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공사-IBK 챔프전, 누가 우승하든 'V리그 새 역사'

김영국,박진철 2018. 3. 2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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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도로공사 '첫 우승' vs IBK '최초 4회 우승'.. 선수·관중 대결 '스토리 풍성'

[오마이뉴스 글:김영국, 사진:박진철]

제대로 만났다. 누가 우승하든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다.

도드람 2017~2018시즌 V리그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 얘기다. 정규리그 우승 팀인 한국도로공사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한 IBK기업은행은 오는 23일부터 여자배구 왕좌를 가리는 챔피언결정전에 돌입한다. 챔피언결정전은 31일까지 5전 3선승제로 진행된다.

두 팀의 대결은 시작 전부터 숱한 스토리를 예고하고 있다. 먼저, 누가 우승을 하든 V리그 14년 역사에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된다.

한국도로공사가 우승할 경우, 팀 자체적으로 V리그 출범 이후 최초 우승이 된다. 또한 여자배구 전 구단이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경험하는 기록을 세운다. 여자배구 6개 구단 중 도로공사만 유일하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기 때문이다. 정규리그 우승은 올 시즌까지 3번이나 차지했다. 그러나 챔피언절경전은 3번 올라갔지만 모두 우승에 실패했다.

도로공사는 지난 시즌 최하위(6위)를 기록했다. 직전 시즌 꼴찌가 바로 다음 시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한 경우도 극히 드문 일이다. 이번에 우승한다면, 지난 2005~2006시즌 흥국생명이 신인 김연경(192cm)의 독보적인 활약으로 꼴찌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후 12년 만의 기록이 된다.

절호의 기회, 절박한 우승... 김천시민도 뜨거운 응원

도로공사에게 챔피언결정전 우승은 한 마디로 '절박함'이다. 이번에 우승하지 못하면 다음을 기약하기 어렵다. 세터 이효희(39세·173cm), 센터 정대영(38세·185cm)과 배유나(30세·182cm), 리베로 임명옥(33세·175cm), 외국인 선수 이바나(31세·191cm)까지 주전 멤버 7명 중 5명이 한국 나이로 30세가 넘는다. 세대교체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이자 절호의 우승 기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단 프런트도 이 점을 의식해 어느 해보다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FA 기간 동안 기존 주전 멤버들을 모두 붙잡았고, 최대어인 박정아까지 영입했다.

김천시와 시민들도 도로공사의 사상 첫 V리그 우승을 위해 매 경기 관중석을 가득 메우며 응원에 나섰다. 올 시즌 도로공사의 홈 경기 관중 수가 기록적으로 증가한 이유이다. 도로공사는 정규리그 경기당 평균관중 수가 3316명으로 지난 시즌보다 41%나 급증했다. 평균관중 수만 놓고 보면, 남녀를 통틀어 현대캐피탈(3343명)과 비슷한 수치로 2위를 차지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관중 1위(6823명), 2위(5560명), 3위(5467명)도 모두 도로공사가 달성한 것이다.

도로공사는 주전 레프트로 박정아(26세·187cm)와 문정원(27세·174cm)이 나선다. 라이트는 이바나가 책임진다. 센터는 정대영과 배유나, 세터는 이효희, 리베로는 임명옥이 선발로 나선다. 대부분 국제대회 등 큰 경기 경험이 풍부하고, 전 선수를 비교적 고르게 활용하는 토털 배구에 가까운 플레이를 한다. 또한 백업 멤버들까지 탄탄하게 뒤를 받치고 있다.

그러나 도로공사는 챔피언결정전에서만큼은 언더독(Underdog·약자가 강자를 이겨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3번 올라갔지만, 번번이 좌절했다. 최초 우승에 대한 주변의 큰 기대와 부담감을 극복하는 게 과제다. 특히 흔들릴 때 급격하게 무너지지 않아야 한다.

'최다 우승 팀' 도전... 확 높아진 '메디 의존도' 딜레마

IBK기업은행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 팀이다. 지난 2011년 8월에 공식 창단식을 연 막내지만, 3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명문 구단으로 우뚝 섰다.

IBK기업은행은 V리그에 처음 출전했던 2011~2012시즌만 4위를 기록했다. 이후 2012~2013시부터 올 시즌까지 6년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그 중 3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 우승할 경우 V리그 여자배구 사상 최초로 '4회 우승' 달성과 함께 '최다 우승 팀'라는 영예를 안게 된다.

지금까지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은 IBK기업은행, KGC인삼공사, 흥국생명이 똑같이 '3회 우승'의 기록을 갖고 있다. 이어 현대건설과 GS칼텍스가 각각 2회 우승을 차지했다.

IBK기업은행의 최대 강점은 V리그 최고의 외국인 선수가 있다는 점이다. 지난 시즌 IBK기업은행 우승의 주역인 메디(26세·184cm)는 올 시즌도 건재하다. 강력한 파워와 강철 체력으로 상대 팀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특징이다.

레프트 공격수인 메디는 기량도 출중하다. 지난해 세계랭킹 2위인 미국 국가대표팀 1군에 발탁돼 주요 국제대회에서도 맹활약했다. 사실상 자유계약 시절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메디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는 딜레마다. 도로공사를 상대로도 그 방식이 통할지 주목된다.

김희진-박정아 맞대결, 관중 1~2위 '볼거리 풍성'

IBK기업은행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주전 멤버가 대폭 바뀌었다는 점이다. 비시즌 동안 주전 레프트인 박정아가 도로공사로 FA 이적했다. 주전 센터인 김유리와 주전 리베로 남지연도 FA 보상 선수로 각각 GS칼텍스, 흥국생명으로 옮겼다. 주전 세터인 김사니까지 은퇴하면서 팀 전체적으로 큰 공백이 발생했다.

대신 국가대표 주전 센터인 김수지(32세·188cm)와 현대건설 주전 세터였던 염혜선(28세·178cm)을 FA로 영입했다. 또한 FA 보상 선수로 고예림(25세·178cm)을 데려왔다. 주전 멤버의 대변화로 시즌 중반까지는 경기력과 조직력이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후반기에 들어서면서 우승 후보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한국도로공사와 IBK기업은행은 전력도 비슷하고 흥행 요소가 많다. 그런 면에선 '환상의 대진'이다. 두 팀은 정규리그에서 6번 맞붙어 3승 3패로 팽팽했다. 관중 수에서도 여자배구 1~2위를 기록했다.  IBK기업은행도 올 시즌 관중 수가 51%나 급증했다. 정규리그 평균관중이 2183명으로 여자배구 팀 중 도로공사에 이어 2위다.

김희진과 박정아의 맞대결도 볼거리다. 두 선수는 지난 시즌까지 6시즌 동안 IBK기업은행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3번의 우승을 일궈낸 동료였다. 그러나 올 시즌은 팀을 달리해 V리그 왕좌를 놓고 맞대결한다.

오는 25일 김천 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지는 챔피언결정전 2차전은 지상파(KBS 1TV)에서 생중계한다. 여자배구가 지상파를 통해 배구팬들을 만나는 것도 오랜만의 일이다. 여자배구 챔피언결정전은 어느 해보다 뜨거운 화제를 쏟아낼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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