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이미래 "랭킹1위 탈환, 세계선수권 우승 도전"
"손목부담 줄인 새 스트로크 완성 단계..올핸 달라져야죠"
맞는 말이다. 이미래의 2017년 하반기는 ‘이름값’에 비해 다소 밋밋했다. 상반기에 △‘제15회 경기도연맹회장배’(3월) 3위 △‘세계여자3쿠션선수권’(5월) 2년 연속 준우승 △‘제16회 경기도연맹회장배’(6월) 3위로 기대감을 높였으나, 이후 12월 전까지는 쭉 하락세를 탔다.
“다행히 12월 ‘강진청자배’ 준우승, ‘부산광역시장배’ 3위로 간신히 국내랭킹 5위에 들었어요. 그런데 학생때를 포함해 우승 트로피 없이 보낸 해는 2017년이 처음이에요. 그 어느때보다 올해를 더욱 벼르는 이유에요”
지난 22일, 경기 성남시 ‘미래당구클럽’에서 만난 이미래의 올해 각오였다. 이어 “최근엔 손목 부상위험을 피해 바꾼 스트로크가 몸에 익어가는 중”이라며 “새로운 무기를 장착한 이미래를 기대해 달라”며 눈빛을 반짝였다.
▲국내랭킹 5위, 만족할만한 성적인가.
=(단호하게)아니다. 순위를 떠나 전체적인 경기 내용들이 좋지 못해 불만족스럽다. 전국대회 결승진출도 12월 강진청자배 단 한번이다. 그 대회도 아쉽다. 결승 전까진 컨디션이 좋았는데, 오랜만의 전국대회 결승이라 긴장감이 심했다. 선수는 공만 봐야하는데 잡념이 많이 들었다. 상승세의 스롱 피아비, 우승에 대한 압박감 등. 역전의 기회가 두 번 있었으나 키스, 미스샷이 연달아 나오며 집중력도 흐트러져 결국 패배(16:25)했다. 정신력 문제다. 그것도 실력이다. 더욱 갈고 닦아야 한다.
▲우승이 없다보니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부진하다는 말 신경 안쓰려고 기사도 안봤다. 올해엔 그런 평가들을 자극제 삼아 치고 나가고 싶다. 지난해 7~8월부터 바꾼 스트로크에 많이 적응돼 다행이다.
=기존 스트로크는 부상 위험이 컸기 때문이다. 샷 마무리 때 팔로우가 길고, 손목이 많이 접히다보니 손목관절에 많은 무리가 갔다. 통증이 점점 심해졌다.
▲손목 통증은 언제부터 있었나.
=고3때(2014년)부터. 지난해 5월 세계여자선수권대회 때는 정말 심했다. 하지만 어렵게 잡은 기회라, 또 그전에 아쉽게 준우승(2016 세계여자3쿠션선수권 결승에서 테레사 클롬펜하우어에 승부치기 끝에 패)해 꼭 나가고 싶어 출전을 강행했다.
▲바뀐 스트로크는 적응이 끝났나.
=거의 완성돼 가고 있다. 팔로우를 줄이고, 샷 스피드를 높이는 방향으로 연습 중이다. 샷 스피드를 높이면 저절로 임팩트 때 많은 힘이 들어가고, 수구를 맞은 제1목적구도 예상 방향과 다르게 진행한다. 그래서 초반 적응기간엔 정말 힘들었다.
▲스트로크와 함께 생활패턴도 바꾸고 있다고.
=오전 9~10시 클럽(미래당구클럽)에 나와 개인연습을 시작한다. 오후엔 동호인들과 게임을 하며 경기감각을 키운다. 오후 연습 후엔 웨이트트레이닝도 한다. 이런 생활이 한달째다.
▲웨이트를 시작한 이유는.
=파워가 부족하단 소릴 많이 들어서. 체력향상도 겸한 조치다. 저녁 10시 훌쩍 넘어야 모든 일과가 끝나는 강행군이지만, 올해 저를 바꿔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
▲계획된 일정은 잘 소화하고 있는지.
=(인터뷰하기)일주일 전엔 계획한 연습량의 절반을 소화 못했다. 이번 주엔 그래서 더 집중해 소화하려고 한다. 생활패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니까. 지난해까지 3학년 2학기 과정까지 마친 대학교(한국체육대학교)를 휴학까지 했기 때문에 각오도 남다르다.
▲본인에 대한 평가가 혹독한 것 같다.
=승부욕이 강해서. 하하. 중학교때부터 모든 경기 애버리지를 체크하고 있다. 최근 애버리지는 0.7점 정도. 조금씩 상승 중이지만 아직 1점대 진입까진 멀었다. 한 큐에 한점을 못낸다는 말이다.
▲당찬 성격임에도 댓글에 상처받을 때도 있다고.
=관심받는걸 좋아하는데, 간혹 지나친 관심은 부담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대기 타석에 앉아 눈감고 있다고 지적받을 때. 잡념을 떨치고 공에만 집중하려는 행동인데, “상대방 플레이를 안 봐 건방지다”는 댓글을 보기도 했다. 여자 선수이니 외모 지적도…. 사진 찍으면 얼굴이 실제보다 훨씬 둥그렇게 나온다. 하하. (기자의 사진촬영 요구에 이미래는 “옷이 추레해 걱정”이라며 배시시 웃기도 했다.)
=당구인이 아닌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 4명인데, 그 중 한명은 초등학교때부터 친구다. 시간이 주어진다면 그 친구들과 훌쩍 ‘힐링여행’ 떠나고 싶다.
▲올해 각오는.
=최근 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왔다. 내가 원하는 당구는 뭘까. 지금까지 부모님 손에 이끌려 공을 쳤다면, 이젠 즐기면서 공을 칠 때가 됐다고 결론 내렸다. 그래서 지금은 당구가 즐겁다. 힘들었던 기억들도 하나씩 들여다보면, 소중한 자양분이 됐다는 걸 새삼 느끼는 시기이다. 생각이 바뀐 덕분인지, 얼마 전 연습게임에서 3점대 애버리지도 찍었다. 하하.
2018년엔 당구선수 이미래의 실력이 눈에 띄에 훌쩍 상승한 해가 됐으면 좋겠다. 여기에 랭킹 1위도 탈환해 세계선수권 우승에 또 한번 도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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