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알쓸신잡' 나왔던 그 비빔빵?

입력 2017. 8. 2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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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에 선정된 전주. 그 이름에 걸맞게 전주 곳곳엔 전통의 맛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많은 창의 음식이 인기를 끌고 있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여러 음식 중 눈에 띄는 한 음식이 있다.

따뜻한 빵 속에 비빔밥이 들어가 이색적이면서도 조화로운 맛을 내는 ‘전주 비빔빵’이다. 최근 tvN ‘알쓸신잡’에도 소개되며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비빔빵은 사회적 약자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가득 담겨 만들어진 음식이다.

전주 시청 근처에 위치한 ‘전주빵카페’.


‘전주빵카페’를 운영하는 천년누리전주제과는 빵을 팔아 얻는 수익이 아니라, 노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용이 주 목표인 사회적기업이다. 그 목표에 맞게 인건비가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기 때문에 수익이 나기 어렵다.

하지만 맛에 대한 투자도 아낌없다. 재료는 지역 시장에서 공급받기 때문에 신선하고, 빵 반죽은 최대 72시간까지 저온숙성하고 있다. 이처럼 건강한 생각과 맛을 가진 천년누리 전주제과는 지역의 스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천년누리전주제과 장윤영 대표.
 

전통과 현대가 조화를 이룬 비빔빵! 최근 폭발적 인기를 누리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는 이곳에서 장윤영 대표를 만나봤다.

비빔빵을 먹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줄 서있다.
 

Q. 요즘 비빔빵의 인기가 대단합니다.
A. 비빔빵은 어르신들의 지혜와 연륜이 최신 트렌드를 만나 탄생한 빵입니다. 최소 48시간에서 72시간까지 저온 숙성된 반죽에, 지역 시장에서 공수해 온 재료로 만든 비빔밥을 가득 채워 넣었고요. 든든한 한 끼 식사 대용에도 좋습니다.

어르신의 지혜와 연륜이 가득 담긴 비빔빵.

Q.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 전주의 명성에 걸맞은 음식인 것 같습니다. 비빔빵은 어떻게 개발하게 됐나요?
A. 보시다시피 저희와 함께 일하시는 분들이 대부분 어르신입니다. 그래서 ‘이분들께서 가진 지혜와 연륜을 잘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까?’에 초점을 맞춰 연구했습니다.

근데, 저희 직원들 중에는 가정주부였던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소중한 사람들에게 맛있는 밥상을 차려주는 것에 즐거움을 많이 느끼시더라고요. 또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계셔서 손맛이 정말 최고입니다.

그래서 이런 장점을 살리면서 여기에 지역의 정체성을 담아 메뉴를 차별화했죠. 또 평소에 빵이 고지방 고칼로리다 보니 건강을 챙긴다고 기피하시는 분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건강한 빵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작용을 했습니다.

오랜시간 정성스럽게 만들어지는 비빔빵.
 

Q. 만드는 사람과 먹는 사람 모두를 고려한 건강한 빵이네요. 만드는 과정도 손이 많이 들어갈 거 같은데요?
A. 먼저 새벽에 지역 시장에서 재료를 구입한 후, 가게에서 씻고 다듬고 채 썰고, 속재료 만들 준비를 합니다. 그 다음에 준비된 재료를 볶고 조청을 활용한 전통방식 고추장 소스를 만들어요. 그렇게 만든 고추장 소스를 야채와 함께 버무려 속을 만들고, 발효시킨 반죽에 채워 넣은 다음 굽는 과정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비빔빵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빵을 팔고 있다.
 

Q. 슬로푸드가 요즘 각광을 받고 있는데 비빔빵도 슬로푸드로서 매력을 한껏 가지고 있네요. 이외에도 다양한 메뉴들이 있던데, 신메뉴 개발은 어떻게 하시나요?
A. 일하는 분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항상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춰서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르신들의 오랜 기다림과 인내를 담을 수 있는 숙성 빵 위주로 개발을 하고 있는데요. 어르신들이 만든다고 해서 옛날 빵이 아니라, 치아바타나 크림치즈빵처럼 요즘 세대가 좋아하는 빵을 고령층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Q. 건강을 향한 고집이 돋보입니다. 말씀을 들어보니 수익보다는 사회 전체의 이익에 더 집중을 하시는데, 운영상의 어려움은 없었나요?
A. 저희 같은 경우 수익의 45%가 인건비로 나가고, 수익이 늘어나면 취약계층 일자리로 돌리고 있는데요. 그러다 보니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넓힌다거나 일하는 분들의 근로 환경을 더 좋게 하고 싶어도 현실적인 한계에 부딪힐 때가 많아요.

많은 사회적기업들이 일감이 없어 문을 닫는 경우도 많은데 그분들을 다시 고용하고, 일거리가 없는 분들에게 당장 일감을 드리려고 하다 보니 임대료나 공간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거죠. 이런 부분에 있어서 지자체나 행정당국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지역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을 합니다.

Q. 노인분들의 경우 안정적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 빈곤을 겪는 경우가 많은데, 다양한 사회적기업이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죠.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 듣고 싶습니다.
A. 사회적기업도 일반 영리기업처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사회적 가치를 우선으로 하면서도 이것이 수익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을요. 저희가 그 선두주자가 돼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적기업을 세웠으면 좋겠습니다.

홀 관리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권순옥 씨.
 

행복한 빵을 굽는 천년누리전주제과. 이곳에서 밝은 미소로 필자를 반겨줬던 직원 한 분과 추가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홀 관리 및 판매를 담당하고 있는 권순옥입니다.

Q. 어떻게 이 곳에서 일을 하게 되셨나요?
A. 2014년도에 처음 전주시에서 어르신 일자리 운영을 위해 이곳을 개업할 때 같이 일을 하게 됐는데 지금까지 함께 하게 됐습니다.

Q. 천년누리전주제과의 구성원으로서 가장 좋은 점을 뽑아주신다면?
A. 보통 나이가 든 사람은 어디서 새롭게 일을 하기 힘들잖아요. 근데 여기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일하는 보람도 많이 느끼고 있고, 그래서 재미도 있어요. 제가 직접 돈을 벌어서 틈틈이 좋은 일도 할 수 있고, 그러다 보니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됐습니다. 또, 일을 하니 더 건강해지는 기분이고, 삶도 풍요로워지는 거 같아요.

Q. 즐겁게 일하시는 모습이 정말 보기 좋습니다. 앞으로 가지고 계신 꿈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A. 앞으로 우리 천년누리전주제과가 좀 더 커지고 잘 돼서 더 많은 어르신과 사회적 약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많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

맛도 있지만 빵 속에 담긴 따뜻한 생각이 먹는 이를 더욱 행복하게 한다.
 

따뜻한 웃음과 생생한 활력이 가득했던 ‘전주빵카페’. 필자도 이곳에서 비빔빵을 하나 사 먹어 봤다. 푹신한 빵 속 가득 찬 비빔밥이 생각보다 훨씬 조화롭게 어우러졌다.

여기에 건강한 맛을 향한 고집과 빵 속 비빔밥보다 따뜻한 스토리를 알고 먹으니 더욱 맛있게 느껴진다. ‘앞으로 자주 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홍정의 hje273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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