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빛의 축제 디왈리에서 폭죽이 금지된 이유는?

인도 대법원이 힌두교 빛의 축제인 디왈리(19일)를 앞두고 축제 기간 동안 폭죽 판매 및 유통을 전면 금지했다. 폭죽 사용에 따른 대기오염의 심각성을 고려해 내린 결정이지만, 축제의 상징인 폭죽놀이 금지는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는 불만도 나오고 있다.

디왈리는 부와 풍요를 상징하는 힌두교의 여신 락슈미를 기념하여 해마다 열리는 인도 최대 축제로 5일간 진행된다. 이 기간에 인도인들은 어둠을 쫓아내고 빛의 승리를 축하하는 뜻에서 전통적으로 폭죽놀이를 해왔다. 하지만 인도 당국은 폭죽 때문에 발생하는 먼지 등 오염물질이 인도 수도 뉴델리의 대기오염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디왈리 직후에는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의 30배가 넘었는데, 이로 인해 5,000여개 학교가 사흘 동안 휴교한 바 있다. 2014년 WHO 조사에서 뉴델리는 연평균 PM2.5농도가 WHO 기준치의 6배가 넘었다. 이는 세계에서 가장 대기오염이 심한 수준이다.

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9일(현지시간) 뉴델리를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다음달 1일까지 폭죽 판매 및 유통을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대법원은 “폭죽 없는 디왈리를 적어도 한 번은 시도해봐야 한다”며 “(폭죽놀이 없는) 올해 축제가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앞으로 폭죽놀이는 점차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많은 인도인들은 대법원의 폭죽놀이 금지 결정이 인도 전통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인도의 베스트셀러‘세 얼간이’의 작가 체탄 바갓은 결정 직후 “디왈리에 폭죽놀이를 금지하는 것은 크리스마스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만들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며 “전통을 존중하라”라는 글을 트위터에 게시, 인도 대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박혜인 인턴기자(중앙대 정치국제학과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