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원의 예능 성적표

아이즈 ize 글 박희아 2017. 8. 24.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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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즈 ize 글 박희아

[일주일 내내 TV에 보이그룹 워너원이 나왔다. 그들은 대체 무엇을 남겼을까. 지난 일주일 동안 시청자들이 워너원에 대해 알게 된 것들.]

Mnet ‘워너원 고’
이날의 말말말
“네가 춤추고 날 보고 웃었잖아. 왜 웃은 거야?”
배진영, ‘프로듀스 101 시즌 2’ 당시를 회상하며 이대휘에게

“3점이에요? 그럼 끝났습니다.”
라이관린, 마지막 한 골 내기를 남겨두고

베스트 장면
이대휘와 배진영이 카페에서 지난날을 추억한다. 이 장면은 11명이 어떤 역사를 거쳐 워너원이라는 팀으로 묶였는지 보여주는 직접적인 예시다. “결국 워너원 팀이 됐어.” 한참 추억을 되짚던 이대휘와 배진영은 이 한마디와 함께 하이파이브를 한다. 현재 워너원은 소위 ‘개취(개인 취향)’의 집결체로 모인 이들이 팀으로서의 정체성을 인정받기 위한 과정을 걷고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모습이야말로 단체 리얼리티프로그램에서 보여주기에 가장 적합한 그림 아닐까. 동시에 A와 F라는 양극단의 레벨에 놓여 있던 이들이 서로에게 관심을 갖고 있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는 청춘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의외의 발견
티저에서 잠시 공개됐던 라이관린의 농구 실력이 제대로 드러났다. 제작진과 치킨을 놓고 벌인 농구 시합에서 라이관린은 한 손으로 공을 던지면서 여유롭게 코트를 누볐다. 마지막에 3점 골을 성사시키며 경기를 끝낸 그의 모습에 같은 팀이던 박지훈도 감탄했다. 라이관린은 막내임에도 불구하고 방송 내내 박지훈을 챙기고, 과식을 자제시키는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여러모로 반전 매력의 연속이었던 날.

KBS ‘해피투게더’
이날의 말말말
“전두엽에 저장, 측두엽에 입력, 후두엽에 입력.”
박지훈, ‘조동아리’ 멤버들과 함께 새 유행어를 만들던 중

“홍성우 아니고 옹성우, 공성우 아니고 옹성우입니다.”
옹성우, ‘대한민국 옹 씨 연예인 1호’임을 강조하며

베스트 장면
‘해피투게더’에서 자신의 특징을 가장 야무지게 대중에 각인시킨 멤버는 다름 아닌 박지훈과 옹성우다. 이날 박지훈은 “내 마음 속에 저장”이라는 유행어가 너무 급속하게 퍼지면서 대중이 지루해할 수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새로운 키워드로 ‘입력’이란 단어를 제안했다. 이에 ‘조동아리’ 멤버들이 뇌를 활용하라고 조언하자, ‘전두엽’, ‘측두엽’ 등 아이돌이 소화하기 힘든 단어에 자신만의 애교 있는 제스추어를 가미하는 센스를 보여주었다. 또 옹성우는 특이한 성 씨가 수많은 연예인들 사이에서 기억될 수 있는 요소임을 정확히 알고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자칫하면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는 이름 개그도, 이를 활용해야 할 이유가 설득력 있다면 얼마든지 웃길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

의외의 발견
(막춤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모든 끼를 텍스트로 치환해버린 듯한 황민현. 황민현은 ‘조동아리’ 멤버가 되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잠들기 전에 시 낭송을 해드리고, 아침에도 깨워드린다.”며 생각지도 못한 답변을 내놨고, 실제 연인을 만났을 때보다 휴대전화 메시지로 더 자연스럽게 이야기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밝혀 예상치 못한 웃음 포인트를 만들어냈다.

tvN ‘SNL 코리아 9’
이날의 말말말
“아, 시끄러워.”
황민현, 안영미의 말소리에 커튼을 열어젖히며

“이 세상에 얼마나 힘든 사람이 많다고. 대휘 윙크 받고 힘내야해!”
이대휘, ‘끼 많은 남친’을 능청맞게 연기하며

베스트 장면
창가에 앉아 있던 황민현이 커튼을 걷고 처음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순정만화를 그대로 옮겨 온 듯한 포즈와 대사에 난데없이 분홍빛 연애담이 시작됐다. 황민현과 강다니엘이 등장할 때마다 배경음악으로 ‘Pretty Boy’가 울려 퍼진 이유도 그래서다. 아이돌이 마치 현실 속 동아리방에 나타난 듯한 만화적인 연출, 다소 어색하지만 열심히 주어진 캐릭터를 연기한 두 멤버의 노력 덕분에 방청석에서도 계속 웃음이 터졌다. 반대로 ‘끼 많은 남친’이 된 이대휘는 자신의 순서를 기다렸다는 듯, 연신 손키스와 윙크를 선사했다. 대본에 등장하는 남자친구의 모습과 일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자연스러운 연기였다.

의외의 발견
보통 아이돌이 간지러운 대사를 치면, 팬들이 더욱 무안해하곤 한다. 그러나 배진영은 예외였다. ‘순정만화 같은 남친’을 연기하며 “때론 이런 스릴 있는 두근거림이 사랑을 싹틔우곤 하지.”, “사랑의 방해꾼 녀석, 그녀를 탐내는 건가?” 등 현실에서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간지러운 대사의 향연을 펼쳤다. 그것도 매우 차분한 태도로. 평소 부끄러움이 많은 성격이지만, 웃음기를 참으며 능청맞게 대사를 소화하는 배진영의 모습에 많은 팬들이 즐거워했다. 물론, “두근두근”, “찌릿찌릿”, “후다다닥” 같은 의성어나 의태어를 소리 내 읊을 때는 좀 당황스러웠지만.

MBC Every1 ‘주간아이돌’
이날의 말말말
“황민현교입니다.”
김재환, 종교가 뭐냐고 묻는 정형돈과 데프콘에게

“네 마음에 빠져버렸잖아.”
박우진, 워터파크 풀장에 빠지는 연기를 한 뒤

베스트 장면
‘주간아이돌’은 MC 정형돈과 데프콘이 특정 아이돌 멤버를 곤란한 상황으로 몰아가 웃음을 이끌어내기로 유명하다. 하지만 MC들의 짓궂은 장난에 대처하는 방식에는 멤버들마다 차이가 있었다. 이날 정형돈은 ‘황갈량’ 황민현에게 ‘워너원을 만든 아버지’라며 놀렸고, 눈치 빠른 김재환은 자신의 종교가 ‘황민현교’라고 순발력 있게 응수했다. 이대휘는 랜덤 플레이 댄스에서 실수하자마자 “워너블 여러분, 이거 맞죠?”라며 능청스레 대처해 오히려 정형돈과 데프콘을 당황시켰다. 반면에 배진영은 정형돈에게 누가 실수했는지 미주알고주알 털어놔 신인 아이돌 특유의 순진한 구석을 드러냈고, 윤지성도 뜬금없이 벼멸구 흉내를 주문하는 MC들 때문에 땀을 흘렸다. 시청자들의 ‘원픽’이 완성한 그룹답게, 각자의 캐릭터가 어떻게 다른지 드러난 장면들이었다.

의외의 발견
“네 마음에 빠져버렸잖아.” 이날 방송에서 박우진은 가상의 워터파크 CG를 가장 구체적으로 주문한 멤버였으며, 여기에 인터넷 소설 주인공 같은 대사까지 곁들여 10초짜리 CF 분량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평소 그가 가졌던 장난꾸러기의 모습에 계획성까지 갖춘 ‘예능 멤버’가 발견된 순간이었다. 또한 박우진은 ‘열어줘’ 무대에서 강다니엘이 보여줬던 다리 쓸기 춤에 10대 소년의 패기와 적절한 웃음기를 섞었다. 이제껏 예능 프로그램을 주도해온 옹성우, 윤지성과는 또 다른 재미를 이끌어낸 것이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이날의 말말말
“이제 한물갔나 봐요.”
박지훈, “내 마음속에 저장”을 본 아이들이 반응이 없자

“저의 필살기는 제 몸을 이용해서 목마를 태워주고….”
강다니엘, 아이들과 무엇을 하면서 놀아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베스트 장면
이날 박지훈은 이동국의 자녀인 설아, 수아, 시안에게 수차례 상처를 받았다. 아이들은 예쁜 외모의 박지훈을 가리키며 “외계인 같다.”고 신기해했고, 예상치 못한 비유에 당황한 그는 웃음을 터뜨렸다. 또 아이들은 박지훈이 선보인 애교에 하나같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여 모두를 당혹케 했다. 심지어 박지훈이 보여준 ‘꾸꾸까까’ 애교를 따라 해보라는 말에 하기 싫다며 고개를 젓기까지. 결국 좌절한 박지훈은 이 말을 끝으로 자신의 애교를 포기했다. “이제 한물갔나 봐요.” 아이들이 나오는 예능에 또 출연한다면, 그때는 다른 필살기를 준비해야 할 듯하다.

의외의 발견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워너원 멤버들에게 인기 아이돌이라면 한 번쯤 거쳐 갔다는 ‘육아 예능’의 맛을 보게 해준 프로그램이다. 특히 강다니엘과 윤지성은 장난꾸러기 같은 아이돌 특유의 분위기를 바탕으로, 꼼꼼하게 세 남매를 챙기는 어른스런 모습까지 어필했다. 이들은 오랫동안 팔에 힘줄이 설 정도로 아이들에게 롤러코스터 게임을 시켜주고, 꼼꼼히 옷을 입혀주는 등 다정다감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다. 그 결과, 세 아이들은 워너원 멤버들에게 아빠 이동국이 선수 시절에 받은 우승 반지와 메달을 가져와 선물하기에 이른다. 이동국이 외출할 때도 정작 그를 배웅한 건, 아이들이 아니라 무안하게 웃고 있는 워너원 멤버들이었다.

JTBC ‘한끼줍쇼’
이날의 말말말
“저 스물두 살입니다.”
강다니엘, 이경규가 “술 마셔도 되냐”고 묻자

“숙제를 많이 내주시는 건 아니어서, 쉽게 하는 편이에요.”
박지훈, 강호동이 학업과 연예인 생활을 병행하기 힘들겠다고 걱정하자

베스트 장면
22세 강다니엘과 19세 박지훈을 포함해, 워너원 멤버들은 ‘성인단’과 ‘미성년자단’으로 나뉜다. 그러나 성인 멤버들끼리 찍은 주류 CF 정도를 제외하면, 실질적으로 워너원 멤버들 간의 나이 차를 실감하기란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이경규는 반주가 곁들여진 저녁식사 자리에서 강다니엘에게 “술을 마셔도 되냐”고 물었고, 이에 강다니엘은 자신이 22세라는 점을 강조하며 여러 차례 잔을 비웠다. 반면, 박지훈이 10대라는 사실을 안 강호동은 학교 숙제와 관련된 이야기를 꺼냈다. 또박또박 대답하는 박지훈의 모습을 본 그는 “내가 숙제 얘기를 하는 게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고 한숨을 쉬어 이들의 세대 차를 실감케 했다.

의외의 발견
화려한 리액션과 강호동 에코처럼 “오마이갓”을 외치는 목소리. 워너원 멤버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캐릭터를 주체적으로 만들어온 박지훈이지만, 이날은 마치 ‘ctrl+c', 'ctrl+v’ 버튼을 누르듯 강호동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했다. 채소 종류를 세며 손가락을 접는 모습까지 흉내 내는 그의 모습에서, 서툴지만 열심히 하는 예능 초보의 모습이 보였다. 이런 소년이 부모님 이야기를 하며 씁쓸하게 웃으니, 안타까움은 배가 된다. “정확하게 1년 7개월 만에 먹는 거네요.” 오랜만에 집밥을 먹은 박지훈은 국물을 한 수저 뜨자마자 엄마 생각이 난다면서 마냥 기뻐했다. 그리고 귀신같이 배경음악으로 깔리는 ‘나야 나’ 피아노 솔로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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