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영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 신데렐라 탄생, 박성현은 상금 1위 굳히기에

인천ㅣ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2017. 10. 15. 18:24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년 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브리티시 여자오픈 마지막 날 역전패의 아픈 기억은 고진영(22)이 큰 선수로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됐다. 3라운드를 선두로 마친 뒤 “그 때에 비하면 지금은 체력, 멘탈, 샷이 훨씬 더 나아졌다”며 자신감을 보인 고진영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총상금 200만 달러)에서 LPGA 대회 첫 우승컵을 들었다.

고진영이 15일 KEB 하나은행 챔피언십 우승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하나은행 제공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차 고진영은 15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 골프장 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이며 합계 19언더파 269타를 기록, 세계 2위 박성현(24)을 2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중간합계 15언더파로 공동 2위 박성현, 전인지(세계 7위)에 2타 앞서 최종라운드에 나선 고진영은 3만 1726명을 기록한 대관중 앞에서 초반 긴장한 탓에 2, 3번홀 연속 보기를 범하며 박성현에게 한때 2타 차까지 끌려갔다.

그러나 2년 전의 고진영이 아니었다. “긴장할 이유가 없는데, 혼자 스스로 제게 부담을 주고 있었다. 기회는 다시 올 것이라고 생각하게 저만의 플레이를 하자고 마음 먹었다”는 고진영은 이후 5번홀(파5)에 첫 버디를 낚은 뒤 정교한 아이언샷을 앞세워 7번홀부터 3연속 버디를 낚고 재역전에 성공했다.

11번홀(파4)에서 박성현과 다시 공동선두를 이룬 고진영은 12번홀(파3)에서 2m 짜리 버디를 낚아 단독선두로 나선 뒤 14번홀(파4)과 16번홀(파4)에서 박성현이 보기를 더하며 뒷걸음질 치는 틈을 타 3타 차로 앞서 우승을 굳혔다.

고진영은 2015년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메이저대회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마지막날 1타차 선두로 나섰으나 박인비(29)에게 3타차 역전을 허용하고 2위에 머물렀다. 당시의 소중한 경험을 바탕으로 고진영은 지난해 KLPGA에서 3승을 거두며 대상을 받았고, 올해 2승을 거두는 등 통산 9승을 쌓으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프로 데뷔 10승째를 LPGA 대회에서 거두며 상금 30만 달러(약 3억 3800만원)를 챙긴 고진영은 국내 상금(7억 338만원)을 더해 올해 상금 10억원을 돌파했다.

“어제부터 긴장을 많이 해 마지막 퍼트를 한 순간 울컥하는 기분이 들었다”는 고진영은 “이번 우승으로 LPGA 1년 시드를 받았는데, 미국 진출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우승하면 시즌 3승과 함께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박성현은 “15번홀(파4)에서 이글 퍼트를 아깝게 놓친 것, 16번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한 게 결정적이었다”며 아쉬워 한 뒤 “진영이가 너무 잘해서 타수 차이가 좁혀지지 않았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라운드”라며 웃었다.

대회 전까지 190만 9667달러로 시즌 상금 랭킹 1위를 달린 박성현은 2위 상금 18만 2956달러(약 2억 620만원)를 더해 209만 2623달러를 기록하며 선두를 굳게 지켰다. 상금 2위 유소연은 공동 8위로 약 4만달러를 받아 182만 달러 남짓한 금액을 쌓았다.

박성현은 “솔직히 상금왕 욕심이 난다. 이번 대회를 통해 조금 더 간격이 벌어져 상이 더 가까이 오니까 좋다”면서 “남은 대회가 5개인데, 토토 클래식(일본)만 빼고 다 나간다. 시즌 2승 뒤 목표를 1승 더 추가하는 것으로 잡았는데, 4개 대회에서 우승이 어렵겠지만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국 여자골프선수들은 올해 LPGA에서 14승을 합작하며 최다승을 거둔 2015년 15승에 1승 차로 다가섰다. 10년째를 맞는 이 대회에서 고진영은 안시현(2003년), 이지영(2005년), 홍진주(2006년), 백규정(2014년)에 이은 5번째 KLPGA 출신 신데렐라 계보에 올랐다.

<인천ㅣ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