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마침표 찍은 저금리..'긴축의 시대' 시작

이진경 입력 2017. 11. 30. 18:22 수정 2017. 12. 1. 00:2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금리인상 처방은 잘 활용하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보약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 쓰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취약 차주와 한계 기업, 자영업자들은 금리인상의 직접 타격 대상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견조한 경기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바탕이 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은, 77개월 만에 금리 인상

한국은행이 30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고 긴축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신호탄이다. 금리인상 처방은 잘 활용하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할 보약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 쓰면 경기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는 독약이 될 수도 있다. 취약 차주와 한계 기업, 자영업자들은 금리인상의 직접 타격 대상이다. 그 어느 때보다 세심한 정책운용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이날 오전 열린 금통위에서는 기준금리를 1.25%에서 1.50%로 0.25%p 인상했다.
하상윤 기자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1.25%에서 연 1.5%로 조정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우리 경제는 잠재성장률 수준의 견실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물가 상승률도 목표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저성장·저물가에 대응해 확대돼 온 완화 정도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것은 2011년 6월(3.25%) 이후 6년5개월 만이다.

기준금리 인상은 ‘견조한 경기회복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확신이 바탕이 됐다. 수출, 투자가 살아나면서 올해 3%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확실시된다. 이 총재는 “북한 리스크, 수출 호조 등 모든 것을 종합해볼 때 내년에도 국내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3% 내외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선제대응 성격도 있다. 이미 4차례 정책금리를 올린 미국은 12월에도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한국과 미국의 금리 상단은 같다. 미국이 한 차례 더 금리를 올리면 우리 금리가 더 낮아져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갈 수 있다는 우려가 큰 상황이었다.

1400조원을 넘어선 가계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 저금리 시대에 시중에 풀린 자금은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채 부동산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금리를 올려서 부동산 대출 증가세를 완화하고 자산 거품 우려를 해소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 통화당국의 판단이다.

하준경 한양대 교수(경제학부)는 “경기가 나아져 정상화되는 관점에서 보면 금리인상은 경제에 누적된 불균형을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금융 불균형, 부동산 쏠림 등이 조정되는 과정에서 일부 고통이 있을 수 있지만 거시적으로 경제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제 시장은 앞으로 전개될 금리 인상 속도와 추가 금리인상 시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시장에서는 내년에 1∼2차례 정도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조동철 금통위원이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낸 것을 근거로 향후 한은이 점진적으로 금리를 올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총재는 “방향 자체는 완화 정도 축소로 잡았지만 국내외 경기여건, 지정학적 리스크 등 불확실성이 높기 때문에 경기, 물가를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