한 채식을 3년째 유지하고 있다. 먹는 일에서 신경 쓸 게 많지만 그는 “즐겁게 하고 있다”고 했다.
“가까운 일본 교토만 가도 채식인구가 엄청나다. 채식식당에 가서 음식을 먹어보니 하나의 정성스러운 요리가 나온다. 채식을 하면서도 맛의 즐거움을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신경을 쓴 요리들이다. 가끔 회사 다니는 친구들이 채식하고 싶은데 직장 다니고, 회식하다보면 너무 어렵다고 한다. 우리나라엔 채식 레스토랑이 너무 없어서 더 어렵다.” 임수정의 생각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최근 작품 기획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보니 채식을 주제로 하는 다큐멘터리를 구상하고 있기도 하다. 아직 구체화된 건 아니지만 요즘 그의 머릿속을 채우는 생각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Copyright © 스포츠동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홍상수X김민희, 결국에는 또..충격적인 행보
- '마약 스캔들' 황수정 "약물 알았지만.." 알고 보니
- [속보] 추신수, 2년 만에..예상 못한 결과
- 류현진, 왜 자꾸 이런 일이..벌써 두 차례나
- "산채로 가마솥에.." 이지혜 결혼1년도 안돼서..
- 남이슬, 돈 보내라는 母에 발끈 “이러다 국적 못 따” (고딩엄빠4)[TV종합]
-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뻔” 주상욱, 김동현에게 도전 (도시어부5)
- 이태곤, 수년간 방치된 옷방 정리→시계만 2억원 (살림남)[TV체크]
- 김연아, 여왕님의 포스…배우 데뷔해야만 [화보]
- 이상엽 결혼 소감, 미모의 아내 살짝 공개 “후회없이 사랑할 것” [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