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서울에서 환승 거리가 가장 긴 지하철역은 어디?
임선영 2017. 12. 15.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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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환승거리가 가장 긴 지하철역은 어디일까? 3·7·9호선이 지나는 ‘고속터미널역’이다. 하루 평균 이용객이 4만여 명인 곳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자료에 따르면 이 거리를 걷는 데 4분 22초가 걸린다. 1초에 1.2m를 걷는다고 가정했다. ‘실제로 그럴까?’라는 생각에 타이머로 시간을 재면서 직접 걸어봤다. 지난 5일 오전 고속터미널역. 7호선 내방행 승강장(지하 3층)에 섰다. 목적지는 9호선 신반포행 승강장(지하 5층)이다. 승객들로 빼곡한 에스컬레이터에 몸을 실었다. 각각 55m인 두 개의 ‘무빙워크’에서는 조금 걷기도 했다. 9호선 승강장에 맞닿아 있는 에스컬레이터에서 내려 타이머 단추를 눌렀다.
엘리베이터는 전층으로 연결되지 않고, 지하 2층⇔3층(7호선), 지하 4층⇔5층(9호선)으로 끊어져 있다. 권영찬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도시철도계획부장은 “7호선과 9호선은 3호선을 중간에 두고 서로 만나지 않는 반대 방향으로 놓여 있어서 전층을 통과하는 엘리베이터를 짓는 건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서울의 지하철은 1~4호선, 5~8호선, 9호선 순으로 지어졌다. 기존 지하철역에 새로운 노선과 환승역을 연결시킬 경우, 수평으로 넓히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역 주변에 이미 지어진 건물들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택한 방법이 지하로 짓는 것이다. 1~9호선 노선이 뒤로 갈수록 환승역의 깊이가 더 깊어지고, 환승거리는 멀어지는 이유다.”(권영찬 부장) 애당초 지하철을 설계할 때 추후 환승을 고려했어야 했다. 싱가포르의 경우, 편리한 환승에 초점을 맞춰서 노선 설계를 했다. ”(이광훈 서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환승역을 기존 지하철역에 바로 이어 붙이면 시공비가 막대하고, 공사 기간도 길어진다. 환승역에 엘리베이터 등 편의시설을 적극적으로 늘리는 식으로 대안을 찾아야 한다.”(김시곤 서울과학기술대 철도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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