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 대신 '미친개', 컵대회 MVP 차지한 강소휘
GS칼텍스는 23일 충남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17 천안·넵스 프로배구 컵대회 여자부 결승에서 도로공사를 세트 스코어 3-1(25-22 17-25 25-16 25-22)로 꺾고 5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대회 최우수선수상은 기자단 투표에서 29표 중 12표를 받은 강소휘에게 돌아갔다. 지난 해보다 팔스윙 속도를 빠르게 한 강소휘의 성장세는 눈부셨다. 강소휘는 표승주와 함께 윙스파이커로 4경기 모두 출전한 강소휘는 경기당 평균 16.5점을 올렸다. 결승에서도 서브득점 3개 포함 15점(공격성공률 52.38%)을 올렸다. 매치포인트 역시 강소희의 서브 에이스였다. 강소휘는 경기 뒤 "아직 실감이 안 난다. MVP를 받을 거라고는 생각도 안 했다"고 했다. 그는 "오늘 경기 전부터 우승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수들끼리도 즐기자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2015-16시즌 신인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데뷔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무릎을 다쳐 수술을 받았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대표팀에도 발탁됐지만 건강검진에서 작은 위종양이 발견돼 지난 6월 수술을 받았다. 두 달 가까이 휴식을 취한 그는 8월 초가 되서야 팀에 복귀했다. 그런 상황에서 팀 선배 이소영이 무릎 부상으로 빠져 강소휘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강소휘는 "남들보다 시간이 없어서 개인 훈련을 엄청나게 했다. 남들의 두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영 언니도 얘기를 자주 해줬다. 못했을 땐 '너답게 하라'고 했고, 잘한 날은 칭찬해줬다"고 말했다. 강소휘는 "셔틀런처럼 반복적으로 왔다갔다 하는 훈련을 많이 했다. 덕분에 체력과 순발력, 집중력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컵대회 정상에 올랐지만 GS칼텍스를 V리그 우승후보로 보는 시선은 많지 않다. 이번 대회에선 대표팀에 차출된 선수들이 결장했기 때문이다. 강소휘는 "우리 팀을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걸 안다. 젊은 팀 답게 리그에서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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