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가평 노부모 사망 ·실종 사건, 부모와 집 나섰던 딸 구속
범행 도운 종교인도 유기 혐의 함께 구속
지난 12일 북한강서 80대 노인 시신 발견
11일 딸과 외출했다 사망, 부인도 실종 상태
딸 "공기좋은 곳에 부모가 내려달라고 했다" 주장
종교인 "부부가 '죽고싶다'는 말 평소 많이 했다"
경찰, 종교 연관성 등 조사, 실종 어머니 찾는 중
의정부지법 나우상 영장전담 판사는 20일 A씨와 B씨에 대해 “증거 인멸 및 도주의 우려가 있다”며 각각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지난 11일 오전 경기 가평군 북한강 변 경강교 아래에 A씨의 부친 C씨(83)과 모친 D씨(77)를 유기한 혐의다.
경찰은 연락이 닿지 않는 C씨의 아내이자 A씨의 어머니인 D씨를 찾기 위해 수사팀을 꾸렸다. 그리고 은밀하게 A씨를 조사했다. 놀랄만한 사실이 포착됐다. 경찰이 C씨의 집 주변에 설치된 폐쇄회로 TV(CCTV)를 조사한 결과 “함께 손을 잡고 외출했다”던 C씨 부부가 지난 11일 오후 7시 20분과 9시 40분 두 차례에 걸쳐 집을 나선 것이다. CCTV에는 딸과 다른 사람이 탄 봉고 차량에 부부가 태워지는 모습이 담겨있었다. 딸의 거짓말을 확인한 경찰은 차량에 탄 인물을 추적했다. 차 속에는 A씨와 친분이 있는 B씨가 있었다.
A씨는 경찰에서 “아버지는 ‘경치 좋고 공기 좋은, 조용한 곳에 내려달라’고 했고, 어머니는 ‘아버지와 같은 곳에 내려달라’고 해서 차에 태워 북한강에 내려준 것”이라고 진술했다. B씨는 “평소 C씨 부부가 ‘천국에 가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현재 실종된 A씨의 어머니 D씨를 찾기 위해 북한강 변 일대를 수색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A씨와 B씨가 '모른다'며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데다 주변 인물들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어 수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B씨가 이끄는 단체가 C씨의 사망과 D씨의 실종 등과 연관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의정부·가평=전익진·최모란 기자 ijj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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