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人流]올 봄에는 비닐 옷을 입어야 멋쟁이?
3. 로고(logo) 드러내기 1990년대 패션의 상징이자 부의 척도였던 로고(logo·상표)를 드러내는 패션이 올 봄 만연할 전망이다. 물론 아주 새로운 트렌드는 아니다. 요 몇 년간 지속되던 복고 트렌드에 로고를 전면에 내세운 구찌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지난해부터 자주 목격되고 있다. 다만 올해는 무작정 튀기보다는 전체 디자인에 로고가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형태가 대세다. 로고가 단순히 부의 과시가 아니라 브랜드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하나의 재미있는 디자인 요소로 자리 잡을 것이다.
4. 청청 패션과 친해질 것 데님의 활약은 봄에도 계속된다. 다만 조금 어두워졌다. 거의 하늘색에 가까운 아이스 진보다는 짙은 인디고 진이 유행할 전망이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데님을 입는 ‘캐나디안 턱시도’ 패션, 일명 ‘청청 패션’ 열풍도 유효하다. 물론 올 봄에는 데님 색이 어두워진 덕분에 이런 청청 패션 스타일링도 한결 수월해질 예정이다.
5. 할머니 옷장에서 보물찾기 봄에 꽃무늬가 빠질 순 없다. 올해는 특히 할머니 옷장에서 막 꺼내온 듯한 빈티지 패턴이 인기다. 마치 중세시대 귀족의 옷에서 뜯어온 것처럼 우아하면서도 고풍스러운 꽃무늬(루이비통), 1980년대 벽지를 연상시키는 꽃무늬(드리스 반 노튼), 무도회에서 입었을 법한 섬세한 꽃무늬 드레스(에르뎀) 등 어딘가 고전적인 느낌을 주는 꽃무늬가 대세다.
6. 프린지 휘날리며 과장의 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린지(fringe·술 장식)를 단 스커트와 가방, 드레스 등이 런웨이 위에서 우아하게 출렁였다. 극적이면서도 장식적인 패션이 돋보였던 1970~80년대 패션을 추앙하는 트렌드가 아직 유효하기 때문이다. 화려한 프린트, 커다란 로고, 어깨를 부풀린 파워 숄더, 과장된 실루엣을 만드는 오버사이즈 등 강렬한 디자인 요소가 계속해서 환영받고 있다. 게다가 올봄에는 프린지에 화려한 색을 더해 한층 더 극적인 흐름을 만들어낸다. 룩에 딱 한 가지 포인트를 주고 싶을 때 추천할 만하다.
7. 비칠 듯 말 듯 올봄에는 유난히 보일 듯 말 듯 관능미를 강조하는 시스루(see through)소재의 활용이 돋보인다. 시어(sheer·속이 다 비칠 정도로 얇은)한 소재로 만든 스커트는 물론이고 재킷·팬츠 등 다양한 아이템으로 출시된 것이 특징이다. 게다가 컬러 역시 주로 흰색이나 파스텔톤으로 선보여 가벼운 느낌을 극대화했다.
10. 복대 아니고 가방이에요 이제 받아들여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복대 패션 말이다. 지난해 가을부터 패셔너블한 셀레브리티들 사이에서 하나둘씩 목격되던 패니 백(fanny back)이 완연한 유행의 흐름으로 접어들었다. 이번 시즌에는 허리에 둘러매는 벨트 백의 형식으로 보다 확장되었다. 양손에 자유가 생겨 좋긴 하지만, 슈트나 드레스에 패니 백을 메는 과감한 시도는 아직 낯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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