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신여성', 그들의 말과 글과 그림

구유나 기자 2017. 12. 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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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이 '신여성 도착하다' 전을 내년 4월 1일까지 서울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에 등장하는 '신여성' 이미지를 통해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으로 다뤄졌던 우리나라 역사, 문화, 미술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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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 '신여성 도착하다' 전
국립현대미술관 '신여성 도착하다' 전에 전시된 일제강점기 여성 잡지들. /사진=구유나 기자

"우리는 너무 겸손하여왔다. 아니 나를 잊고 살아왔다. 자기의 내심에 숨어있는 무한한 능력을 자각 못했었고 그 능력의 발현을 시험하여보려 들지 않을 만큼 전체가 희생뿐이었고 의뢰뿐만이었다."(나혜석)

국립현대미술관이 '신여성 도착하다' 전을 내년 4월 1일까지 서울 덕수궁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개화기에서 일제강점기에 등장하는 '신여성' 이미지를 통해 지금까지 남성 중심적으로 다뤄졌던 우리나라 역사, 문화, 미술을 여성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한다. 회화, 조각, 자수, 사진, 포스터, 등 500여 점의 다양한 시청각 매체들이 전시된다.

'신여성'이란 사회 불평등에 문제를 제기하고 자유와 해방을 추구한 근대기 새로운 여성상이다. 19세기 말 유럽과 미국에서 '뉴 우먼'(New Woman)으로 처음 사용돼 20세기 초부터 일본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로 퍼졌다. 국내에선 1910년대부터 주요 언론 매체와 잡지 등에서 처음 등장했다가 20년대 중반부터 30년대 말까지 빈번하게 사용됐다.

근대 시기 페미니즘 운동은 지금과도 많이 닮아있다. 강승완 학예연구실장은 "국내 근대기 여성운동은 서양과 달리 결집되지 못하고 개개인의 외침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신여성은 그 중심에 있었는데, 사회적으로는 '나쁜' 신여성과 '착한' 신여성을 구분하려는 성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무용가 최승희의 작자미상 사진(1931~1936 추정). /사진=구유나 기자

전시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신여성 언파레-드('on parade'의 1930년대식 표현)'는 남성 예술가들이나 대중 매체가 재현한 '신여성' 이미지에 담긴 개념을 고찰하는 자리다. 2부 '내가 그림이요 그림이 내가 되어: 근대의 여성 미술가들'에서는 나혜석, 천경자 등 걸출한 여성 미술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3부 '그녀가 그들의 운명이다: 5인의 신여성'은 미술의 나혜석, 문학의 김명순, 여성운동가 주세죽, 무용의 최승희, 대중음악의 이난영 등 5명의 신여성을 집중 조명한다.

전시장은 근대 여성 독립운동선언서, 여성 잡지, 포스터, 의상 등 사료적 가치가 충분한 자료부터 그동안 주목받지 못한 근대 여성 작가들의 주옥같은 그림과 글로 가득 차있다. 천경자의 초기 채색인물화인 '조부'(1943)와 나혜석의 '자화상'(1928) 등 비교적 유명한 작품부터 김은호 '미인승무도'(1922), 박래현 '예술해부괘도(1) 전신골격'(1940) 등 국내 미공개작 22점도 최초 공개된다.

현대 여성 작가(김소영, 김세진, 권혜원, 김도희, 조영주)들은 5인의 신여성을 오마주한 신작을 선보인다. 이들은 신여성을 통해 지금의 여성을 들여다본다.

바르토메우 마리 국립현대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 근현대 사회에서 가장 큰 도전과 논쟁의 대상이었던 근대 식민기 신여성을 선보인다"며 "기존의 모더니즘 이해에 의문을 제기하고 한국의 근대성을 온전하게 복원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구유나 기자 yun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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