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알려진 강동원의 '1987' 출연 이유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2018. 1. 8.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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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강동원이 영화 <1987>을 관람한 문재인 대통령 옆에서 눈시울을 붉혔다.

문 대통령은 7일 서울 CGV용산을 방문해 <1987>을 관람했다. 영화를 본 후 그는 <1987>을 관람한 소감과 함께시민들의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문 대통령은 영화의 배경이 된 1987년 당시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고 박종철 열사의 국민추도회를 주도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과 함께 관객들에게 무대 인사를 하던 강동원은 마이크를 잡기 전 뒤돌아 손으로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보였다. 영화를 연출한 장준환 감독 역시 눈물을 흘렸다.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영화 ‘1987’을 관람 후 소감을 전하는 과정에서 배우 강동원과 장준환 감독이 눈물을 훔치고 있다. 연합뉴스

강동원은 “이 영화를 준비하면서 ‘많은 빚을 지고 있구나’고 생각했다”며 “그 빚을 조금이라도 갚을 수 있다는 심정으로 참여했는데,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 앞으로 좋은 영화 찍으면서 보답하려 한다”고 말했다.

<1987>은 박근혜 정권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의 서슬 속에 비밀리에 제작 됐다. 장준환 감독은 지난해 12월 스포츠경향과의 인터뷰에서 “박근혜 정권에서는 영화가 실제 만들어질 수 있을지 걱정했다”며 “부당한 일을 당할 수 있어 비밀리에 제작을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 개봉하는 것만으로도 기적을 느낀다”고 말했다.

비밀리에 제작되던 <1987>에 가장 먼저 힘을 보탠 인물을 바로 강동원이었다.

고 이한열 열사의 모친을 찾은 배우 강동원. 이한열기념사업회 사회관계망서비스 캡처

장 감독은 “강동원과는 단편 작업을 하면서 친분이 있었다. 그에게 최근 뭐하냐고 물어봤을 때 조심스럽게 ‘1987년 이야기를 하려 한다’고 말했더니 ‘시나리오 완성되면 보여달라’고 답하더라”며 “사실 강동원이 할 만한 역할이 처음엔 없었다. 당시에는 ‘저예산 영화로 해야하나’는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이어 “강동원에게 ‘잘생긴 남학생’(이한열)이라는 배역밖에 없다고 했으나 강동원은 ‘폐가 되지 않는다면 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강동원이 최초로 <1987>을 시작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1987’ 관객과의 인사에서 눈물 훔치는 배우 강동원. 연합뉴스

이한열기념사업회 또한 순수하고 우직한 이한열의 모습을 열연한 강동원에게 감사함을 표했다.

이한열기념사업회는 지난달 14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한열 역을 해낸 강동원에게 특별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서슬이 시퍼렇던 때, 배우로서 불이익을 감수할 각오로 가장 먼저 달려와 배역을 수락했다”고 적었다.

이어 “강동원은 작은, 그러나 태산만큼 큰 용기를 내줬다”며 “다시 한번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했다.

앞서 강동원은 ‘외증조부 친일 논란’에 휩싸여 한바탕 홍역을 치러야 했다. 논란을 진정성 있는 모습으로 돌파한 강동원의 모습이 다른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순간이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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