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리포트] 김현수는 잠실형, 민병헌은 비잠실형?

조회수 2017. 11. 27. 12:04 수정
음성재생 설정

이동통신망에서 음성 재생시
별도의 데이터 요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번역중 Now in translation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다양한 분야의 재밌고 유익한 콘텐츠를 카카오 플랫폼 곳곳에서 발견하고, 공감하고, 공유해보세요.

FA 김현수, 민병헌, 정의윤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스토브리그.'

야구의 시즌 오프 시기를 뜻하는 이 용어는 난로가에 야구 팬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얘기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표현이다. 

말 그대로 난로 주위에 모이는 것은 아니지만 그 토론의 열기는 데일듯이 뜨거울 때가 적지 않다 . 특히  일거에 전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거물 FA'의 향방이나 계약 조건에 대한 갑론을박은 그 백미다.

17시즌 이후 FA자격을 취득한 선수들은 총 22명.

그러나 FA 선수의 실제 가치와 무관하게 이적할 경우 보상선수(+전년도 연봉 200% 또는 보상선수 없이 연봉 300% 중 택일)가 따라야 한다는 규정은 올해도 바뀌지 않았다.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라는 진입장벽은 시장 평가가 높지 않은 FA선수들의 자유로운 이적에 걸림돌로 작동해왔다.

FA 김현수-정의윤-민병헌 (사진: OSEN)

현 제도 하에서는 보상 선수 유출을 감수하고도 영입하는 게 이득인 "대어"들에게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FA BIG 5로 평가받던  카드 중  황재균, 강민호, 그리고 손아섭 이 세 명이 차례로 계약을 체결했다.

남은 FA 중 복수팀의 영입 경쟁이 예상되는김현수-민병헌-정의윤의 공통 분모가 여러가지다. 첫째 80년대 중후반 출생으로 향후  4년간 꾸준한 활약이 기대된다는 점. 둘째 코너 외야수, 셋째 잠실을 홈으로 하는 팀에서 뛴 경력이 있다는 점이다.

이런 공통점과 달리 한때 홈이었던 잠실 구장과의 '상성'에서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 또한 흥미롭다.

잠실 구장과의 상성

잠실야구장 전경 (사진: OSEN)

두 구단이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점 외에 잠실 구장이 국내 다른 구장들과 구별되는 확실한 특징은 광활한 외야다. 잠실 구장에서 홈런을 치기 위해서는 좌우로 100미터, 중앙으로 125미터 이상 날아가 높이 3미터의 펜스를 넘겨야 한다.

최근 4년 간 리그를 지배한 타고투저의 흐름도 잠실에서만은 예외였다. 오히려 타고 시대에 잠실과 타 구장 사이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최근 4시즌 잠실 vs 여타 구장 OPS 비교>

잠실 0.742

비잠실 0.810

리그 전체 0.796

잠실 구장은 차별성은 단순히 '크다'는 사실보다는 이외의 구장과 '다르다'는 점에 있다.

다시 말해 잠실구장의 크기는 KBO의 여타 구장들에 비해 독보적으로 큰데 비해 다른 구장들은 규모가 대동소이하다. 고척스카이돔이 잠실 구장에 버금가는 사이즈지만 홈런이 그만큼 잘 안 나오는지 여부는 2~3시즌은 더 지켜봐야 한다.

타구장과 대비되는 넓은 외야라는 함정에도 불구하고, 잠실에서 선방하는 타자들이 있다.

박용택 (사진: LG 트윈스)

LG 트윈스 타선의 버팀목인 박용택이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4시즌 합산 OPS 0.885 52홈런을 기록한 박용택은  잠실 구장의 1240타석에서 OPS 0.867 19홈런, 이외의 구장에선 1016타석에서 OPS 0.907 33홈런을 기록했다.  잠실 구장에서의 타격 성적을 기준으로 구장과의 상성을 따진다면, 잠실에서 성적하락폭을 최소화한 박용택은 구장과의 상성이 좋은 타자라 봐도 무방하다.

김현수: 잠실도 괜찮아!

LG에 박용택이 있다면, 두산에도 그에 필적하는 타자가 있다(엄밀히는 2015시즌 까지 있었다).

'타격기계'라는 별명을 가진 김현수는 KBO리그에 타고투저 흐름이 시작된 14~15시즌 잠실 622타석에서 OPS 0.898 20홈런, 비잠실 535타석에서 OPS 0.980 25홈런을 기록했다.

앞서 언급한 LG의 박용택에 비해 OPS에선 격차를 보였지만, 홈런 생산 비율에서는 더 균등한 모습를 보였다.

두산 시절 김현수 (사진: 두산 베어스)

일반에게도 공개된 기록 중 타자의 타구 성향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로는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이 있다. 적은 표본으로도 평균에 수렴하는 경향이 있으며, 시즌별로 구분해서 기록을 비교해 봐도 안정적 경향을 보이는 지표다.  계산된 수치가  1보다 크면 땅볼아웃이, 1보다 작으면 뜬공아웃이 많다고 보면 된다.

이 비율의 리그 평균은 1.09로 땅볼 아웃이 좀더 많다.

1.15의 박용택은 뜬공보다는 땅볼로 처리된 타구가 많다. 김현수의 경우 땅볼아웃/뜬공아웃 비율은 1.03이다. 리그 평균에 비해서는 뜬공 아웃 비율이 약간 높지만 함께 시장에 나온 민병헌, 정의윤에 비하면 땅볼이 유의미하게 많다.

땅볼 타구의 빈도가 더 높은 타자일 경우 외야 넓이의 영향을 좀더 덜 받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앞서 언급한 잠실과의 상성은 타구 성향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개연성이 높다.

정의윤: 탈잠실이 살렸다.

김현수의 대척점에 있는 것이 바로 준척급 FA로 평가받는 정의윤이다.

올시즌 제한된 기회로 인해 15~16시즌 활약(41홈런)이 다소 바래진 감이 있는 정의윤은 뜬공아웃이 땅볼아웃에 비해 월등히 많다(0.84).  예상대로  잠실 상성 역시 최악에 가깝다.

SK 이적 후 3시즌  315 경기에서 56홈런을 터뜨린 SK 정의윤 (사진: SK 와이번스)

그의 잠실 308타석과 비잠실 1278타석은 흡사 '지킬앤하이드.' 그는 15시즌 중 가장 큰 구장에서 문학 구장으로 홈을 옮기며 상성의 중요성을  드라마틱하게 보여준 사례다. 원소속 구단인 SK를 비롯 구장이 상대적으로 작은 구단이라면 노려볼 이유가 충분하다.

<정의윤 최근 4시즌 잠실 vs 비잠실 OPS 비교>

잠실 (308타석) OPS 0.638 3홈런

비잠실(1278타석) OPS 0.900 60홈런   

(*문학 0.912 36홈런)


<잠실-문학  좌-중-우 펜스 거리/ 펜스높이 비교>

잠실 100-125-100 / 3m

문학 95-120-95 / 3m

민병헌: 탈잠실하면 거포 변신?

짧게 잡은 배트로 최근 5시즌 연속  3할 타율 달성, 수준급 주력을 활용한 허슬플레이. 다만 민병헌의 장타력은 '1번 타자로는 수준급'이라는 표현으로 과소평가되었을 개연성이 높다.

인플레이 안타를 주로 노리는 듯한 이미지와 달리 그의 타구는 정의윤 못지 않게 곧잘 뜬공이 된다.(0.86) 그 결과 잠실과 비잠실에서 그의 공격력은 아래와 같이 무시할 수 없는 편차를 보인다.

대형 계약이 예상되는 민병헌 (사진: 두산 베어스)

<민병헌 최근 4시즌 잠실 vs 비잠실 OPS 비교>

잠실(1193타석) OPS 0.802 17홈런

비잠실(994타석) OPS 0.919 37홈런

잠실을 홈으로 쓰면서도 충분히 위협적이였던 민병헌은 지난 4시즌 평균 0.855의 OPS를 기록했다.

그러나 잠실 이외의 구장을 홈으로 하고 잠실에서 60타석, 여타 구장에서 480타석을 기록한다고 가정할 경우 OPS 0.906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 경우 예상되는 홈런은 시즌 당 18.7개로, 최근 4시즌 평균 기준 16위에 해당한다(16위 이호준 18.75개).

현재 드러난 바에 따르면 선수는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했고, 원 소속구단인 두산은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두산, LG 이외의 구단에서라면 장타자로 변신할 가능성이 다분한 민병헌의 영입이 상당한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관련 기사 : '원툴' 정의윤-최준석-채태인, FA 가치는?)

[기록 출처: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 기록실, STATIZ]


박광영 필진 / 정리 및 편집: 김정학 기자

☞  2017 프로야구/MLB 카툰 전편 보기

☞ 이 기사 응원!  비영리 야구기록실 후원하기 [kbr@kbreport.com]

☞ 페북 좋아요! 케이비리포트 공식 [페이스북 야구 클럽]

기사제공: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이 콘텐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