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삼성 보니야, 투수 나바로 가능?

조회수 2018. 3. 27.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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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강민의 외국인 리포트] 삼성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기록-영상 포함)

2년 연속 9위에 그친 삼성은 지난 시즌 후 현역 메이저리거인 아델만과 계약하며 그와 짝을 이룰 외국인 투수 역시 강력한 투수로 채우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원하던 수준의 카드를 좀처럼 찾지 못하며 두번째 계약이 지연됐고, 결국 10구단 중 마지막으로 2월 중순에야 외국인 선수 구성을 마치게 됐다.

삼성이 고심 끝에 택한 두 번째 외국인 투수는 리살베르토 보니야다. 2012시즌 이후 주로 불펜으로 활용된 투수지만, 선발로도 활약이 가능하다. (프로통산 290경기 등판, 78선발) 지난 시즌에는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완투를 경험하기도 했다.

프로 데뷔 후 롱릴리프와 스팟 스타터(임시선발) 역할을 쭉 해왔고 경기 기록이 없는 2015년을 제외하고는 최근 4년 간 모두 100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이닝이터 스타일은 아니지만 선발 자리가 생소한 투수는 아니다.

외국인 동료 팀 아델만과 함께한 보니야 (사진: OSEN)

지난 시즌 비슷한 금액을 투자하며 외국인 투수에 대해 저비용 고효율 영입 전략을 취했던 넥센(265만 달러→18시즌 275만 달러)과 달리 삼성은 260만 달러였던 작년보다 65만 달러가 오른 325만 달러를 투자했고 10구단 가운데 KIA, SK에 이어 3번째로 많은 돈을 외국인 선수 구성에 지출했다. 과연 보니야는 삼성의 기대에 맞는 활약을 보일 수 있을까?

* 보니야 인터뷰 영상


# HISTORY

리살베르토 보니야의 프로필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인 보니야는 2008년 아마추어 FA로 필라델피아와 계약하면서 미국프로야구에 입성했다. 2009년 19세의 나이로 고국에서 열린 섬머리그에서 11경기 선발등판하는 동안 6승(2완봉승)과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3시즌 동안 더블A까지 순조롭게 승격한 그는 2013시즌 앞두고 필라델피아가 마이클 영을 트레이드할 때  현재 두산 소속인 린드블럼과 함께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했다. 

13시즌을 트리플A에서 시작했지만 7점대 ERA를 기록하며 그야말로 매운 맛을 봤다. 이후 강등됐는데,  더블A레벨에서는 불펜투수로 30.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평균자책점 0.30으로 철벽이었다.

2014시즌 다시 도전한 트리플A에서도 4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롱릴리프와 스팟 스타터로 활약했고 9월 확장 로스터 기간에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승격을 이뤘다. 텍사스에서 5경기에 등판한 그는 선발 로테이션에도 합류해 3번의 선발등판에서 3승 2.12의 깜짝 활약까지 펼쳤다.

그러나 기대가 컸던 2015시즌 어깨 부상에 이어 팔꿈치 수술까지 받게 되면서 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시즌 종료 후 레인저스는 그를 웨이버로 공시했다. 다저스가 클레임을 걸어 데려왔지만, 선발 뎁스가 두터운 다저스는 그에게 내줄 자리가 없었고 한 시즌 만에 신시내티로 이적했다.

신시내티에서는 트리플A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메이저리그를 오가며 스팟 스타터와 롱 릴리프로 활약했다. 그렇지만 정작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8점대 ERA로 부진하며 메이저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가 삼성 라이온즈의 오퍼를 수락하면서 KBO리그 도전에 나서게 됐다.


# 플레이스타일

보니야의 프로 통산 성적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최고구속은 95마일(153km/h)을 상회하며 평균 구속은 92마일(148km/h)의 속구를 구사할 수 있는 투수다. 기록상으로는 포심 패스트볼로 분류되지만 선수 본인에 따르면 투심 패스트볼이고 실제 영상에서도 투심과 싱커처럼 떨어지는 무브먼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일반적으로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는 선수들과는 다르게 땅볼보다 뜬공의 비중이 더 높았다.

미국 야구시절 좋은 평가를 받은 체인지업은 좌-우타자 모두에게 활용하기 위해 그립과 손목 각도를 달리해서 던진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보니야는 체인지업을 좌타자와 우타자 모두에게 골고루 활용했다.

아무래도 구사할 수 있는 구종이 다양하지 않은 때문인지 던지는 방식을 달리해 구종의 단순함을 어느 정도 보완하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커브도 구사할 수 있다. 제 3 구종이지만 효과가 큰 구종으로 속구와 체인지업과 달리 땅볼 유도율이 높았다.  다만 지난해 커브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커브의 BABIP(인플레이타구의 피타율)는 0.423으로 타율 0.297과 차이가 상당했고  FIP도 ERA보다 거의 1.5 이상이 낮았다. 수비가 좋지 않은 신시내티 내야로 인해 고전한 케이스라고 볼 수 있다.

보니야의 MLB 레퍼토리 (출처: Brooksbaseball) ⓒ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구종은 단순하지만 속구와 체인지업 조합을 통해 삼진을 솎아내는 닥터K 타입으로, 마이너리그에서는 9이닝당 10개에 육박하는 삼진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볼넷은 9이닝 당 3개 정도만 내주면서 파이어볼러임에도 평균 이상의 제구력은 보였다.

하지만 구위로 타자를 누르지 못한 메이저리그 무대에서는 삼진이 줄었고 피홈런도 많이 맞았다. 타자들과의 승부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하자 정면승부를 하지 못하고 어렵게 타자들을 상대하다 볼넷을 내주는 경우가 잦았다.

메이저리그 레벨에서는 한계를 보였지만 KBO리그 타자들을 구위로 누를 수 있다면 삼진쇼를 보이며 시원시원한 피칭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과의 비교

보니야와 비교대상인 KBO리그 외국인 투수들의 주요 기록 ⓒ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

보니야는 올시즌 타 팀의 외국인 투수들과는 구분되는 유형이다. 삼진 능력이 뛰어난 닥터K형 투수는 타고투저 현상이 심화된 KBO리그에서 보기 힘들었다. 또한 변화구로 슬라이더를 주로 구사하는 KBO 리그에서 커브를 주무기로 하는 투수라는 점도 눈길이 가는 선수다.

지난 시즌 롯데가 긴급 영입해 전반기 활용한 애디튼이 흔치 않은 커브-체인지업 조합의 투수였는데 보니야는 그보다 구속이 훨씬 빠른 파워피쳐라는 점에서 구분된다.

7월 11일 등판을 끝으로 웨이버 공시된 애디튼은 기복있는 투구를 보이는 와중에도 체인지업은 종종 위력을 발휘했다. 유망주 시절부터 좋은 평을 받았던 보니야의 체인지업이 KBO 타자들을 상대로 어느정도 위력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타고투저 기간 동안 KBO리그 최고의 닥터K로 군림했던 팀 선배 밴덴헐크는 보니야처럼 패스트볼 비중이 상당히 높은 투수였다.  당시 홈런 허용률이 높은 대구구장을 홈구장으로 하면서도 장타 억제능력이 좋았던 투수였다.

다양한 구종을 구사하는 투수는 아니었지만 제1 변화구인 슬라이더가 150KM를 상회하는 속구의 위력을 극대화시켰다. 닥터K 유형의 보니야가 밴덴헐크의 사례를 재현할 수 있을지가 올시즌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 체크 포인트

보니야에게 있어 KBO리그 성공의 관건은 타자들을 구위로 누를 수 있느냐다. 타고투저 트렌드가 지속되며 대다수 팀이 홈런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고 발사각도와 타구 스피드에 대한 관심도 고조된 상태다. 초반 힘 싸움에서 밀리며 난타당하게 되면 그리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타자친화구장인 라이온스파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도 장타 억제가 중요하다. 마이너리그 시절 그는 9이닝 당 0.7개의 피홈런만 허용했다. 반면 메이저리그에서는 두 배가 많은 1.6개였다.

특히 타자 친화 구장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가 홈인 신시내티에서 뛸 때 그 수치가 상당히 높아졌다. 메이저리그에서 많은 땅볼을 유도한 커브가 어느정도 위력을 발휘하느냐도 주목할 대목이다.

* 보니야의 메이저리그 시절 투구 히트맵

보니야 투구 히트맵(출처 : Baseballsavant)

스트라이크존 적응도 중요한 숙제다. 최근 조정이 있긴 하지만 KBO리그의 존은 메이저리그에 비해 들쭉날쭉하다. 제구력이 아주 뛰어난 투수는 아니라 시즌 초반 스트라이크존 적응에 실패할 경우 볼카운트 싸움에서 열세에 몰릴 수 있다. 다행인 점은 아웃코스를 즐겨 구사하는 경향이 있는데 KBO리그의 스트라이크 존은 바깥쪽 공에 후한 편이다.

선수 커리어 내내 선발과 불펜을 오간 점도 벤치에서 각별히 신경써야 할 부분이다. 삼성은 이미 알프레도 피가로라는 사례가 있다.

2015시즌 피가로는 삼성 합류 직전 2년간 미국에서 활약할 때 중간계투로 뛰었다. 직전 시즌 부상을 당했었고 커리어하이 이닝(150이닝)을 소화한 적이 7년 전이었던 피가로는 전반기 이닝이팅 능력을 보여줬지만 후반기 어깨 이상 등으로 갑작스레 추락했었다.

보니야의 경우 임시 선발로 자주 나서다 보니  커리어 최다 이닝 소화가 111이닝으로 적지 않긴 하나, 사실상 풀타임 선발투수로 첫 도전이다. 이닝과 투구수가 관리가 필수적이다.

그간 자취를 감춘 파워피처, 리그의 대체적인 흐름과 달리 슬라이더를 던지지 않는 보니야를 영입한 것은 상당히 파격적인 선택이다.  이 선택은 삼성의 암흑기를 끝낼 신의 한수가 될까, 아니면 또다시 마운드 구상을 붕괴시킬 것인가? 27일 KIA를 상대할  보니야가 밴덴헐크를 연상시킬 피칭을 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록 출처 및 참고 : 베이스볼 레퍼런스, 베이스볼 아메리카, 브룩스 베이스볼, 위키피디아, 팬그래프, 베이스볼 프로스펙터스, Baseballsavant, NPB, KBReport.com, 스탯티즈,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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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정강민 / 감수 및 편집: 김정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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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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