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한 달 살기, 가능할까-치앙마이 필수교양

2018. 2. 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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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태국의 치앙마이가 한국인 여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행 필자로서의 느낌은 제주도가 전 국민을 매료시키던 5~7년 전의 한국을 연상케 한다. 여행자들이 줄을 잇고 한 달살이가 시작되었으며 아예 이주를 원하는 사람들이 생겨날 정도이다. 그러나 정작 치앙마이의 기본에 대해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치앙마이는 알면서도 그곳이 태국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얼마 전 치앙마이를 여행하고 돌아온 30대 중반의 여성을 만났다. 그녀는 치앙마이에 홀딱 빠져있었다. 재방문 확률이 100%라고도 말했다. 치앙마이가 좋은 이유로 조용하고, 아름답고, 멋있고, 그리고 저렴한 경비 등을 들었다. 실제로 그녀가 치앙마이에서 친구에게 주기 위해 사 왔다는 목기를 구경해 보니 디자인의 완성도, 부드러움, 자연 친화 등 깊은 울림이 담겨있는 느낌이었다. 아름답다고 생각이 들면서도 어쩐지 탐욕과는 거리가 있는 것 같은 과묵함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치앙마이를 다녀온 그녀는 ‘가능하다면 이민가방이라도 가져가 잔뜩 사오고 싶은 마음’이었음을 고백했다. 알고 보니 한국의 적지 않은 소품 숍 사장님들이 돈을 잔뜩 싸들고 치앙마이를 찾아 싸고 멋진 물건들을 컨테이너 규모로 구입해 한국에서 고가 또는 적당한 가격으로 판매한다고 한다. 작품성, 흥행성, 경제성을 모두 갖춘 문화가 치앙마이에 존재한다는 뜻이다.

치앙마이는 태국 남쪽에 있는 수도 방콕에서 북쪽으로 700km 지점에 위치한다. 태국 북부 최대의 주인 치앙마이주의 주도이기도 한 치앙마이는 차오프라야 강의 지류인 ‘삥 강’ 기슭에 있다. 태국 제2의 도시로 알려져 있는 이곳의 인구는 20만 명이 채 되지 않는다고 한다. 물론 치앙마이 인접 도시, 즉 수도권 인구를 합하면 100만 명이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치앙마이를 찾는 관광객이 1년에 100만 명을 상회한다니, 치앙마이를 서성이는 사람들 2명 가운데 1명이 관광객이라는 뜻이다. 30대 여성의 마음을 사로잡은 치앙마이는 수공예품, 우산, 보석, 목공예가 발달한 도시이고 태국의 국가 종교인 불교 사원도 많이 있다. 치앙마이의 사원 가운데에는 우리나라의 ‘템플스테이’와 비슷한 ‘수행 프로그램’을 운영, 여행자들의 그간의 삶을 위로해 주고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워주는 시간을 제공해 준다.

이토록 좋은 치앙마이 여행의 발목을 잡는 것은 바로 항공료이다. 치앙마이가 한국은 물론 일본, 유럽인들이 애정하는 여행지가 되고 방문객 수도 급격히 늘어나자 항공사들이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항공과 숙박 앱인 스카이스캐너의 2018년 월별 인천-치앙마이 항공료의 대강을 살펴보니, 3월이 왕복 70만 원 선이다. 다른 날짜에도 암만 싸봐야 40만 원대에서 시작하는데, 가격이 저렴한 달은 현지 기후가 우기에 접어들었거나 생활하기에 편치 않은 시기라 그렇다. 항공 루트는 100만 원 가까운 직항이 있는가 하면, 홍콩이나 방콕을 경유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경우 출발부터 도착까지의 시간이 경우 공항 대기 시간 포함 10시간 안짝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치앙마이 여행을 계획한다면 최소 일주일, 길다면 보름 정도의 일정을 생각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첫 여행 또는 두세 번의 여행만에 한달살이 등을 계획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경험자들의 증언이다. 제주가 그랬듯, 일주일~보름 정도 머물 땐 천국 같은 느낌이지만 그들의 일상 속으로 들어갔을 때, 그들 문제가 아닌, 내 문제가 스멀스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트립어드바이저 기준 호텔 숙박료는 시설과 접근성에 따라 4만 원대에서 10만 원 초반까지 형성되어 있다.

[글 이영근(여행작가) 사진 위키미디어 지도사진 구글어스 캡쳐]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616호 (18.02.2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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