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달군 '쓸모없는 선물교환'..짚신부터 박근혜 도서까지

윤진근 온라인 기자 yoon@kyunghyang.com 2018. 1. 3.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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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초 ‘쓸모없는 선물 교환’이 온라인을 뜨겁게 달궜다.

최근 누리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쓸모없는 선물 추천 받는다’ ‘어떤 선물이 더 쓸모없는 것 같은지 골라달라’ 등의 글을 올리며 ‘쓸모없는 선물’을 주고받은 인증샷을 올리는데 열중하고 있다.

3일 ‘스포츠경향’은 독자들들로부터 최근 주고 받은 ‘쓸모없는 선물’ 인증샷을 제공 받았다.

짚신. 스포츠경향 독자 (인스타그램 @02190219_) 제공

길거리나 인터넷에서 신발을 쉽게 살 수 있는 오늘날, 굳이 짚신을 신는 사람이 있을까? 더군다나 요즘 처럼 추운 날씨엔 동상걸리기 딱 좋겠다.

한 독자는 발 사이즈에도 꼭 맞는 짚신을 선물받고 인증샷을 남겼다. 빼꼼 나와있는 오른쪽 엄지발가락이 눈길을 끈다.

지압깔창과 (가품인 것이 분명한) 피카츄 액세서리. / 스포츠경향 독자(트위터 @dprt********) 제공

‘힙’한 어른들의 필수품으로 손꼽히는 지압깔창이 ‘쓸모없는 선물’에 이름을 올렸다. 지압깔창 옆에는 뽑기방에서 뽑은 것 같은 피카츄 액세서리가 애써 웃고 있다.

도서 ‘박근혜 일기’. / 스포츠경향 독자(인스타그램 @92x228) 제공

대통령의 자서전은 보통 많은 이들에게 귀감이 되는 도서로 손꼽힌다. 하지만 제18대 대통령의 책은 그렇지 못한 모양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삶을 담은 책 ‘박근혜 일기’가 ‘쓸모없는 선물’에 이름을 올렸다.

‘배우기 쉬은 힙합불경- 심경 금강경’. / 스포츠경향 독자(인스타그램 @jj_gren) 제공

SBS 예능프로그램 <내 방을 여행하는 낯선 이를 위한 안내서> 에서 가수 재지(ZAZI)가 미황사를 ‘흥바다’로 만들어놓던 모습을 기억하는지?

한 독자가 ‘쓸모없는 선물’로 공개한 ‘배우기 쉬은 힙합불경- 심경 금강경’은 금강경 속에 숨겨진 플로우와 라임에 대한 궁금증을 높인다. 먼 곳을 응시하고 있는 책 표지 속 불상과 함께 스웨그 넘치는 싸이퍼를 완성시킬 수 있을 것만 같은 책이다.

토끼 깔짚. / 스포츠경향 독자(인스타그램 @yessli_95) 제공

토끼를 애완동물로 키우고 있지 않다면 이 깔짚은 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게시자 역시 토끼를 키우지 않는 듯 “톱밥 필요하신 분, 다이렉트 주세요… 3개 있음”이라고 적었다.

댓글로 “베개로 편하다”는 증언이 이어졌지만, 글쓴이는 “내 머리는 하나”라고 쿨하게 답했다.

(왼쪽부터) 모자, 마스크, 공기. / 스포츠경향 독자 (인스타그램 @hyem******) 제공

사진 속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하고 밖에 나가기 위해서는 작지 않은 용기가 필요할 것 같다. 머리에 쓰면 험악한 표정으로 변할 것만 같은 곰 얼굴 모자와 짱구조차 말리기 어려웠던 짱아가 그려진 마스크 한 쌍이다. 무엇보다 크기가 작아 얼굴을 가릴 수 있을지 미지수다.

하지만 사진에서 가장 멋진 선물은 비닐봉지 안에 있다. 고산지대나 우주 혹은 해저에 사는 이들에겐 필수품일 뿐 아니라, 이 공기는 2017년 공기로 이젠 구하려고 해도 절대 구할 수 없는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왼쪽부터)교수의 귤 까기 아-트, 굴렁쇠. 스포츠경향 독자 (인스타그램 @so_ing__) 제공

한 독자는 친구들과 주고받은 선물 여러점을 공개했다. 1988년 올림픽 당시 유행했던 굴렁쇠, 귤 껍질로 용·학·긴꼬리 닭·개구리 등을 만드는 방법이 수록된 ‘고수의 귤 까기 아-트’ 도서도 있다.

또 장갑 하나에 구멍 두 개가 뚫려있어 두 사람이 손을 잡은 채 걸을 수 있는 ‘커플용 장갑’도 쓸모없는 물건으로 분류됐다.

다만 ‘스포츠경향’ 편집부에서는 “‘고수의 귤 까기 아-트’는 겨울밤 긴 긴 시간을 보내는데 필요하고, 미적 감각 향상에 유용한 도서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사진. / 스포츠경향 독자 (인스타그램 @so_ri_sol) 제공

도대체 이 액자를 어디서 구했을까? 술자리 일행들을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사진이 ‘쓸모없는 선물’에 이름을 올렸다.

제보자는 “저거 내가 받았어”라고 자랑했고, 지나가던 한 누리꾼은 “전쟁 나면 제일 쓸모있겠다”는 평을 남겼다.

<윤진근 온라인 기자 yo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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