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연휴대란]면세품 인도장, 수백명 긴급파견에도 '아수라장'.."싸우고 버리고"

김현정 2017. 9. 29.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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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홈페이지에 3시간 전에 와달라는 안내가 있길래 새벽같이 도착했는데, 대기표 발권조차 어렵던데요. 선물하려고 샀던 물건 포기하고 그냥 출국합니다."

이날 오전 8시30분 항공편을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한 안모씨는 "한밤중에 집에서 출발해 새벽 5시도 안 돼 공항에 도착했다"면서 "출국 절차부터 밀리기 시작하더니 면세점에서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줄이 늘어서 있어 물건 수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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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연휴 맞아 29일부터 이용객 수 폭증
면세업계·인천공항공사 긴급 지원인력 파견
현장은 아수라장…"미인도 상태로 물건 포기하고 출국"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4층 인도장. 제품 수령을 위해 몰린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 독자제공)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면세점 홈페이지에 3시간 전에 와달라는 안내가 있길래 새벽같이 도착했는데, 대기표 발권조차 어렵던데요. 선물하려고 샀던 물건 포기하고 그냥 출국합니다."

"대기표 받는 줄을 따로 서다가 엉켜서 중국인 관광객들하고 크게 싸움이 나기도 했어요.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화장실이며 쓰레기 관리도 엉망이고… '세계 1위 공항' 맞나 싶었습니다."

세계 1위 공항을 자처하는 인천국제공항이 아수라장이 됐다. 최장 10일간의 황금연휴가 시작되자 시내 및 인터넷 면세점을 통해 물건을 구입한 고객들이 인도장으로 한꺼번에 몰리면서다. 인천공항공사와 업계는 긴급 인원을 파견해 지원에 나섰지만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29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여객터미널 4층 인도장. 제품을 수령하려는 고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독자제공)


29일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9일까지 이어지는 황금연휴로 인천공항 면세점 인도장 이용객 수가 급증해 업계는 이날부터 평소 근무 인원의 10~20%가량을 긴급 충원했다. 업체별로 10여명에서 30여명까지 인도장 및 면세품 이송 업무를 지원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인천공항공사 측도 250여명의 직원을 특별근무인원으로 증원했다.

그러나 전날부터 시작된 혼란은 여전하다. 출국 3시간 전에 도착했는데도 물건을 받지 못한 채 출국하는 등 '미인도(물품을 인수받지 않은 것) 대란' 조짐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 8시30분 항공편을 이용해 베트남 하노이로 출국한 안모씨는 "한밤중에 집에서 출발해 새벽 5시도 안 돼 공항에 도착했다"면서 "출국 절차부터 밀리기 시작하더니 면세점에서는 끝이 안 보일 정도로 줄이 늘어서 있어 물건 수령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9시께 프랑스 파리로 떠난 황모씨는 "최근에 출국한 주변인들이 일찍 서두르지 않으면 인도장에서 줄도 못 설 거라고 전해 3시간 전에 왔다"면서 "다행히 내가 구매한 면세점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어 겨우 물건을 받았지만, 주변에서 계속 싸우고 소리 지르고 하는 등 혼잡을 겪었다"고 토로했다. 황씨는 "내국인과 외국인이 욕설을 하고 험악한 분위기가 돼 당황스러웠다"면서 "근처 화장실도 엉망이고, 쓰레기도 버려진 채로 관리가 안 되고 있어 외국인들 보기가 부끄러웠다"고 전했다.

현장에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는 면세업계는 '터질 게 터졌다'는 분위기다. 현재 인천공항 면세품 인도장은 여객터미널에 3곳, 탑승동에 3곳으로 총 6곳이 운영되고 있다. 롯데ㆍ신라ㆍ신세계ㆍHDC신라ㆍ한화갤러리아ㆍ두타를 비롯해 중소ㆍ중견면세점 등 총 17개 사업자가 나눠 쓰고 있다. 총 면적은 3441㎡다.

면세점 업계는 이번 황금연휴 기간 인천공항 인도장 혼잡을 예상,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출국시간 보다 2~3시간 빨리 방문해 줄 것을 안내했다.


지난해 기준 국내 공항ㆍ항만 등 인도장의 일평균 취급 건수는 10만여건에 달한다. 70% 이상이 인천공항에 집중된다. 면세점업계에서는 이번 연휴 기간에 일평균 15만건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미인도 건수도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인도장에서 고객이 미리 구매한 제품을 인도받지 못하는 경우는 ▲면세점 측의 이송 오류 ▲고객의 갑작스러운 출국일 변경 ▲출국시간 전 인도 실패 등으로 구분된다. 업계는 평소 미인도 건수를 전체 취급 건수의 1%가량으로 추산하는데, 이번 연휴 기간에는 2~3%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업자는 증가하는데 인도장 규모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탑승구와 같은 층(3층)을 쓰던 인도장을 4층으로 옮기면서 혼란이 더욱 심해졌다"고 입을 모았다. 또한 "상업시설이 아닌 인도장은 높은 임대료를 받을 수 없어 공사 측이 확충을 지연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순차적으로 인도장 확충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신규 개발 공간이 탑승동 중앙에 289㎡ 규모로 설정됐으나 오픈 예정 등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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