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수지

입력 2017. 9. 1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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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이 눈부셨던 어느 가을날, 활짝 핀 장미처럼 아름다운 그녀를 만났다. 소녀에서 이젠 성숙한 여인이 된 수지와 함께한 시간.

데님 재킷, 슬리브리스 톱, 데님 미니스커트 모두 게스.

요즘 뭐 하고 지내요? <당신이 잠든 사이에> 사전 제작 촬영이 끝나서 얼마 전 여행을 다녀왔어요. 지금은 이런 거 저런 거 배우면서 쉬고 있고요.&nbsp;

그 드라마에서 연기한 ‘홍주’는 어떤 사람이에요?‘홍주’에겐 누군가에게 닥칠 불행을 꿈으로 미리 보는 능력이 있어요. 처음엔 다른 사람의 불행을 막아줄 수 없다는 사실에 무력감을 느끼는데, 남자 주인공인 ‘재찬’을 만나면서 같이 힘을 합쳐 ‘으샤으샤’해요. 그러면서 밝고 명랑해지죠.

누구나 크든 작든 불행감에 빠질 때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빠져나오는 자신만의 방법이 있나요.음… 그 감정에서 막 빠져나오려고 굳이 뭔가를 하거나 애쓰지 않아요. 그냥 친구들이랑 술 한잔하죠. 아니면 드라이브를 하거나. 가끔은 그런 감정을 가만히 앉아서 곱씹기도 하고요. 

평소에 꿈을 많이 꾸는 편이에요?진짜 많이 꿔요. 하룻밤에도 몇 가지씩. 잠깐 잠들 때도 꿔요. 가끔 현실인지 꿈인지 헷갈릴 정도예요. 

기억나는 꿈 있어요? 아, 얼마 전에 금붕어 꿈을 꿨어요. 어항에 금붕어 두 마리가 있는데, 물이 완전 썩어 있는 거예요. 그래서 뜰채에 잠깐 꺼내놓고, 깨끗이 청소한 다음 새 물로 갈아줬거든요. 친구들한테 얘기했더니 되게 좋은 꿈이라는 거예요. 

활짝 핀 장미처럼 매혹적인 모습의 수지. 블라우스 16만8천원 게스.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도 신기해요.그 꿈을 꾸다가 친구 전화 때문에 깼는데, 잠결에 꿈 얘기를 막 잠꼬대처럼 했대요. 하하. 그래서 지금도 기억나는 것 같아요.

연기든 노래든, 화보 촬영이든, 작업할 때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낸다는 얘길 들었어요. 하고 싶은 게 뚜렷하다는 건 생각이 많다는 뜻인데.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어요?사진을 많이 찾아봐요. 사진 보는 걸 좋아하거든요. 톤이나 색감 같은 시각적인 것에 예민한 편이에요. 예쁜 걸 보면 ‘나중에 한번 해보고 싶다’ 생각하며 휴대폰에 저장을 해두죠. 너무 많아 막상 필요할 때 잘 못 찾긴 하지만. 하하. 

요즘처럼 여유가 있을 땐 뭐 해요?얼마 전에 일주일 정도 호주에 다녀왔어요. 작년에 멜버른으로 촬영을 간 적 있는데 그때 기억이 되게 좋았거든요.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펭귄도 봤어요.  

멜버른에 펭귄이 살아요?필립 아일랜드에 야생 펭귄이 있어요. 정말 귀여워요. 아기 같고. 진짜 한 마리 데려오고 싶었다니까요. 신기하게 동물이 점점 좋아져요. 얼마 전엔 펭귄이 그려진 카디건도 샀어요.

지금 막 펭귄 흉내 낸 거 알죠? 하하. 뭔가 흉내 내는 걸 좋아해요. 펭귄들이 보통 무리 지어 우르르 다니거든요. 각자 성격이 다른데 그걸 관찰하는 게 재미있어요. 어떤 애들은 되게 관심 받고 싶어 하거든요? 사람들이 손짓하면 가다가 멈춰서 막 예쁜 짓을 해요. 그러다가 무리를 놓치고, 집에 가는 길도 까먹어 가만히 멍을 때려요. 다른 무리가 와서 툭 치면 그제야 정신 차려 다시 걸어가고. 그런 모습이 너무 귀여운 거예요. 

소파에 편안하게 기대 해 질 녘의 풍경을 감상하는 그녀.라이더 재킷 59만원, 니트 톱 5만8천원, 데님 팬츠 29만8천원 모두 게스. 

수지 씨도 멍 잘 때려요? 요즘엔 그거 잘하는 것도 능력이거든요. 뇌 건강에도 좋고.그래요? 전 자주 그러는 것 같아요. 집에 가면 뭔가를 하기보단 일단 그냥 소파에 앉아요. 그러다 깜깜해지면 그제야 ‘아, 불을 안 켰네?’ 하죠. 

원래 정적인 편이에요?잘 모르겠어요. 흐흐. 어떨 땐 이렇고, 어떨 땐 또 완전 다르고. 극과 극 사이에 제가 다 있는 것 같아요. 

혹시 초연해지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어요?있죠. 왜냐하면 그렇게 되기가 어려우니까요. 저는 그래서 기쁜 일이나 좋은 일, 잘된 일이 있어도 크게 기뻐하거나 좋아하지 않으려고 해요. 그리고 안 좋은 일이 있거나 슬플 때도 많이 슬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고요. 어렵긴 하지만….

일희일비하지 않는다는 거죠?음… 오르락내리락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래서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땐 빨리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하기도 했어요. 어른은 방법을 잘 알 것 같았거든요.

쉽진 않아요. 한 70세가 되면 그게 가능하려나? 맞아요. 차라리 어릴 때가 더 나은 것 같긴 해요. 그런 생각이 들 때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보면 좋을 거예요. 위로가 돼주거든요. 저도 촬영하면서 위로를 많이 받았어요. 여기까지만 얘기할게요. 하하.&nbsp;

햇빛이 좋은 오후, 테라스에 앉아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다. 

블루종 21만8천원, 티셔츠 6만8천원, 미니스커트 11만8천원 모두 게스. 초커, 사이하이 부츠 스타일리스트 소장품.

오늘 이 인터뷰 끝나면 뭐 할 거예요?훠궈 먹으러 갈 거예요. 근데 지금 예약이 다 찼대요. 큰일 났어요. 갑자기 마음이 급해지네. 

얼른 끝내야겠네. 올해 우리는 또 어디에서 수지를 만날 수 있을까요?10월에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서 만나요! 

갑자기 너무 궁금한 게 생겼어요. 만약 내가 내일 죽는다는 걸 알게 되면 뭐가 제일 후회될 거 같아요?음… 훠궈에 있는 새우 완자를 좀 더 먹을걸. 아, 사리 더 추가할걸… 만두도 먹을걸. 고구마 당면도 추가할걸… 하하하. 먹어봅시다~!

그렇게 마무리해도 돼요? 흐흐흐. 아! 또 있어요. 이런 말 하면 웃을 수도 있지만, 저는 뭐든 다 해보고 죽고 싶거든요. 어차피 죽을 거, 맨 정신에 못 했던 거 다 해볼 것 같아요. 막 차를 과격하게 몰고 좁은 골목 사이를 헤집고 달리거나 비행기에서 뛰어내리기, 이런 거요! 

이러다가 액션 영화 찍겠어요.  하하. 저 오늘 별 얘기 다 하네요. 

Photographs by Kim Hee June Fashion Editor 전선영 Feature Editor 류진 Celebrity Model 수지 Stylist 박세준 Hair 이희(이희) Makeup 이미영(이희) Assistant 임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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