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역사의 숨결·아픔 고스란히.. '시간의 흔적'을 걷다
부산 서구 부민동 옛 부산법원 인근 주택가에 위치한 임시수도기념관 전경. 부산관광공사 제공 |
◆피란수도의 유적이 많은 ‘1023 코스’
1023은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 역할을 한 1023일을 의미한다. 부산은 한국전쟁 중 임시수도로서의 역할을 담당했고, 그와 관련한 많은 유적이 존재하고 있음에도 이를 체험해볼 기회는 많지 않다.
부산 원도심투어 코스에 들어 있는 동아대 석당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구려 광개토태왕 모조 비문. |
이 코스는 비석문화마을→하늘전망대→기찻집 예술체험장→최민식갤러리→임시수도기념관→석당박물관 순으로 돌면 된다. 소요시간은 걸음이 빠른 사람이라면 2시간 정도, 여유를 갖고 제대로 감상하려면 최소 3시간은 잡아야 한다. 비석문화마을을 가려면 지하철이나 시내버스 등을 이용해 부산대병원 정문을 찾으면 된다. 이곳에서 마을버스나 도보로 비석마을 입구에 있는 산상교회를 향해 올라간 뒤 투어를 시작한다.
부산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안에 건립된 안용복(독도 의용수비대장) 장군 사당 전경. |
하늘전망대에 오르면 중·서구, 영도, 부산앞바다까지 조망할 수 있다. 이 지역 부녀회 ‘아미맘스’가 여행자들의 쉼터(카페) 겸 체험교실로 운영하는 ‘기찻집 예술체험장’에 들러 쿠키 케이크 천연비누 만들기, 비즈공예 제작 등 다양한 체험을 해보자. 그런 뒤 취향에 따라 국산차나 진한 원두커피 한 잔이면 여행의 피로가 싹 가신다.
최민식 갤러리에 잠시 들렀다가 산 아래 주택가에 위치한 임시수도기념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도보로 족하다. 기념관 1층에는 전쟁 통에 이승만 대통령이 주요 국정을 논했던 응접실과 서재, 내실, 거실, 식당, 조리사실(생각의방), 경비실(증언의방) 등이 오롯이 보존돼 있다. 증언의 방이 좀 특이하다. 이 방은 원래 경비실로 사용했던 곳으로 한국전쟁의 참화를 세계에 알리려는 뜻에서 당시 특공대원으로 전쟁에 참가했던 이정숙 할머니의 증언을 듣는 방으로 꾸몄다. 2층은 대통령관저로 사용되던 곳으로 집무실(전시실), 마루방(회상의방)으로 꾸며져 있다. 회상의 방에서는 임시수도 부산과 관련한 영상물을 상영하고, 전시실에는 한국전쟁 관련 유물 및 이승만 대통령 유품이 전시돼 있다.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수영구 코스
고층 빌딩과 음식점들로 가득한 수영지역이지만 알고 보면 우리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명소가 숨어 있는 동네이다. 수영사적공원에서는 조선시대 옛 좌수성 남문터를 감상한다. 어부이자 민간 외교가이던 독도지킴이 안용복 장군의 사당도 있다. 제강공장을 재창조해 문화공간으로 만든 고려제강기념관과 복합문화공간 F1963에서 부산 근현대산업 발전사를 체험할 수 있다. 조선시대부터 근현대사를 관통하는 시간여행이 가능한 곳이 바로 이곳 수영이다.
부산 수영구 수영사적공원 초입에 있는 옛 수영성 남문 전경. |
수영성 남문은 1972년 부산시 유형문화재 제17호로 지정됐다. 아치형으로 쌓은 홍예문으로, 원래 조선시대 경상좌수영의 남문으로 세워졌으며 1692년(숙종 18) 좌수사 문희성이 수영성을 중수할 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남문에 들어서면 부산 좌수영 성지 곰솔(천연기념물 제270호), 푸조나무를 만날 수 있다. 모두 수령 500년을 넘은 거목이다.
이어 안용복 장군 사당을 만난다. 이 사당은 울릉도와 독도를 침탈한 왜인들을 몰아내고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독도가 조선 땅임을 확약받고 돌아온 안 장군을 기리기 위한 곳이다. 25의용단은 1972년 6월 부산시 기념물 제12호로 지정됐는데, 임진왜란 때 수영 지역에서 7년간 유격전으로 왜군에 항전한 25인의 의병을 모신 제단이다. F1963은 특수선재 글로벌기업 고려제강이 설립한 복합문화공간이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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