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집 걸러 '암 환자'..익산 장점마을에 무슨 일이

김성현 입력 2018. 1. 21. 20:34 수정 2018. 1. 21.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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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데스크] ◀ 앵커 ▶

전북 익산의 시골마을에서 한 집 걸러 한 집꼴로 암 환자가 발행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17년 전 들어선 비료공장에서 발암물질을 배출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환경부가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김성현 기자가 현장에 다녀왔습니다.

◀ 리포트 ▶

40여 가구가 밭농사를 짓고 사는 전북 익산의 장점마을.

10여 년 전부터 주민들이 하나 둘 암에 걸리기 시작했습니다.

80명 마을인구 중에서 12명이 암으로 숨졌습니다.

현재 투병 중인 암환자도 11명입니다.

박명숙 씨는 지난 2013년과 14년 어머니와 아버지를 잇따라 잃었습니다.

두 사람 다 폐암이었습니다.

[박명숙(52세)] "(투병 당시 부모님이) 잠을 못 주무셔요. 통증이 오니까 (자기 몸을) 끌어안고는 어떻게 하지를 못해요. 그렇게 아파서 힘들어 하면서도…"

이원애 씨는 30대 아들을 위암으로 잃고, 5년 뒤 남편도 담낭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원애(79세)] "아들이 공부도 잘해서 장학생으로 외국까지 가서 1년 반 만에 와서 입원한 지 두 달 20일 만에 갔다니까요."

이 마을은 갑상샘암을 제외한 모든 암의 발병률이 전국 평균보다 2.32배 높고, 피부암 발병률은 30배가 넘습니다.

평화롭던 이 마을에 도대체 왜 집단 암이 발병한 걸까요?

주민들은 마을에서 500m 떨어진 곳에 지난 2001년 지어진 비료공장을 지목하고 있습니다.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지하수와 농토, 대기가 차례로 오염됐다는 겁니다.

지하수를 퍼내 봤더니 기름이 둥둥 떠있습니다.

[최재철/주민 대책위원장] "암이 아닌 환자도 피부병 때문에 칼로 살을 다 도려내고 싶다고 얘기하는데, 지금 이게 말이나 되는 상황입니까? (지하수에) 이렇게 기름이 떠있는데도 누가 나서냐고요?"

실제 지난해 민관 합동 조사 결과 공장 배출구에서 중금속인 니켈이 기준치보다 4.7배나 높게 나왔고, 저수지와 지하수에서는 1~2급 발암 물질인 벤조피렌과 나프탈렌 등이 검출됐습니다.

[김정수/환경안전건강연구소장] "(공장의) 안과 밖이 창이나 이런 것이 잘돼있지 않기 때문에 안에서, 공장에서 나오는 (오염된) 악취 물질들이 주변으로 퍼져 나갈 수 있고요."

10년 넘게 제기된 주민 민원에도 꿈쩍도 않던 익산시는 지난해 비로소 공장폐쇄 명령을 내렸습니다.

환경부는 "국가 차원의 조사를 해달라"는 주민들의 청원을 받아들여 3월부터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MBC뉴스 김성현입니다.

김성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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