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박지환 "악역? '범죄도시'서 인간미 녹이려고 노력했다"

2018. 2. 7.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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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악역'이다.

그런데 요즘 악역을 연기하는 박지환을 보면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때문에 관객들은 박지환의 악역에 분노만 한 것이 아니라 공감도 했다.

공감되는 악역 연기를 펼치던 박지환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언터처블'에서는 악역의 이미지를 거의 벗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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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강서정 기자] ‘박지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악역’이다. 그만큼 악역으로 유명한 배우다. 강렬한 인상으로 줄곧 악역을 도맡아 한 박지환. 영화에서 그가 등장하는 장면은 관객들을 섬뜩하게 했다.

그런데 요즘 악역을 연기하는 박지환을 보면 이전과는 조금 달라졌다. 사람을 때리고 죽이는 단순한 악역이 아니라 인간미를 더하며 입체적인 악역을 그리고 있다. 때문에 관객들은 박지환의 악역에 분노만 한 것이 아니라 공감도 했다.

최근 출연한 영화 ‘범죄도시’를 보더라도 박지환은 그저 악랄한 캐릭터가 아니었다. 조선동포 범죄조직 이수파의 두목 장이수 역을 맡았던 그는 모친 환갑연에서 눈물을 보이고 마동석 앞에서 꼼짝도 못 하는 장면을 통해 장이수의 인간적인 면모를 표현하기도 했다.

공감되는 악역 연기를 펼치던 박지환은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언터처블’에서는 악역의 이미지를 거의 벗은 듯하다.

사실 박지환이 ‘언터처블’에서 형사 구도수로 등장했을 때 시청자들은 분명 악역이라고 예상했다. 준서(진구 분)에게 협조한다고 하더라도 분명 배신할 거라고 확신했는데 시청자들의 뒤통수를 시원하게 때렸다.

박지환은 극 중 끝까지 준서의 곁에서 의리를 지키는 인물이었고 처음부터 끝까지 준서의 든든한 오른팔이었다.

거기다 박지환은 코믹한 연기로 시청자들에게 웃음까지 선사했다. 사실 ‘언터처블’은 무거운 내용의 드라마라 시청자들이 긴장하고 보는 부분이 있었는데 박지환이 충청도 사투리를 쓰며 능청스럽게 행동을 보이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내며 드라마 중간중간 긴장을 풀어줬다.

-악역일 줄 알았던 구도수가 시청자들에게는 반전의 캐릭터였다.

▲ 구도수는 재미있고 즐거운 사람인 것 같았다. 아픔도 있지만 보이는 모습 자체가 밝은 사람인 것 같았다. 음흉스러운 느낌이 있어서 배신할 것 같다고 생각하기도 했는데 아니었다.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었는데 어떤 분이 나한테 ‘배신하죠?’라고 묻기도 했다.(웃음)

-방송 말미 칼에 찔렸을 때 죽었다고 생각했는데 끝까지 살아남았다.

▲ 감독님한테 ‘나 왜 안 죽냐’고 묻기도 했다. 질긴 생명력이었다. 그래서 북촌에서 살아남은 것 같다.(웃음) 구도수가 이성균의 죽음으로 각성하고 그럴 때 겪는 인물의 변화가 좋았다. 안 변한 듯한데 어느 순간 가을이 와있고 겨울이 와있는 그런 계절감을 느낄 수 있어서 좋았다.

-‘언터처블’에서 강렬한 인상과는 달리 코믹한 모습이 있어서 반전이었다.

▲ 내 전공이 코믹이다. 연극을 할 때 악인도 하고 즐거운 바보 삼촌, 동네 백수 같은 역할을 했는데 재미로 치면 8대2로 재미있는 역할을 맡았다. 코믹한 역할이 나한테 더 맞는 옷이다. 칼이나 도끼, 총을 들면 잘 어울리긴 하지만,(웃음) 즐거운 것과 밝은 것들을 좋아한다. 동네 오빠가 되고 싶고 손가락질 받는 그런 역할을 좋아한다. 인생도 그랬었고 주변 사람들의 그런 모습들을 많이 보고 자라서 연민이 많은 편이다.

삶과 밀접한 코미디를 좋아한다. 생긴 게 이렇다 보니까 악역으로 캐스팅이 많이 됐는데 나는 대중이 친근하게 느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릴 거라 생각은 했다.

-‘언터처블’을 통해 기존의 악역 이미지에서 좀 벗어난 것 같은데?

▲ ‘대립군’ 때도, ‘범죄도시’ 때도 인간적인 면을 녹아내려고 노력했다. 캐릭터의 생을 바라보기 시작할 때는 위배됨을 많이 찾는다. 그래야 사람이 입체적이다. 일관성 없는 게 더 사실적인 인물이고 비일관성일 때 매력적이고 거기에 더 많은 생각이 들어간다. 정의만 생각하는 사람이 몇 명이나 있을까. 사람은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 같다. 내 지론이지만 연기론에서 배우의 미덕은 변덕이라고 생각한다. 순식간에 변하고 나를 부정하고 하루에도 열 번 마음이 왔다 갔다 하는 게 맞다. 나는 그렇게 인물을 입체적으로 표현하려고 한다. 구도수는 웃기는 사람도 아니지만 모호하고 음흉하고 의심스럽기도 하고 이런 모습을 연기하고 싶었는데 작가님이 그걸 알아주셨는데 그렇게 캐릭터를 써줬다.

-사투리 연기를 맛깔나게 했는데 준비한 건가?

▲ 경기도 사람이라 사투리를 해본 적이 없다. 정확하게 충청도 사투리는 아니다. 그냥 했다. 충청도 사람이라고 해서 모두 똑같은 사투리를 구사하는 게 아니니까. 유튜브로 네이티브 충청도 사투리도 들어보고 선배한테 이런 스타일이냐고 묻기도 했다. 언어에 묶이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자유롭게 했다. 캐릭터를 보이게 하고 싶어서 말에 가두고 싶지 않았다.

- ‘언터처블’은 어떻게 출연하게 된 건지?

▲ 나는 슬픈 것보다는 비극이 있어도 희극을 찾는 걸 좋아하는 스타일이라 사실 대본을 봤을 때 무슨 역할인지 몰랐는데 구도수 역할이 너무 하고 싶었다. 나한테 이 역할을 줄까 싶었는데 감독님이 구도수 역할이라고 했다. 너무 매력적인 인물이었다. 항상 내가 맡은 역할은 나 스스로 매력을 느끼는 것 같다. 내가 사랑하지 않으면 빛이 안 나는데 내가 맡은 인물들은 약간 입체적이고 풍성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자신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는지?

▲ 그 어떤 상황에서도 비관적으로나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고난이 와도 나한테 어떤 아름다운 생각을 주려고 이런 고난이 온 건가라고 생각한다. 대학을 그만두고 연극을 했는데 아무리 예술을 해도 출신을 물어보더라. 어떤 세상이든 내가 만들어 가야 하고 균열을 내야 하는데 정으로 치다 보면 나라는 사람이 들어갈 자리가 만들어지겠지라는 생각을 했다.

너무 가난했지만 너무 긍정적으로 사랑스러운 부모님 밑에서 자랐다. 돈 한 푼 없었지만 행복하게 연기했다. 돈이 있다고 해도 내가 느끼는 지금의 것들을 가져오지 못했을 거다. 무속인 비슷한 분이 나한테 뚫고 힘든 바위를 뚫고 있다고 하는데 사실 힘든 게 없다. 즐겁고 행복하기만 하다. 연기하면서 누구를 만나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기대된다. /kangsj@osen.co.kr

[사진] 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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