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후라노와 신록의 비에이, 홋카이도의 여름

트래블조선 2017. 9. 20. 15:5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후라노의 풍경./사진=훗카이드관광진흥청

대지(大地)의 섬 홋카이도(北海道). 우리에겐 겨울 영화 '러브레터'와 '삿포로 눈축제'로 많이 알려졌지만, 진짜 홋카이도의 대자연을 만나고 싶다면 지금이 제격이다. 평균 기온이 20도 안팎인데다가 습도가 낮아 여행하기 적합하고, 대지는 온갖 아름다운 색으로 매력을 뽐내기 때문. 그 한가운데에 후라노와 비에이가 있다. 여름, 홋카이도, 바람 부는 언덕과 넘실대는 꽃향기, 예감이 좋다.

라벤더.

삿포로시내에서 후라노, 비에이로

삿포로 시내에서 후아노와 비에이는 보통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데, JR을 타면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된다. 가격은 이동 루트나 성·비수기에 따라 대략 4,000~6,000엔가량 한다. 가장 추천하는 교통수단은 렌터카. 소요시간은 기차와 비슷하며, 2~3명 이상이라면 렌트비와 주유비를 합해도 열차보다 훨씬 저렴하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후라노-비에이를 잇는 노롯코 열차, 명소를 둘러볼 수 있는 비에이 뷰 버스, 관광주유버스, 쿠루루호 버스 등 특별 노선이 생긴다. 택시나 가이드 투어도 쉽게 찾을 수 있다.

후라노의 보랏빛 향기

라벤더 개화는 6월 말부터 시작해 7월 중순 절정에 이른다. 후라노 여행에 있어서 카미후라노(上富良野) 지역은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다. 뻥 뚫린 시골길을 달리다 보면 발길을 멈추게 하는 풍경이 한아름. 국도 291번에 속하는 약 7km의 길인 ‘라벤더로드’도 있는데, 가장 로맨틱한 드라이브 코스로 꼽는다. 시작점은 ‘히노데 라벤더원(日の出ラベンダー園))’. 이곳에서는 흐드러진 꽃밭과 웅장한토카치다케(十勝岳) 연봉이 어우러져 눈이 즐겁다.

후라노(富良野)를 대표하는 천상의 꽃밭은 단연 보랏빛 라벤더 물결의 ‘팜 토미타(FARM TOMITA)’다. 광대한 라벤더밭에서 즐기는 아로마 향기와 라벤더로 만든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인기다. 핸드크림, 립밤, 비누, 캔디, 차, 버블볼, 베개 등 라벤더로 만든 다양한 제품도 구매할 수 있으니 꼭 방문해 볼 것.

제트코스터의 길.

시원한 제트코스터의 길

낭만을 즐겼다면 이번에는 스릴을 만끽할 차례다. 드라이브의 맛을 제대로 느끼게 해줄 곳은 바로 ‘제트코스터의 길’이다. 후라노와 비에이를 잇는 이길은 구릉과 들판 사이로 4km쯤 이어지는 2차선 도로다. 길은 한마디로 ‘업 다운’이 완벽하다. 오르고 내려가는 동안 쉼 없이 펼쳐지는 아름다운 풍경이 스릴과 더해져 심장을 두근거리게 한다. 이 길을 거쳐 전망 명소로 유명한 두 언덕, ‘미야마토우게(深山峠)’와 ‘센보우토우게(千望峠)’까지 들러보자. 이 향기롭고 시원한 들판은 오롯이 길을 달리는 당신의 것이다.

사계체의 언덕.

순수와 맞닿은 환상적인 전원 마을 비에이

후라노에서 자동차로 25분 거리에 비에이(美瑛)가 있다. ‘아름다운 옥빛’이라는 뜻의 한자를 쓴다. 홋카이도 원주민 아이누 족의 말 ‘피예(PIYE)’를 한자로 바꿔 부른 것이다. 실제로 이 마을은 옥빛보다 더 아름답다. 모든 구릉의 꼭대기는 하늘과 맞닿아 있다. 여름철엔 푸른 하늘과 대조되는 하얀 감자 꽃이 장관을 이룬다. 일상에서 지끈했던 머리에 여백이 생기고 그 자리에 순수가 들어선다.

비에이의 아름다움은 1970년대 사진작가 마에다 신조(前田真三)가 작품을 발표하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사계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구릉과 자연의 비경 덕에 영화와 광고의 단골 촬영지가 되었다. ‘탁신관(拓真館, 타쿠신칸)’은 마에다 신조의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다. 그의 작품은 비에이의 아름다움을 강력하게 전해준다. 관람 후 전시관 옆 자작나무 숲을 거닐면 마음이 평온해진다.

마일드세븐 언덕.
청의호수./사진=flickr_briska8

탁신관부터 청의호수까지

탁신관에서부터 ‘파노라마 로드’가 시작된다. '사계채의 언덕(四季彩の丘, 시키사이노오카)'에는 라벤더와 튤립, 해바라기 등 30여 종류의 꽃이 형형색색 매력을 뽐낸다. 이곳 언덕 위에 혼자 서 있는 ‘크리스마스트리의 나무’는 일몰 풍경이 압권이다. ‘패치워크 로드’는 파노라마 로드 북쪽에 있다. 경사가 덜 심해 자전거로 돌아보기 좋다. 하늘에서 보면 언덕과 들판이 마치 조각 헝겊을 이어 붙인 것처럼 보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담배 마일드세븐의 광고 촬영을 한 ‘마일드세븐 언덕’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나무들이 일렬로 늘어선 모습이 무척 경이롭다. ‘켄과 메리의 나무’는 닛산 자동차 광고에, '세븐스타 나무'는 역시 같은 이름의 담배 광고에 나와서 알려졌다. 언덕에 서 있는 나무들은 하나같이 목가적이고 서정적이다. '청의호수(青い池,아오이이케)'는 애플의 아이폰 배경 화면으로 선정되면서 더 유명해졌다. 옥색 물감을 짙게 뿌려 놓은 듯 물빛이 환상적이다.

오므카레.

대자연 속 청정의 맛

홋카이도는 일본 미식가들이 으뜸으로 꼽는 미각 천국이다. 신선한 해산물, 대지가 키운 채소와 곡식, 드넓은 목장에서 난 유제품과 육류, 풍미 깊은 맥주까지. 특히 후라노와 비에이 지역은 감자, 아스파라거스, 옥수수 등 신선하고 알이 굵은 채소가 일품이다. 재료 그 자체에서 단맛이 우러나 조미료가 필요 없다. 신선한 식재료를 넣어 만든 후라노의 명물 오므카레(오므라이스 카레)를 떠올리면 절로 군침이 돈다. 이 밖에도 비에이와 후라노 지역엔 정성과 맛을 겸비한 소담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시간이 부족해도 서러워 말자. 홋카이도의 맛을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신치토세 공항이다. 도내 유명 맛집이 한데 모여 있어 떠나는 이의 아쉬운 발길을 붙잡는다. 이번 여름, 후라노와 비에이의 서정적이고 특별한 아름다움에 빠져보길 추천한다.

◆ AIRLINE

김해·대구국제공항에서 삿포로(신치토세국제공항)로 출발하는 항공편이 있다. 소요시간은 대략 2시간 30분.

김해국제공항 ⇨ 삿포로

대한항공 화, 목, 토 09:15

에어부산 월, 목, 금, 토 09:30, 화 13:35, 일 09:00

대구국제공항 ⇨ 삿포로

에어부산 화, 수, 목, 금, 토, 일 15:30

· 글 : 송인희 여행작가('설렘두배 홋카이도', '홋카이도 여행, 수다' 저자)

· 사진 : 홋카이도관광진흥청 外

· 기사 제공: 한국공항공사 에어포트포커스(http://kacwebzine.co.kr)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