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여행, 낮보다 밤이 더 재밌는 이유
[오마이뉴스 이상기 기자]
▲ 동물 형태의 소형 손지갑 |
ⓒ 이상기 |
이곳 시장에는 의식주와 관련된 모든 물건이 팔리고 있다. 그렇지만 내 눈에 들어오는 것은 예술성이 있는 생활용품이나 수공예품이다. 그 중에서도 가방, 직물, 목공, 도자기, 은세공품, 종이공예품, 칠공예품, 고산족이 만든 수공예품의 수준이 높다. 가방은 큰 것보다는 소형 손지갑이 마음에 들었다. 가죽으로 코끼리, 호랑이, 사자, 양 같은 큰 동물도 만들고, 개구리, 무당벌레, 올빼미, 해마 같은 작고 예쁜 동물도 만들었다.
▲ 예술작품을 만드는 장인들 |
ⓒ 이상기 |
이곳에는 먹거리도 풍부하다. 꼬치 종류도 여러 가지고, 과일 종류도 여러 가지다. 우리는 저녁을 먹은 후 바로 이곳으로 왔기 때문에 꼬치에는 관심이 없다. 더운 지방에 왔으니,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몇 가지 과일을 시식한다. 그렇지만 이곳 계절이 우리로 말하면 겨울이어서 과일의 종류도 적고 맛도 떨어진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망고스틴, 람 야이, 잭 프룻 등 몇 가지 과일을 먹어보고 말린 망고를 구입한다.
해자와 성벽으로 이루어진 도성 이야기
▲ 치앙마이 도성 안 구시자지 개념도 |
ⓒ 이상기 |
이 도성이 처음 만들어진 것은 1296년 망라이왕에 의해서다. 그는 도성 내부에 왕궁과 사원을 설치하고 동서남북 성벽의 가운데 4개의 문을 설치하도록 했다. 이 중 가장 먼저 만들어진 것이 북문인 창뿌악(Chang Phuak) 게이트다. 창뿌악은 '흰 코끼리(White elephant)'라는 뜻으로, 왕실의 출입문으로 사용되었다. 동문은 타패(Ta Pae) 게이트로, '배를 댄다(Boat landing)'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동문을 통해 길이 핑강 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 동문인 타패 게이트와 성벽 |
ⓒ 이상기 |
그리고 도성의 네 모서리에는 성을 지키기 위한 망대 겸 장대를 설치했다. 이러한 성벽은 무앙캐오(Mueang Kaeo: 1495-1526)왕 때 보완되고 강화되었다. 그 후에도 도성에 수많은 변화가 있었겠지만 특별한 기록이 없다. 1800년경 차오카윌라(Chao Kawila)왕이 성벽을 강화하는 등 도성을 재건했다고 한다. 그러나 1930년대 중반부터 1945년까지 성벽과 성문이 많이 무너지고 훼손되었다. 그 후 1960년대 성문으로 이어지는 도로가 개선되었고, 1996/97년 성문과 성벽이 현재의 모습으로 재건되었다.
치앙라이 왕실사원인 와트 체디루앙
▲ 도시 기둥 |
ⓒ 이상기 |
그런데 불교의 영향으로 이 기둥 한 가운데 부처님이 자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사원에 두 개의 탑이 만들어졌다. 이 탑은 망라이 왕 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후 이 사원이 체디루앙 사원과 프라싱 사원 등에 밀려 사원으로서의 중요성이 떨어지게 되었다. 대중들은 인타킨 축제 때 도시 기둥을 찾아, 향, 꽃, 등을 바치며 경배를 한다. 깨끗한 물로 부처님을 관욕(灌浴)시킨다. 이러한 행위를 통해 대중들은 마음의 위안과 평화를 얻고, 번영과 풍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와트 체디루앙 |
ⓒ 이상기 |
이곳이 왕실사원으로 더 큰 위용을 갖추게 된 것은 삼팡캔의 아들인 틸로카라트(Tilokarat: 1441-1487)왕에 의해서다. 그는 1481년 탑을 82m 높이로 확장하였고, 와트 체디루앙을 치앙마이 최고의 사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1545년 지진으로 탑의 상단부가 무너져 42m 높이로 줄어들게 되었다. 1800년대 초에는 인타킨 사원에 있던 도시 기둥이 이곳으로 옮겨져, 체디루앙 사원은 정치와 종교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 치앙마이의 중심사원이 되었다.
▲ 와트 체디루앙 |
ⓒ 이상기 |
우리는 탑과 건물을 중심으로 체디루앙 사원을 한 바퀴 돌아본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도시 기둥을 이곳으로 옮길 때 심었다는 수호신 나무(Guardian tree)다. 양(Yang)이라 불리는 열대교목으로 그 높이가 50m는 되어 보인다. 그리고 그 옆에 도시 기둥이 있는데, 무슨 연유에선지 오색천으로 감싸놓았다. 탑으로 가기 전 우리는 중심법당을 잠시 살펴본다. 그곳 입구에는 용머리를 한 나가가 양쪽에서 지키고 있다. 법당의 박공에는 머리가 셋 달린 전설 속의 코끼리(Erawan)상이 둘 있다고 하는데 찾을 수가 없다. 자료를 보니 이들은 현재 박물관에 가 있다고 한다.
▲ 검은색 옥불 |
ⓒ 이상기 |
그런데 탑의 서쪽부분 앞에는 와불도 있고, 12간지를 나타내는 동물도 있고, 포대화상 같은 보살도 있다. 북쪽 부분에는 탁발승들의 모습도 보인다. 이들 조형물은 엄숙하고 경건하다기보다는 인간적이고 해학적으로 보인다. 이곳을 찾는 젊은 승려들도 자연스럽게 부처님을 경배하고 핸드폰을 가지고 놀기도 한다. 체디루앙 사원처럼 야간조명으로 화려한 절을 찾아, 그 절의 역사와 종교적인 특징을 살펴보는 것도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동맹을 맺은 세 왕의 동상
▲ 삼왕 동상 |
ⓒ 이상기 |
가운데 망라이왕이 있고, 왼쪽에 파야오왕, 오른쪽에 수코타이왕이 있다. 1996년 4월에는 치앙마이 탄생 7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이곳 삼왕 동상 앞에서 치러졌다. 사원의 성유물들이 시내를 한 바퀴 돈 뒤 이곳에 안치되어 참석자 모두 그것을 알현할 수 있도록 했다. 제단은 꽃으로 치장하고 제물을 바쳤으며, 무희들이 춤으로 신을 즐겁게 했다. 그리고 왕비인 시리킷과 브라만 등 귀족들이 참석해 행사의 격을 높였다.
▲ 삼왕 동상 뒤로 보이는 전 치앙마이 주청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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