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독면 쓰고 마라톤' 베이징 누른 최악의 스모그 도시는
물 뿌리며 강행한 마라톤 3.5만명 참여
쿼츠 "수도 옮겨라", 외교관도 짐 쌀 준비
지난 7일 뉴델리 일부 지역에서 대기질지수(AQI·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를 종합한 수치)는 1000㎍/㎥을 넘어섰다. 현지 의료진은 "하루에 담배 50개비를 태운 것과 맞먹는 독성"이라고 비유했다.
초미세먼지만 따져도 710㎍/㎥을 넘어섰다. 미국의 미세먼지 1등급 기준치(12㎍/㎥)의 60배다. ND TV에 따르면 측정 상태에 따라 초미세먼지 농도가 1000㎍/㎥을 넘는 경우도 많았다. 1주일 이상 이 상태가 지속되는 바람에 학교는 며칠간 문을 닫았고, 유나이티드 항공 등 일부 항공사는 뉴델리 취항을 중단하는 등 혼란이 빚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뉴델리의 연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122로 베이징(85)의 1.4배에 달한다. 하지만 11월 7일엔 공기질로 악명 높은 베이징 평균치의 8.4배로 치솟았다. 강가 램 병원의 아르빈드 크마르 흉부외과 과장은 "기침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가 많았다. AQI 1000은 하루에 담배 50개비를 피운 것과 같은 독성"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지난 7일 인도의학협회(IMA)는 보건 위기상황이라면서 마라톤 대회를 연기하라고 뉴델리 고등법원에 요청했다. 심각하게 오염된 공기 속에서의 마라톤은 천식 발작을 유발하고 폐를 악화시키며 심장 발작과 뇌졸중 위험도 증가시킬 수 있다면서다. 하지만 법원은 주최측이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모든 일을 하고 있다며 대회를 허가했다.
행사를 후원하는 통신업체 에어텔은 뉴델리 당국이 대기 질을 개선시키지 않으면 행사 후원을 철회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이에 주최측은 코스에 물을 뿌리고 행사가 열리는 6시간 동안 교통을 통제했다. 다행히 바람이 불어 행사 이틀 전 대기질지수(AQI)는 189까지 떨어졌지만 당일 아침엔 다시 238로 높아졌다. 가디언은 선수들이 "눈이 타는 듯하다"며 통증을 호소했다고 보도했다.
한 선수는 "오염이 심각하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걸 알지만, 오염 걱정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정부에 보내기 위해서 참여했다"고 가디언에 말했다.
뉴델리의 공기는 도로의 먼지, 잦은 화재, 자동차 매연, 공장의 매연과 주변 농촌 지역에서 농사 잔여물을 태우면서 넘어오는 연기 탓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겨울에는 바람이 잦아들고 기온이 내려가면서 오염물질을 지상 근처에 가둬두는 경향이 있어 더욱 심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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