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매점 폐쇄..컵라면 맛볼 수 없게 되나

배재성 2018. 1. 17.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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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컵라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사무소 후생복지회가 해산됐다.

한라산국립공원 직원들을 당연직 회원으로 둔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는 지난 10일 경영 악화로 1990년부터 운영해온 후생복지회를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후생복지회는 그동안 한라산 탐방객 편의를 위해 윗세오름, 진달래밭, 어리목 매점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지난해 2400만원 적자에 경영개선 여지가 불투명해 지난 10일 정기총회에서 찬반투표 결과 해산이 결정됐다.

이번 해산 결정으로 후생복지회가 한라산 윗세오름과 진달래밭, 어리목광장 휴게소에서 운영하던 매점 3곳도 폐쇄됐다.

한라산국립공원 관계자는 “한라산에 내린 폭설로 13일까지 입산이 통제되는 바람에 직원이 올라가지 못해 15일 휴게소 문을 못 열었던 것”이라며 “매점 운영은 중단됐지만, 휴게소는 대피소 역할도 하기 때문에 개방한다”고 말했다.
한라산 진달래밭대피소 매점에 붙어있는 매점판매 중단 알림
하지만 매점 운영이 중단되면서 컵라면과 같은 비상식량과 우비 등의 물품 구매도 할 수 없게 돼 등반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

이 때문에 유명한 한라산 컵라면을 먹기 위해서는 본인이 라면과 뜨거운 물을 챙겨야 한다. 한라산에서만 연간 30만개가 넘는 컵라면이 소비됐다. 윗세오름과 진달래밭 대피소, 어리목 휴게소 등이 바로 컵라면을 파는 곳이다. 그중 윗세오름(해발 1668m)은 국내에서 최고 높은 곳에 있는 판매점이다.

후생복지회는 1990년에 구성됐다. 한라산국립공원 관리소 직원을 회원으로 둔 임의단체로서, 매점을 운영하기 위해 별도로 직원을 채용했다. 또 운영비와 시설 사용료는 매점에서 난 수익금으로 충당해왔으며, 수익 중 일부를 제주도에 전출해 왔다.

매점 운영 중단은 후생복지회와 휴게소 판매원들로 구성된 노조간의 갈등이 원인이 됐다.

그러나 판매원들로 구성된 노조 파업 등으로 2017년 말 기준 2400만원의 적자가 발생하고, 최저시급 인상으로 물품 판매대금이 올라 경영여건이 악화하면서 결국 휴게소 폐쇄를 결정했다고 후생복지회는 설명했다.

후생복지회가 해산되면서 매점이 폐쇄와 함께 이들이 고용한 매점 직원도 일자리를 잃게 됐다. 현재 매점 직원들은 한라산국립공원이 제주도지사의 지휘를 받아 운영하는 점을 근거로 제주도의 직접 고용을 요구하는 내용의 소송을 제주지방법원에 제기했다.

후생복지회는 판매원 정년을 60세까지 보장해 인건비와 각종 수당 등을 지급했고 노조측이 요구한 일당제에서 월급제 전환은 불안정한 매점 수익구조상 수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라는 입장이다.

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적자가 나면 직원들이 각자 나눠 부담하도록 돼 있는데 계속 적자가 발생하게 돼 운영에 어려움이 있다”며 “내일 총회에서 투표를 거친 뒤 해산 절차를 밟아나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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