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성묘때 장수말벌 마주치면? "웅크리지 말고 줄행랑..어두운색 옷 피해야"
[경향신문]
산에서 장수말벌 떼를 마주치면 머리를 감싸고 그 자리에서 빠르게 도망치는 것이 ‘상책’이다. 또 말벌 공격을 피하려면 어두운 옷보다는 빨간색, 노랑색 등 밝은 색상의 옷을 입어야 한다.
17일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지난 5월부터 4개월간 장수말벌의 공격성향을 분석한 결과 “사람의 머리보다는 다리를 집중적으로 공격하는 성향이 강하다”라고 17일 밝혔다. 장수말벌은 보통 땅속에 집을 짓는데, 벌집 주변에 약한 울림만 있어도 수십 마리가 쏟아져 나오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머리부터 공격하는 털보말벌이나 등검은말벌과는 달리, 장수말벌은 땅속 벌집에서 더 가까운 사람의 다리 부위를 집중적으로 공격했고 이후 사람의 행동에 따라 몸 전체를 공격했다.
공단은 “벌떼 공격을 받으면 보통 ‘자세를 낮추고 팔로 머리를 감싸라’는 대처법이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는 땅속에 사는 장수말벌에게는 오히려 공격받기 쉬운 자세”라며 “벌을 털어내려고 다리로 쿵쿵 딛거나 주저앉지 말고, 머리를 감싸고 최대한 빨리 뛰어서 20m 이상 멀리 피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또 장수말벌은 검은색·갈색·빨간색·노란색·초록색 순으로 높은 공격성을 보였다. 일반 말벌과 비슷하다. 곰이나 오소리, 담비 등 야생동물 천적의 색상이 검은색 또는 짙은 갈색이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공단은 “야외활동을 할 때는 밝은 계열의 등산복, 등산화, 등산모, 각반 등을 착용해야 한다”라며 “다만 벌을 직접적으로 자극했을 경우에는 흥분한 벌들이 색상에 관계없이 공격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 전역의 낮은 산과 숲에 분포하는 장수말벌은 세계에서 가장 큰 말벌로도 꼽힌다. 다른 말벌이나 꿀벌보다 공격 성향이 강하며, 독의 양도 20~40배 정도 많아 한 번만 쏘여도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벌집이 커지는 8~9월 개체수가 많아져 활동이 왕성하기 때문에 추석 성묘객들이 마주치는 불청객 중 하나다.
꿀벌과 달리 말벌의 침은 사람의 피부에 박히지 않는다. 공단은 “신용카드 같은 도구로 침을 제거하려 하면 오히려 염증이 생길 수 있다”며 “쏘인 부위를 차갑게 한 뒤 빨리 병원으로 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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