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人流]올 봄에는 비닐 옷을 입어야 멋쟁이?

유지연 2018. 1.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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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봄여름 트렌드 미리보기
개성 있는 트렌치 코트, 패니 백, 프린지 스커트, 청청패션까지 올 봄에는 과감해져도 좋다. 왼쪽부터 2018 SS 컬렉션 중 메종 마르지엘라, 로샤스, DVF, 베르사체.
아무리 추워도 겨울 옷에는 더는 시선이 가지 않는다. 겨울의 기세가 맹렬해질수록 따스한 봄의 기운을 가져오는 ‘신상’에 설렌다. 무술년 새해가 밝은 지금, 추위가 채 가시지도 않았건만 발 빠르게 움직이는 패션계는 벌써 봄 준비에 한창이다. 올봄에는 어떤 옷들이 거리를 채울까? 10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봤다. 글=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 사진=각 브랜드
━ 올봄에는 대담해져라 1. 컬러 수트에 도전 지난 2017년 12월 7일(현지시각) 미국 색채전문기관 팬톤(Pantone)이 2018년의 컬러로 울트라 바이올렛(Ultra violet)을 선정했다. 이런 컬러를 옷에 적용할 수 있을까 싶은 선명한 보라색이다. 이에 앞서 2018년 봄·여름 트렌드를 소개했던 지난 가을의 런웨이 역시 컬러풀했다. 선명한 보라·핑크는 물론 달콤한 파스텔 컬러가 넘실댔다. 특히 올해는 컬러만큼 연출도 과감하다. 컬러로 작게 포인트만 줄 것이 아니라 옷 전체를 밝은색으로 물들인다. 톰 포드(사진)처럼 재킷과 팬츠를 같은 컬러로 맞춰 입는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2. 전위적인 트렌치 코트 매년 봄마다 돌아오는 트렌치 코트의 열기는 올해도 여전하다. 단, 아주 클래식한 것보다는 약간의 위트를 준 디자인이 주목받을 전망이다. 허리 부분에 뷔스티에(브래지어와 코르셋이 결합된 여성용 상의)를 덧입은 듯한 디자인(메종마르지엘라)이나 일반 소매에 더해 판초 스타일로 손을 뺄 수도 있도록 만든 형태(셀린), 데님 재킷에 트렌치 코트를 장식처럼 붙인 형태(발렌시아가) 등이 대표적이다.

3. 로고(logo) 드러내기 1990년대 패션의 상징이자 부의 척도였던 로고(logo·상표)를 드러내는 패션이 올 봄 만연할 전망이다. 물론 아주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요 몇 년간 지속되던 복고 트렌드에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구찌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지난해부터 자주 목격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무작정 튀기보다는 전체 디자인에 로고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형태가 대세다. 로고가 단순히 부의 과시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하나의 재미있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4. 청청 패션과 친해질 것 데님의 활약은 봄에도 계속된다. 다만 조금 어두워졌다. 거의 하늘색에 가까운 아이스 진보다는 짙은 인디고 진이 유행할 전망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데님을 입는 ‘캐나디안 턱시도’ 패션, 일명 ‘청청 패션’ 열풍도 유효하다. 물론 올 봄에는 데님 색이 어두워진 덕분에 이런 청청 패션 스타일링도 한결 수월해질 예정이다.

5. 할머니 옷장에서 보물찾기 봄에 꽃무늬가 빠질 순 없다. 올해는 특히 할머니 옷장에서 막 꺼내온 듯한 빈티지 패턴이 인기다. 마치 중세시대 귀족의 옷에서 뜯어온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꽃무늬(루이비통), 1980년대 벽지를 연상시키는 꽃무늬(드리스 반 노튼), 무도회에서 입었을 법한 섬세한 꽃무늬 드레스(에르뎀) 등 어딘가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꽃무늬가 대세다.

6. 프린지 휘날리며 과장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린지(fringe·술 장식)를 단 스커트와 가방, 드레스 등이 런웨이 위에서 우아하게 출렁였다. 극적이면서도 장식적인 패션이 돋보였던 1970~80년대 패션을 추앙하는 트렌드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프린트, 커다란 로고, 어깨를 부풀린 파워 숄더, 과장된 실루엣을 만드는 오버사이즈 등 강렬한 디자인 요소가 계속해서 환영받고 있다. 게다가 올봄에는 프린지에 화려한 색을 더해 한층 더 극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룩에 딱 한 가지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하다.

7. 비칠 듯 말 듯 올봄에는 유난히 보일 듯 말 듯 관능미를 강조하는 시스루(see through)소재의 활용이 돋보인다. 시어(sheer·속이 다 비칠 정도로 얇은)한 소재로 만든 스커트는 물론이고 재킷·팬츠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컬러 역시 주로 흰색이나 파스텔톤으로 선보여 가벼운 느낌을 극대화했다.

━ 난감하네, 이런 트렌드 8. 박진영의 귀환? 1990년대 무대를 장악했던 가수 박진영의 비닐 옷에서 영감이라도 받은 걸까. 샤넬부터 발망(사진), 캘빈 클라인, 발렌티노등 이름 있는 패션 하우스가 약속이나 한 듯 PVC(폴리 염화비닐) 소재의 아이템을 내놨다. 투명한 PVC 비닐, 광택이 돋보이는 글리터, 번쩍이는 스팽글 등 미래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소재로 만든 의상·모자·핸드백·신발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지난 몇 시즌을 지배했던 복고 트렌드에 대한 반대급부로 미래적인 분위기를 투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9. 자전거라도 타고 오셨나요 무릎 위로 한참 올라오는 새까만 쫄바지가 패션의 영역으로 굴러들어왔다. 운동복과 일상복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레깅스에 한정돼 용인되던 쫄바지 트렌드가 과하게 확장된 결과일까. 제대로 된 재킷을 갖춰 입고 마치 속바지처럼 보이는 검은색 쇼츠를 더한 모델 벨라 하디드의 룩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규칙을 파괴할 때 비로소 ‘쿨’해지는 패션의 속성을 악용한 사례가 아닐지.

10. 복대 아니고 가방이에요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복대 패션 말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패셔너블한 셀레브리티들 사이에서 하나둘씩 목격되던 패니 백(fanny back)이 완연한 유행의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에는 허리에 둘러매는 벨트 백의 형식으로 보다 확장되었다. 양손에 자유가 생겨 좋긴 하지만, 슈트나 드레스에 패니 백을 메는 과감한 시도는 아직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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