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도웰의 재림?' 전자랜드 상승세 이끈 194cm 센터 브라운
외국인 선수 한 명 바뀌었을 뿐인데, 성적은 천지차이다. 최근 6연승으로 프로농구 단독 3위(7승 4패)로 뛰어오른 인천 전자랜드 얘기다. 대체 외국인 선수 브랜던 브라운(32) 영입 이후 마치 마법을 부린 것처럼 연승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전자랜드는 지난 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GC인삼공사와 경기에서 87-78로 승리했다. 브라운(32)이 24득점 17리바운드로 맹활약했다. 브라운은 오세근-데이비드 사이먼으로 구성된 KGC 트윈타워을 제압했다. 1위 서울 SK와는 2경기 차로 좁혀졌다. 전자랜드는 개막 후 치른 5경기에서 1승 4패로 부진했다. 팀 평균 득점이 84점으로 5위였는데, 평균 실점은 90.8점으로 최하위였다. 한 마디로 수비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인사이드에서 활약을 기대했던 2m6㎝의 장신 센터 아넷 몰트리의 부진이 컸다. 몰트리는 골밑을 비우고 외곽을 맴돌았다.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5경기 만에 결단을 내렸다. 몰트리를 과감히 정리하고 브라운을 영입했다. 브라운은 지난 7월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 참가해 많은 팀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구단에게도 선택받지 못했다. 당시 측정했던 키가 193.9㎝였는데 장·단신 선수를 가르는 기준(1m93㎝)에 딱 걸렸다. 그가 단신 외국인 선수로 분류됐다면 1라운드 지명도 가능했다. 애매한 키로는 2m대 선수들과 대결이 힘들다고 평가 받았다. 유도훈 감독도 처음에는 비슷한 생각이었다. 하지만 브라운의 장점에만 집중했다. 브라운은 키에 비해 양팔 길이(윙스팬)가 2m16㎝로 길다. 어깨가 높고 목이 짧은 체형으로 체감 신장은 2m 선수에 못지 않다고 판단했다. 상체 근육이 발달해 몸싸움에서도 좀 처럼 밀리지 않고, 거침없는 플레이를 펼치는 점도 감안했다. 리스크가 큰 선택이었지만 되돌아 온 것 역시 컸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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