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 '하비' 물폭탄, 온난화에 30% 더 세졌다"

태원준 기자 2017. 8. 2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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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최소 30% 이상 더 강한 폭풍과 강수량을 동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하비는 원래 강한 허리케인이었지만, 그 피해를 훨씬 키운 것은 인간이다. 하비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 강해진 정도는 최소 30% 이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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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우주정거장에서 촬영한 허리케인 하비. 나사

미국 텍사스주를 강타한 허리케인 '하비'가 지구온난화 때문에 최소 30% 이상 더 강한 폭풍과 강수량을 동반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에서 4번째로 큰 도시 휴스턴을 물바다로 만든 폭우는 인간이 초래한 결과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후학자들은 "허리케인은 멕시코만에서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현상이지만 하비는 좀 달랐다"며 지금까지 볼 수 없었던 이례적인 움직임을 분석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27일(현지시간) 텍사스에 상륙한 뒤 열대성 폭풍으로 변한 하비가 '거의 움직이지 않고' 제자리에 머물며 비를 뿌리고 있다고 전했다. 기상 당국은 하비로 인한 폭우가 30일까지 계속 이어질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하비가 휴스턴에 쏟아낼 총 강우량은 최대 12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지역이 경험한 역대 최다 강우량이다. 미 기상청(NWS) 대변인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재앙적인 홍수가 찾아왔다"는 성명을 냈다.

전문가들은 유례 없이 따뜻해진 바닷물의 온도를 원인으로 지목했다. 하비가 휴스턴에 접근하던 지난주 멕시코만 해수면의 온도는 평년보다 1.5~4도 높았다. 세계 바다 중 가장 따뜻한 수온을 기록하고 있었다. 열대성 저기압이던 하비는 이 바다를 지나며 불과 48시간 만에 '카테고리 4'의 초대형 허리케인으로 발달했다. 

미국 기후연구센터의 케빈 트렌버스 박사는 "이렇게 따뜻한 바다가 허리케인에 연료를 충분히 공급했다"며 "허리케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하지만 따뜻한 수온을 통해 더 강하고, 더 크고, 더 오래 지속되고, 더 많은 비를 머금게 된다"고 말했다.

하비가 다른 허리케인과 달랐던 또 한 가지는 육지에 올라서는 '상륙' 장면이었다. 허리케인은 통상 상륙 직전 강도가 약해진다. 강한 회오리를 일으키며 바다를 지날 때 해수 상층부와 하층부의 물은 서로 위치를 바꾸게 된다. 허리케인의 바람에 밀려 상층부의 따뜻한 물이 아래로 내려가고 하층부의 차가운 물위 수면을 향해 올라오면 수온이 내려가면서 허리케인에 공급되는 수증기가 줄어들어 자연히 위세가 약해지곤 한다.

하비는 그렇지 않았다. 상륙 순간까지 지속적으로 강도를 높여 카테고리 4의 위력을 유지한 채 휴스턴을 덮쳤다. 트렌버스 박사는 "허리케인이 지날 때 바닷물의 대류 현상은 해저 100~200m까지 내려간다. 하비의 위력이 상륙 때까지 약해지지 않았다는 것은 100~200m 아래에 있는 바닷물도 그만큼 따뜻해 충분한 수증기를 계속 공급받을 수 있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미 잡지 애틀랜틱은 "지난 30년간 어떤 허리케인도 상륙 전 12시간 동안 계속 강도를 유지하지 못했다"며 "이런 현상은 하비가 처음"이라고 보도했다.

트렌버스 박사는 하비의 이례적 모습을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분석했다. 그는 "하비는 원래 강한 허리케인이었지만, 그 피해를 훨씬 키운 것은 인간이다. 하비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 강해진 정도는 최소 30% 이상"이라고 말했다.

태원준 기자 wjt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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