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거꾸로 자라는 '역고드름' 만물상, 한파가 빚은 비경

전익진 2017. 12. 18. 14:53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연천 폐터널 속 '역고드름' 만물상
땅바닥서 위로 솟아오른 얼음기둥
갖가지 형상, 강추위로 일찍 자라
조망데크 갖춰 편리하게 감상 가능
주변엔 열쇠전망대·고대산도 위치
한겨울 안전관람 주의사항 지켜야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한파가 이어지면서 민통선 인근 폐터널 내 땅바닥에서부터 하늘로 솟아올라 거꾸로 자라는 ‘역고드름’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고대산 자락 경원선 철길의 버려진 터널이 그곳이다. 강원도 철원과 맞닿은 곳이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역고드름 전망데크에서 바라본 주차장. 전익진 기자
이달 중순부터 동굴의 석순처럼 바닥에서부터 고드름 300여 개가 본격적으로 자라고 있다. 길이 100m, 폭 10m 터널 바닥에는 높이 2∼3㎝의 작은 것부터 1.5m의 대형 고드름까지 무더기를 이룬 채 곳곳에 커지고 있다.역고드름은 양초와 대나무, 아기를 업은 어머니, 기도하는 여인 등 갖가지 형상을 하고 있다. 이곳 역고드름은 이번 겨울엔 강추위가 계속되자 예년보다 보름가량 일찍 모습을 드러냈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페터널 앞 안내판. 전익진 기자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이달 초부터 조금씩 자라기 시작하다 한파가 닥친 이달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커지고 있다. 이곳 역고드름은 내년 2월 말까지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역고드름은 지난 2005년 한 주민에 의해 발견된 뒤 매년 한겨울 동안 모습을 보인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연천 역고드름 위치도. [다음지도]
이석우(59)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천장의 갈라진 틈새에서 떨어지는 물방울이 순식간에 얼어붙으면서 역고드름이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곳 폐터널은 6·25전쟁 당시 북한군의 탄약고로 사용될 당시 미군의 폭격을 받아 터널 위쪽에 틈이 생겨 이곳으로 물기가 스며드는 것도 역고드름 생성의 한 원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그는 “전라북도 진안군에 있는 마이산 은수사의 역고드름은 물그릇에서 매년 겨울 하늘을 향해 비스듬히 역고드름이 생기는 것과 달리 연천 역고드름은 수직으로 올라가는 게 특징”이라며 “전국적으로 보기 드문 대규모 자연현상인 만큼 그저 신기하기만 하다”고 소개했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연천군은 역고드름의 관광 자원화를 위해 터널 입구에 전망데크를 마련해 뒀다. 데크 앞에는 20여 대 규모의 주차장도 설치했다. 주변에는 안보 관광지와 볼거리 및 등산코스 등이 꽤 있다. 민통선 내 임진강 두루미 월동지·열쇠전망대·백마고지·고대산 등이 그곳이다. 경원선 신탄리역에서 철원군 백마고지역까지 5.6㎞ 구간 철길이 복원돼 대중교통도 편리해졌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한편 연천 역고드름 현장 방문 시에는 교통안전과 안전 관람 등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진출입로로 사용되는 500여 m 길이 논둑길은 차량 한 대만 겨우 지날 정도로 폭이 좁고 2∼3m 높이의 논둑 위에 조성돼 안전 운전이 필수다. 특히 빙판길·눈길을 이룰 경우 이 도로를 걸어서 가는 게 안전하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역고드름 진출입로 입구에는 폐쇄된 경원선 철길과 교각이 보존돼 있다.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 내에는 ‘역고드름’ 300여 개가 다양한 모양으로 자라고 있다. 전익진 기자
나무 울타리가 쳐져 있고 출입이 금지된 폐터널 안에 무단으로 들어갈 경우 미끄러져 다치거나 천장에서 떨어지는 고드름에 맞아 상처를 입을 위험이 높다, 사진촬영과 근접 관찰을 위해 울타리 너머로 무단으로 들어가 역고드름 지역을 훼손하는 관광객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기도 한다.

연천=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