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때문에 눈도 제대로 못 떠' 모피 농장서 사육되는 여우의 눈물

김은빈 2017. 8. 28.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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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유튜브 캡처]
천연 모피는 털이 매우 부드럽고 보온성도 높아 고가에도 겨울철 패션 아이템으로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모피의 이용은 동물들의 희생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모피생산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최근 모피를 위해 희생되는 여우의 모습이 한 동물 보호 단체를 통해 공개돼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사진 유튜브 캡처]
'동물에 대한 권리(Oikeutta eläimille)'란 핀란드 동물 보호 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핀란드 북동부 지역 오스트로보트니아에 있는 한 모피농장에서 사육되는 북극여우의 모습이 담겼다. 거대한 털에 파묻혀 한눈에 봐도 버거워 보이는 북극여우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적이었다.
[사진 유튜브 캡처]
[사진 유튜브 캡처]
좁은 우리에 갇힌 여우들은 불어나다 못해 접힌 살 때문에 눈조차 제대로 뜨지 못했다. 모피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이 여우들은 지방함량이 높은 사료를 먹으며 몸집을 불렸다. 거대한 몸을 간신히 뉠 정도의 작은 우리에서 이들은 맘껏 뛰어다닐 수도 없었다. 이곳에 갇힌 여우들의 몸무게는 무려 19㎏. 3.5㎏이 정상체중인 보통의 여우에 비해 5배가 훌쩍 넘는다. 본성대로 사냥을 위해 뛰어다녀야 할 여우들에게 이곳은 감옥이었다.

핀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여우 모피 생산지다. 2014년 핀란드에서 모피를 위해 희생된 여우는 180만 마리에 이른다. 핀란드에서 동물에게 피해를 주는 방식으로 가축 번식을 하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 그러나 암암리에 이러한 비윤리적 사육 행태는 이뤄지고 있다. 이곳에서 생산된 모피는 영국 등으로 수출되며 모자, 겉옷 등 '패션 재료'로 이용된다. 모피 코트를 만들기 위해선 '일반 여우'의 경우 약 10~20마리 정도가 희생된다.

단체 관계자는 "이 동물들의 상태는 이익에 대한 욕심의 결과"라며 "더 큰 피부는 모피 농부를 위한 더 많은 돈을 의미한다. 동물들은 고난을 받아 대가를 치른다"고 비판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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